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앙시 A아파트에서 바닥 상승식 차수판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A아파트]
경기 안앙시 A아파트에서 바닥 상승식 차수판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A아파트]

 

[아파트관리신문=고현우 기자] 지난달 25일 제주도와 남해안 인근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장마철에 돌입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5일간 최대 40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침수 신고가 다수 접수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비가 예보된 만큼 지난해 경북 포항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와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그렇다면 현재 관리현장에서는 침수대비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지난해 침수 피해 겪은 아파트들

더욱 철저한 대비 나서

본지에서 수도권 내 아파트 현장 조사한 7곳 모두 침수 대비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작년에 침수 피해를 겪은 아파트들은 차수판·모래주머니 구비 등 침수피해를 겪지 않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해 안양천이 범람함에 따라 경기 안양시 소재 A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서 약 100대의 차량이 파손되고 변압기와 펌프가 고장 나 전기와 수도공급이 한동안 중단됐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해와 같은 피해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양시의 지원을 받아 단지 내 침수 위험이 있는 모든 곳에 총 55개의 차수판을 설치했다. 특히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탈착식(수동) 차수판이 아닌 바닥 상승식(자동) 차수판을 설치해 비상 상황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안양시 B아파트 역시 지난해 지하주차장 침수로 홍역을 치렀다. 특히 지하주차장 침수는 일반적으로 주차장 입구를 통해 빗물이 유입되면서 발생하는데 B아파트의 경우 하수배관과 폐쇄했던 정화조를 통해 빗물이 역류하면서 침수가 시작됐다.

이에 B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폐쇄 정화조의 천공된 부분을 보수하고 모래주머니를 추가 비치했다.

지난해 지하주차장 침수로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이 다수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서울 서초구 C아파트의 경우 차수판을 신설하고 배수펌프와 양수기를 추가 설치했다.

C아파트 관리소장은 “C아파트는 4개의 지하주차장 출입구가 있는데 이 중 2개의 출입구는 경사가 있어 침수 위험이 커 그 2곳에는 차수판을 설치하고 집중관리 하고 있다”며 “다른 2개의 지하주차장 출입구 역시 방심의 끈을 놓을 수 없기에 그 2곳에는 모래주머니 300개를 추가 비치했다”고 밝혔다.

타 아파트 피해 타산지석 삼아

침수 대비에 나선 아파트 많아

지난해 다른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침수 피해를 타산지석 삼아 그렇지 않은 아파트에서도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 소재 D아파트는 지난달 29일 ‘공동주택 우기 대비 실전훈련’을 실시했다. 해당 훈련은 태풍·호우주의보 및 경보에 따른 단계별 대처를 숙지하고 이를 체득함으로써 비상 상황 시 관리직원들의 신속한 초동대처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 군포시 소재 E아파트는 지난해 단지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경사가 있어 더 큰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빗물뿐만 아니라 토사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E아파트는 폭우로 인해 지하주차장이 침수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주민들의 차를 이동 주차할 수 있도록 단지 인근 초등학교 주차장에 협조를 요청했다.

차수판 설치 비용 부담

관리현장 “지원 확대돼야”

수동 차수판 설치비용은 일반적으로 500만원 내외다. 자동 차수판의 경우 2배 이상의 금액이 발생한다. 아파트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비용이다.

A아파트와 C아파트는 각각 안양시와 서초구로부터 설치비용의 50%를 지원받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차수판을 설치했다.

한편 두 아파트를 제외한 5곳은 차수판을 설치하지 않았는데, 이 중 3곳의 아파트는 그 이유로 “차수판 설치 비용도 부담스러운데 지자체의 지원 역시 받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세 아파트의 관리소장은 “차수판 설치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만큼 지원 역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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