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화의 세상 풍경

자이언캐니언 풍경
자이언캐니언 풍경

자이언캐니언(Zion Canyon)은 라스베이거스 북동쪽 279km 지점에 위치하며 라스베이거스에서 4시간 정도 가야 도착하므로 아침에 일찍 출발해야 브라이스캐니언까지 볼 수 있다. 전날 세쿼이아공원 트레킹으로 컨디션이 안 좋아 호텔에서 자동차로 아침 8시에 출발해 낮 12시에 도착했다. 자이언캐니언은 버진(Virgin)강의 거친 물결이 나바호 사암을 부딪혀 침식작용으로 형성됐다. 계곡의 길이는 15마일(24km)로 깊이가 0.5마일(800m)이 넘는 웅장한 협곡이 만들어낸 자이언 계곡은 한여름에도 발을 담그기 차가울 정도다.

이곳은 ‘신들의 정원’ 이라고 불리우는 미국의 3대 캐니언(그랜드, 자이언, 브라이스)중 하나이자 미국의 5대 국립공원에 속하며 미국 유타주의 첫 번째 국립공원이다. 1919년 그랜드캐니언과 같은 해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Zion(자이언)이라는 말은 고대 히브리어로 ‘예루살렘의 성스러운 언덕(시온)’을 뜻하며 1860년 유타주에 본거지를 둔 몰몬교도들에 의해 붙어진 지명으로 영적인 장소를 의미한다.

페이스트리 빵같이 겹겹이 쌓인 절벽
페이스트리 빵같이 겹겹이 쌓인 절벽

자이언캐니언의 거대한 절벽은 가장 낮은 높이는 1117m, 가장 높은 곳은 2660m로 높은 고도차이로 핑크 클리프, 화이트 클리프, 버밀리언 클리프(Pink Cliffs, White Cliffs, Vermilion Cliffs)로 형성돼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다. 바위산에는 거의 침엽수가 듬성듬성 자라고 있지만 이곳은 동식물의 식생도 다양해서 사막지대, 강변지대, 삼림지대, 침엽수지대로 이뤄져 있다. 특히 버진강(Virgin River)의 청정수가 흐르고 7종의 물고기와 289종의 새와 75종의 포유류, 28종의 파충류가 서식하고 있어 다양한 자연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둘러보는 내내 이름모를 새들의 맑고 청아한 새소리가 많이 들렸다.

공원 입구는 애니멀 패스(국립공원 연간패스)로 통과하고 구불구불 곡예를 하듯이 캐니언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바위산을 뚫어 만든 터널이 장관이다. 도로의 아스팔트 색도 붉은색으로 자이언캐니언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눈앞으로 보이는 수직 절벽의 웅장하고 거대는 바위산은 얼굴을 분칠을 하듯 흰색, 분홍색, 다홍색, 다갈색의 빛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거대한 메사 바위산은 인간이 정사각형으로 깎아 놓은 듯 정교하고 평평하기 그지없이 펼쳐져 있다.

캐니언오버룩 트레일 코스
캐니언오버룩 트레일 코스

입구를 지나면 거대한 삼각형의 모양을 한 하얀색의 체커보드메사(Checkerboard Mesa)가 눈에 들어오고 양의 모습과 함께 안내판이 나온다. 체커보드메사는 서양 장기판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주차장이 협소하고 날씨가 뜨거운 탓에 카멜터널 전에 주차를 하고 비교적 짧은 트레킹을 하는 캐니언오버룩 트레일을 하기로 했다. 왕복 1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뜨거운 태양 아래 가파르고 낭떠리지가 있어 주의하며 안전하게 올라야 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구불구불 이어지는 자이언캐니언을 향해 올라온 드라이브 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더 이스트 템플(The East Temple)과 트윈 브라더스(Twin Brothers)가 한눈에 들어왔다.

발길 머무는 곳, 눈길 가는 곳마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들은 여러 형태로 조각작품을 전시해놓은 듯하고 시간을 거슬러 결코 닿을 수 없는 지구의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구의 작품일까.

둥글게 부풀려 놓은 밀가루 반죽을 뚝 떼 오븐에서 이제 막 나온 페이스트리 빵 같은 모양, 찰흙판을 곱게 빗질해 붙여 놓은 듯한 언덕, 몽글몽글 버섯이 옹기종기 모여 재잘대는 듯한 모양, 마치 용암이 흐르다 굳어 버렸지만 비라도 내리면 다시 흘러내릴 것 같은 바위들을 바라보는 재미는 놀라움이었다. 자이언캐니언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미국에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로로 유명한 자이언캐니언 전망도로(Zion Canyon Scenic Drive)를 갈 수 있다. 이 도로는 오로지 셔틀버스로만 갈 수 있으며 자신이 자유롭게 승하차를 하며 원하는 뷰포인트를 볼 수 있다. 자이언캐니언에서 가장 아름다운 앤젤스랜딩(Angels Landing), 에메랄드풀즈 트레일(Emerald Pools Trail)코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레일로 푸른 빛깔의 호수와 계곡에서 바라보는 거대한 절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높은 산과 끝없이 펼쳐진 사막, 천연의 자연이 빗어놓은 조형물, 웅장한 자연과 드넓은 대지, 미지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곳. 바람의 노래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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