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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로 입주민들과 돈독해졌어요”'이색취미' 관리人 <3> ‘캘리그라피 사랑꾼’ 윤수환 관리소장(성북힐스테이트)
승인 2017.02.06 14:31|(1135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단지 게시물 등에 캘리그라피 활용
재능기부 강의로 입주민과 화합

동호회 전시회 출품 계획
캘리그라피·사진 열정 가득해

 

성북힐스테이트 윤수환 관리소장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 최근 들어 대중적이고 남녀노소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를 꼽으라면 ‘캘리그라피’를 들 수 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손으로 그린 문자라는 뜻이지만, 문자의 본뜻을 떠나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 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이다. 캘리그라피는 10여년 전부터 유행해왔지만 아날로그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손 글씨가 최근 SNS를 통해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더욱 빛을 보고 있고, 이에 맞춰 많은 캘리그라피 강의, 동호회 등도 생겨났다.


공업디자인을 전공한 서울 성북힐스테이트아파트 윤수환 관리소장은 오래 전부터 디자인,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갖고 명언이나 생활 속 문장들을 아름다운 글씨로 그리고 있다. 특히 마카펜, 물감 등을 관리사무소에 구비해 작은 작업실을 만들었고 단지 내 게시물, 안내판 등을 직접 손 글씨로 작성해 캘리그라피를 아파트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윤수환 소장을 만나 캘리그라피의 매력을 들어봤다.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명절 게시물

▶ 캘리그라피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고등학생 때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고 대학도 공업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생 때는 POP 광고(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광고)로 용돈벌이를 하고 서예 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교보문고 홍보과 디자인실에서 경험하고 교육부의 디자인실기 정교사 자격증, 산업인력공단의 금속공예 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등 디자인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디자인 경험을 쌓는 것과 함께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서예의 다양한 서체를 배우다보니 자연스레 캘리그라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도 캘리그라피는 서예 서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서예를 배우면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여러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주택관리사인 아내를 통해 아파트 관리와 관련해 보고 듣고 느끼면서 관리과장으로 3년 반 정도 일하고 3년 전부터 관리소장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손 글씨를 아파트 관리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관리사무소 한 편에 작은 작업실을 만들어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금연구역 안내판, 게시물, 대자보 등을 만들고 있다. 또 소속 관리업체인 아주관리의 소장 모임에 좋은 글귀나 신년인사 등을 올려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 아파트에서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우리 단지 인근에 경비학원이 있는데 수강생들이 단지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아 금연구역 표지판을 직접 손 글씨로 써서 붙였다. 프린트된 표지판보다 눈에 띄어서인지 외부인의 흡연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단지 바로 옆에서 어린이병원 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대자보도 직접 썼다.

윤수환 소장과 관리직원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달고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Merry Christmas’라는 글씨를 붓으로 써서 디자인한 후 우드락과 조명을 이용해 장식을 만들었고 다른 직원들과 함께 단지 입구에 장식을 달았다. 장식이 입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만큼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다른 관리소장들에게도 보여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윤수환 소장 등이 직접 제작한 크리스마스 장식

이렇게 아파트 단지를 캘리그라피, POP 글씨로 꾸미다 보니 아파트 상가에서도 메뉴판이나 안내문을 써달라는 요청이 종종 들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하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캘리그라피 강좌도 진행하곤 했다.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근무할 당시 남양주의 ‘학습등대’라는 평생학습 프로그램 중 서예, 데셍 강좌의 보조강사를 재능기부로 한 데 이어 캘리그라피 강좌를 열어 일주일에 1시간씩 직접 지도·교육했다.

캘리그라피 강좌를 통해 입주민들과 자주 접하다보니 이전보다 더 가까워지고 사이도 돈독해졌다.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이 갑을관계가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고 공동체 문화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민원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남양주에서 근무할 당시 우수단지 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캘리그라피를 활용해 장식 등을 직접 제작하다보니 따로 외주를 맡기지 않아도 돼 관련 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재료값만 들이면 되니 유용하다.

윤수환 소장은 입주민 이해를 돕기 위해 어린이 병원 조감도를 직접 그렸다.
캘리그라피 작품

▶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캘리그라피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캘리그라피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동호회에서 회원으로부터 작품을 받아 추진하는 캘리그라피 전시회가 있는데 올해는 이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름다운 글씨를 쓸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캘리그라피를 배울 예정이다.
캘리그라피 외에도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사진에 캘리그라피를 접목시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분야도 좀 더 폭넓게 공부하려고 한다.

▶ 동료들에게 캘리그라피의 매력을 전한다면.
캘리그라피는 집중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 그 순간만은 모든 힘든 것들을 잊을 수 있다. 공동주택 관리를 하다보면 단지 내·외 복잡다단한 업무로 관리 종사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데 이러한 취미활동을 통해 자기개발도 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한다면 일석이조일 듯하다. 또 작품을 만들어 지인에게 선물을 해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장점도 있다.

만약 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한다면 재료를 사서 무조건 시작해보라. 한국사이버진흥원 등 기관의 무료강의도 있어 쉽게 배울 수 있고 관련 동호회도 많아 회원들과 정보공유를 할 수 있다. 회원들의 평가를 받으며 성장할 수도 있다. 이렇게 시작해서 자주 쓰다보면 자연스레 실력도 향상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쓸 수 있는 감각적인 글씨, 캘리그라피로 컬러풀하고 개성 있는 삶을 그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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