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취미’ 관리人 <4> ‘풍물놀이패 리더’ 김흥호 관리소장(용인수지이스트팰리스4단지)

회사 안녕·발전 기원하는 ‘지신밟기’ 공연 선보여
리더십과 소통 능력 필요한 관리소장, 상쇠 역과 같아

용인수지이스트팰리스4단지 김흥호 소장 <서지영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문화인 풍물놀이(농악)는 풍물굿이라고도 불리며 농민들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일의 능률이나 흥을 돋우기 위해 주로 행해져 왔다. 그중에서도 ‘지신밟기’는 지신(地神)이 함부로 발동하지 못하게 밟으며 집안이나 회사 등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뜻으로 벌이는 대표적인 풍물놀이다.

경기 용인수지이스트팰리스4단지 김흥호 소장은 그가 속한 회사의 송년행사에서 2년 연속 동료 소장들과 ‘지신밟기’ 공연을 선보이며 행사의 흥을 돋웠다.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에 많은 이들이 감탄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눴다.
김흥호 소장은 풍물놀이패에서 메인으로 꽹과리를 치며 북, 장구, 징 등 다른 악기들을 통솔하는 상쇠 역할을 맡았다. 상쇠는 전체 연주와 공연을 지휘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관리소장 역할과 닮아 있는 풍물놀이 상쇠 역에 푹 빠진 김흥호 소장을 만나봤다.

▶풍물놀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8년부터 아파트 소장일을 하게 되면서 입주민들에게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화합잔치를 열었으면 하는 마음에 풍물놀이를 생각하게 됐다. 정월대보름 행사로 지신밟기와 강강술래 등 입주민들이 참여하는 민속놀이를 추진하고자 했다. 사비를 들여 경기도국악단에서 반년간 악기 연주 등 풍물놀이를 배워 때를 기다렸다. 고등학생 때 고적대 활동을 하고, 대학 때 그룹사운드에서 드럼을 치는 등 타악기를 계속 다뤄와 연주에 자신 있었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분위기를 이끄는 것을 좋아해 적성에도 잘 맞았다.

▶풍물놀이 공연 경험은.
소속 회사의 2015년 송년행사 본부별 장기자랑 경연에서 동료소장들과 함께 ‘지신밟기’ 공연을 선보여 대상을 차지, 다음해에 앙코르공연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용인지부 송년행사 등 외부행사에도 초청돼 공연을 했으며, 주민센터 풍물놀이패로도 2년 정도 활동했다.
큰 규모의 회사 송년행사에 소속 소장들이 장기를 펼치며 단합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고, 첫 해 춤 공연에 참여했는데 본부장의 감동어린 격려에 다음해에는 내가 주도해서 준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회사의 안녕과 발전을 기리는 공연에 감사하게도 여러 동료소장들이 공감하고 동참해줘 행사 두 달 전부터 함께 학원을 다니며 공연을 준비했다. 짧은 시간 안에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동작을 단순화하면서 보는 이들은 전문성을 느끼며 빠져들 수 있게 공연을 각색하고, 회사의 복을 빌어주는 노랫말로 개사를 했다. 회사의 발전을 함께 빌면서 많은 이들이 공연을 즐겨줘 뜻깊은 경험이 됐다.

김흥호 소장은 우리관리 송년행사에서 동료소장들과 함께 '지신밟기' 풍물놀이를 선보였다.

▶풍물놀이의 장점은.
풍물놀이패의 상쇠는 모든 연주자의 눈이 상쇠의 손에 집중된 가운데 다른 악기들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공연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악기들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자신감과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책임감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 나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합과 소통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풍물놀이 공연을 통해 동료소장들과 친목을 다지게 돼 업무 관련 정보를 활발히 교환할 수 있어 관리소장 일에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됐다.

▶풍물놀이와 아파트 관리의 닮은 점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많이 닮았다. 관리소장은 각 직원, 입주민들의 입장과 마음을 잘 이해하고 소통하며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점이 풍물놀이패의 상쇠 역할과 비슷한 것 같다.
관리소장으로서 관리 영역의 모든 업무를 잘 알고 통솔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먼저 잘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소방·전기 등 기술 자격증도 모두 취득했다.
또 상쇠가 모든 악기의 소리와 움직임을 신경 쓰듯 입주민들의 민원 하나하나 소홀하게 넘기지 않고 관리하며 원하는 바에 플러스 알파를 더해 신속하게 해결해주려고 애쓰며, 입주자대표회의 소수 몇 분이 아닌 전체 구성원의 신뢰를 다 얻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후 10년 가까이 오일장 등 장터를 도는 장사꾼으로 지내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에 익숙해지고 사람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돼, 각 개성에 맞게 대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이런 점이 관리소장과 상쇠 역에 많은 도움이 된다.

풍물놀이패의 상쇠는 전체 악기를 통솔하고 지휘하는 리더역이다.

▶앞으로 풍물놀이 관련 계획은.
처음 소원했던 것처럼 입주민들의 화합을 위한 아파트 행사를 열어 보는 것이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주민들이 먼저 원해야 하고 풍물놀이와 아파트 행사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다. 차근히 준비해서 언젠가는 목표를 이룰 생각이다.회사나 단체 행사 등에도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공연을 계속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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