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생활과학연구소 권명희 연구원

커뮤니티(community)의 사전적 개념은 지역사회, 공동체를 의미하며, 어원은 라틴어의 함께(com)와 선물주기(munis)의 결합어로서 서로 선물 주는 관계로 뜻하며 공동소유와 의사소통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가 형성하는 의식은 일정한 지역 내에서 같이 살고 있는 주민들 간의 상호작용관계를 일으키는 표면적 접촉관계를 활발히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일 것이다. 예를 들면 심리적으로 이웃에 대한 동질성과 만족감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이웃 간의 사적 교류나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협동 활동을 하며, 물리적 환경을 우리공간으로 인지하는 장소성이 있어야 한다.

공동주택에서의 커뮤니티는 구성요소와 정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단지라는 공간적 장소를 공유하면서 거주자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공동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형성되는 심리적 공동의식 즉, 공유와 공존의 삶이다.

따라서 공유와 공존의 삶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장소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관심 갖기와 관계 만들기를 디자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모두가 생각이 같지는 않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것, 관심을 갖고 있는 것, 바라는 것을 이야기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라 여겨진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사람과 장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잘 엮어 주느냐에 따라 세상살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입주민 개개인의 닫힌 마음을 바꾸면 입주민이 주체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의식 변화의 시작이며, 입주민이 주체가 되면 함께하는 공동주거의 작은 동네로 바뀔 것이다. 변화된 마음이 참여로 이어지고 참여가 소통과 협력으로 발전돼 행복한 삶의 터를 만들게 될 것이다.

참여의 단계는 입주민이 내 놓은 의견들을 통해 갈등해소의 단계가 마련될 것이며, 소통의 단계는 입주민들이 어떻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의사결정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시킬 수 있는 포인트는 입주민 조직을 일궈내고 입주민들 사이에서 리더를 키워내는 것이다. 리더를 키워내는 일은 커뮤니티 활동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며, 입주민들이 인정한 리더에 따라 쉽게 공동체의 울타리를 만들고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협력의 단계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입주민들이 서로 힘을 모아 효과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때 도움이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 지역 활동가, 행정 등의 지원과 협력이 요구된다.

사실 초기인 참여의 단계에서는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보다 외부의 전문가나 지역 활동가의 역할에 따라 주민들의 관심이 유발되고 참여의 동기가 부여된다. 따라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공동주택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측면에서 지자체의 인식확대 및 실천을 위한 지원방향의 변화가 모색돼야 할 것이다. 지방자체단체가 공동주택에 대한 감독, 지원을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 및 윤리교육에 대한 지원 사항을 강화하고 커뮤니티 활성화 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과 공간 마련 등을 위해서는 공동주택 관리지원조례에 의한 지원을 확대해 지원 자금에 추가적인 단지의 비용부담으로 공간을 개조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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