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생활과학연구소 권명희 연구원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비트코인 시대가 도래하고 유행처럼 번지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사회로의 진입과 그로 인한 원격교육, 재택근무 강화, 온라인소비, 헬스케어 및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소비 증가 등의 변화가 있다.

이러한 코로나19로 인해 현실적으로는 반세계화 흐름이 강화돼 인적교류와 물적교류의 위축으로 자체 생산 및 소비,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면, 그동안 인터넷이나 SNS가 소통의 범위를 확장시켜 줬지만 반면에 누군가를 감시하는 것도 더 용이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훔쳐보면서 서로에게 감시 아닌 감시를 하게 되고 결국 자신에 대한 통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향후,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자신의 투명함과 명백함을 전시할 것이며, 그에 맞춰 스스로 통제하고, 타인의 반응에 따라 통제의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간의 심리 특성상 한쪽에 무언가 소진되면 다른 한쪽에서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오프라인에서 과잉경계로 인해 충족되지 못한 심리를 온라인에서 보상하고자 행동할 수 있고 더 적극적으로 타인의 표면적 친밀감과 유대를 위해 스스로를 통제함이 강해질 것이라고 본다.

결국 스스로의 통제는 누군가와의 소통을 원하는 것이며, 누군가와의 유대감을 원함으로부터 시작이 됐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소속감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이러한 소속감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존재한다. 어디를 가든 우리는 비슷한 믿음과 가치를 지닌 듯한 사람들을 더 믿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처음 가보는 해외 여행지에서 우연히 같은 국적이나 종교를 가진 사람을 만났다면 필연적으로 연결됐다고 느낄 것이며, 소속되고 싶은 욕구는 매우 강렬해서 소속감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가 시대 유행을 따르고 시대 가치를 공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해보면 그것은 우리가 소속감을 느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타인의 지지와 인정을 받아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더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에서의 생활공동체는 한 공간은 아니지만 같은 단지에 살고 있다는 소속감, 연결감을 갖고 가능한 친밀감을 나누고 돌봄을 실천하는 개념이며 이것은 믿음을 공유하는 자생적 조직으로서 본인의 가치, 대의명분이라는 명확한 답을 내리고 이를 분명하게 소통하는 것은 시대적 가치며, 새로운 주거문화의 긍정적 힘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음은 물론이고, 가진 것도 지킬 수 없는 시대다. 믿음과 공유하는 시대적 가치의 긍정적 문화의 힘으로 기존과 다른 생소한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부작용을 겪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그 실행을 위한 노력은 우리 삶의 미래, 도시 미래, 주거의 미래를 결정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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