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관리 20주년 기념 미니인터뷰 ②
최장 근로 강송구 관리소장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강송구 관리소장은 1988년 아파트 관리소장 일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1991년 4월 1일 우리관리의 전신인 한일주택관리에 입사해 지금까지 약 30년간 우리관리와 함께 한 소장이다. 강송구 소장을 통해 1980~90년대 아파트 관리현장을 엿보고 오랫동안 관리소장으로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강동고덕아르테온 강송구 소장
강동고덕아르테온 강송구 소장

▶ 31년간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며 많은 변화를 겪었을 것 같은데 현재와 1980년대~90년대 관리현장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처음에는 안내문, 관리비 고지서 등 모든 문서를 펜으로 하나하나 작성했다. 그러다가 등사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편한지 처음에는 환호성을 질렀다. 관리비 고지서는 등사기로 밀어서 하나하나 만들어 발행했고, 관리비는 관리사무소에서 현금으로 직접 수납했다. 사람이 직접 계산하다 보니 회계 실수도 지금보다 많이 있었다.

기술이나 설비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 손이 많이 필요했다. 컴퓨터 프로그램도 발달하지 않아서 사무를 보던 직원도 현재보다 더 많았다. 아파트 동마다 경비원이 있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라 동 입구마다 경비원이 있었고, 미화직원들도 많이 있었다. 근무했던 곳 중 4494세대의 올림픽훼밀리아파트는 총 직원 수가 약 360명 정도였다.

예전에는 아파트 시설 관리만 묵묵히 하면 됐는데 이제는 관리 영역이 많이 넓어졌다. 요즘은 커뮤니티시설도 운영해야 하고, 자동차 증가로 주차장 관리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층간소음과 흡연 문제처럼 입주민 간의 문제에도 관여해야 한다.
 

▶ 1980~90년대 아파트 민원들은 어떠했는지.

당시에는 사회 전반적으로 서로 이해해주는 분위기여서 지금보다 민원이 많지 않았다. 한 집에 여럿이 살다 보니 시끄러운 것도 당연하고 집 안에서 담배 피는 것이 이상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아랫집에서 담배 냄새 올라오는 것도 민원이 되지 않았다. 요즘같이 아이들이 뛰어 시끄럽다고 층간소음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이 없었다. 옛날 아파트의 경우 층고도 높고 층간 간격이 있어서 층간소음이 심하지 않았는데, 2000년대 들어 건축법이 바뀌면서 층간소음 문제가 심해진 것 같다.


▶ 지금과 달랐던 이전의 아파트 문화나 풍경을 소개한다면.

예전에는 지금처럼 이삿짐 센터가 발달하지 않아서 이사 날은 지인이나 친척이 총 동원돼 이사를 했다. 이삿짐은 대부분 계단으로 옮겼고 현관으로 들어갈 수 없는 큰 물건은 밧줄로 묶어 창으로 넣기도 했다. 고층 아파트가 생기면서부터 곤돌라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사고가 종종 일어나기도 했다.

아파트 공용부에서 장례를 치르는 일도 있었다. 예전에는 집안 큰 행사를 모두 집에서 치르는 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손님 모두를 집 안에서 대접할 수 없으니 마당이 있는 집은 마당을 활용했는데, 아파트에는 마당이 없어서 아파트 잔디밭이나 주차장을 활용해 손님을 맞는 집이 많았다. 입주민들이 요청하면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천막을 쳐주고,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겨울처럼 날씨가 추울 때는 아파트 지하실을 활용하도록 했다.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으니깐 예전에 설치 된 엘리베이터는 관을 실을 수 있도록 비밀 공간도 있었다. 관이 길쭉하다 보니, 엘리베이터에 싣기가 쉽지 않았는데 세대에서 1층으로 관을 옮길 때 관리사무소 직원이 가서 엘리베이터 비밀 공간을 열어 관이 잘 실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강송구 소장
강송구 소장

아파트 세대 내부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더스트 슈트가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던 모습도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 될 것이다. 더스트 슈트를 통해 일반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연탄재 등 온갖 쓰레기를 버렸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참 편리한 시설이었지만 쓰레기를 꺼내 수거 차에 옮겨 싣는 미화원은 참 힘들었다. 쓰레기를 꺼내는 도중 위에서 내려오는 쓰레기에 많이 맞기도 했다. 온갖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니 악취도 심했다. 1990년대 초반 분리수거 제도가 시행되고 아파트 더스트 슈트 사용이 금지됐다.


▶ 공동주택 관리업의 발전에 있어 우리관리가 어떠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우리관리 이전의 위탁관리회사는 개인사업자 중심의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체계도 없었다. 우리관리가 설립되고 투명한 경영을 지향하면서 업계의 나쁜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 또 직원교육을 타 회사에서 벤치마킹하면서 관리업계가 전반적으로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 우리관리가 업계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 본인에게 우리관리는 어떤 의미인지.

우리관리는 마음의 고향이다. 30년간 우리관리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이 크다. 중간에 잠깐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한 우물을 파길 잘했다 싶다. 관리 일은 많은 이를 상대하지만 결국에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한다. 이를 곁에서 지탱해주며 함께 해준 우리관리가 이제는 친구 같고 가족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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