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에 많이 심은 주요 수목의 특징과 관리법: 2. 느티나무 <1> (주)홈앤그린 최병재 선임연구원

천연기념물 제284호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낙엽 활엽교목에 속하는 수종으로 오래전부터 마을에서 중심적인 공간에 정자목(亭子木), 당산목(堂山木), 신목(神木), 풍치목(風致木) 등으로 많이 심어져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느티나무는 신앙심과 깊이 관계돼,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국내 노거수를 조사하기 위해 발행한 책자에 나타난 기록을 보면 당시 900주가 넘는 신목이 전국에 분포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느티나무는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보였다. 평균수명이 길어 현재도 보호관리 중인 노거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느티나무는 회화나무와 함께 괴(槐)나무라고 불리며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성하고 신비로운 나무로, 혹은 풍요로운 그늘과 쉼터를 제공하는 어머니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나무로 사람들과 항상 가까이 했다.

천연기념물 제95호 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느티나무로는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 장성 단전리 느티나무, 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 등이 있다.

옛날부터 느티나무는 집 안쪽에는 심지를 않았다. 현재도 아파트 단지에서 건물 주변에는 식재를 하지 않고 놀이터나 정자 주변의 공간과 보행로 주변 가로수로의 녹음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녹음식재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특별하게 전정·전지 작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고유의 원정형 수형으로 아름다운 수관을 형성해 자라는 느티나무는 병충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제작업과 적합한 생육환경을 조성해주면 아파트 단지에서 훌륭한 녹음공간을 제공해주고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조경수목이다.

1. 생육 및 생리장애
- 느티나무의 생육환경 조건
느티나무는 사질양토의 비옥한 토양에서 생육이 왕성하며, 습윤한 조건을 좋아하는 수종이다. 중성수지만 햇빛이 잘 들어오는 장소에서 생장이 좋고, 대표적인 심근성(뿌리가 토양 깊이 내려가는) 수종으로 통기성이 좋으며 배수가 잘되는 환경에서 생육이 양호하다. 적합한 환경조건에서는 생장속도가 빠르지만 척박한 토양환경이나 생육환경이 나쁠 경우 생장속도가 느려지고 수피가 지저분하게 벗겨지며, 수형이 망가져 관상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내염성은 강해 해안가 주변에서도 생육이 가능하지만 내공해성은 약해 공장지대에서는 생리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토양 Ph는 중성토양이 좋지만 산성토양이나 알칼리성 토양에 대한 내성도 가지고 있다. 가을철 아름다운 적·황색 단풍이 특징이며, 수목이식은 초봄에서 초여름사이가 적기로 이식 후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지만 수분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잎이 뒤틀리며 가지마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엽면관수(잎에 직접적으로 수분을 공급)를 진행하면 단기간에 회복효과를 볼 수 있으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스트레스로 생리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평소 수분관리가 중요하다. 참고로 엽면관수 진행시 영양제를 같이 희석해 시비하면 생육회복에 더욱 도움을 줄 수 있다.

옆면관수 및 옆면시비
느티나무 수분부족 피해

- 생리장애로 인한 피해
느티나무를 포함한 모든 식물은 삼투압 작용을 통해 토양 속 수분을 흡수하며 살아간다. 삼투압 작용이란 저농도의 수분이 고농도의 수분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인데 식물의 뿌리세포 속 농도가 토양 속 수분 농도보다 고농도이기 때문에 삼투압 작용을 통해 수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 단지에서 동절기 보행자 통로와 도로의 눈을 녹이기 위해 뿌린 염화칼슘 제설제로 인해 토양 속 염분 농도가 높아져 원래의 삼투압 작용과 반대로 역삼투압 작용이 생겨 심각한 생리장애를 발생시킨다. 동절기에는 확인이 힘들지만 초봄 잎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못하고 나무의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며 가지가 마르고 고사하는 경우도 생긴다.

제설제 피해-동절기에는 표시가 나지 않지만 초봄 눈이 움직이고 잎이 나오면 증상이 확실하게 표시난다.

흔히 느티나무가 내염성이 강한 수종이라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염화칼슘에 의한 피해와는 무관하기에 피해에 그대로 노출된다. 피해방지를 위해 수목 주변으로는 제설제를 살포하지 않고 보행자 통로와 도로에 살포했을 경우 남은 눈을 수목이 있는 장소로 모으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토양 속에 잔류해 있는 염화칼슘의 용탈과 희석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수작업을 진행하고 초봄 뿌리가 활동을 시작할 때 수목 영양제를 관주하거나 엽면시비해 느티나무의 수세가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염화칼슘 제설제에 의한 피해는 느티나무뿐 아니라 모든 수목(특히 활엽수)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제설작업시 항상 주의해야 한다.

최근 방풍벽 설치로 동해 예방과 제설제 피해 예방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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