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된 국민임대주택은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60 ~ 70% 수준이기에 인기가 매우 높다. 국민임대주택단지에도 일반분양주택단지와 같이 관리사무소가 있다. 이번에는 국민임대주택단지 관리 현장을 방문했다.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호평주공20단지아파트는 LH공사의 전국 750개 국민임대주택단지를 대상으로 한 단지관리종합평가에서 2012년 우수 단지로 선정됐다. 이 아파트를 통해 국민임대주택의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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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내부까지 지원하는 국민임대주택 관리

단지 안에 들어서자 ‘국민임대주택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지는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10년 된 아파트는 건물 외관은 물론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가꾸는 조경시설, 분리수거시설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시설관리 측면에서는 사실 공용부분의 경우 분양주택 크게 차이가 없다. 시설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입주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 관리비 절감을 위한 노력 또한 동일하다. 다만 국민임대주택이 분양주택과 다른 점은 주택 내부 시설물의 유지보수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다. 45개 부속품을 구비해 시설물에 문제가 발생하면 세대를 방문해 지원해주고 있다.

외부기관과의 유기적 협조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공동주택 관리에서 시설물 관리와 함께 주요한 부분은 공동체 활성화일 것이다. 국민임대주택은 시청이나 동 주민센터, 소방서 등 각종 기관의 지원을 받기가 수월하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육아시설, 취미강좌, 안전훈련 등 주민 복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호평주공20단지아파트는 평형대가 작다보니 홀몸어르신이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아파트 김경태 관리소장은 경로당과 ‘아이맘카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었다.

외로운 어르신들의 쉼터, 경로당

홀몸어르신은 아무래도 외롭기 마련이다. 경로당에서는 건강관리, 노래교실, 봄·가을 나들이 등을 통해 재미있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건강관리는 보건소에서, 노래교실 강사는 호평주민자치센터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외부에만 기대서는 커뮤니티를 제대로 형성할 수 없다. 입주민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문교실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사회에 기여하고 있을 때 개인은 소속감과 안정감, 성취감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복지다.

아이♡맘카페

단지 안에는 남양주시에서 운영하는 아이맘카페가 있다. 남양주시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LH공사에서 공간을 내놓아 만들어졌다. 자유놀이실에서 다양한 장난감을 가지고 마음껏 놀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 상담해주기도 한다. 매주 월요일에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를 개인 혼자가 아닌 공동체에서 함께 책임지고 있다. 이 모두가 만 5세 미만 자녀를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단지 안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단지 내 이용률이 높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향해

김경태 관리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또 한 가지는 시민의식 교육이다. 입주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게시물을 통해 시, 명대사, 명화 등을 소개하기도 하고 유용한 생활지식을 알리기도 한다. 자녀들의 교육과 입주민의 정서함양을 위해 명화를 구입한 후 아파트 로비에 게시해 놓기도 했다. 명화 구입비용이 임대주택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이를 제안한 관리소장과 이를 수용한 임차인대표회의 모두에게서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임대주택이라 해서 임차인으로 30년을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호평주공20단지아파트는 입주민들이 주인으로서, 시민으로서 삶을 살아가도록 한다.
소득과 상관없이 누구든 안전하고 깨끗하게, 이웃과 더불어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집은 우리네 삶을 담고 있기에 국민임대주택은 집을 통해 주거안정뿐만 아니라 삶의 총체적인 복지가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이다. 호평주공20단지아파트를 통해 본 국민임대주택은 집을 매개로 여러 기관들과의 유기적 협조 속에 시민의 삶을 보다 공동체적으로 책임지고자 하는 현장이었다.

우리관리 주거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