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소독 외 방제는 과도
세대서 단지로 확산 가능성 낮아

[아파트관리신문=김선형 기자]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하루 평균 2.7건이던 빈대 관련 민원이 이달 들어 30건꼴로 급증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접수된 빈대 관련 민원은 232건이고 그중 74건이 공동주택 등에서 제기된 민원이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도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도한 방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옆집에서 빈대가 발생하면 우리 집으로도 옮아오지 않을까’라는 염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확률은 희박하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아파트 배관 등을 통해 전파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지만 확률적으로는 거의 0에 가깝다. 세대 간 칸막이가 허술하게 설치된 고시원이나 쪽방촌 등과 아파트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분리수거장이나 헌옷수거함 등 야외 시설은 빈대가 안정적으로 흡혈할 수 없어 번식하기 어려우므로 여기에 대해서도 과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며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연간 3회 이상 소독 의무 준수만으로도 빈대에 대한 예방은 충분하다. 빈대 막겠다고 독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 입주민 건강을 더욱 해친다.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세대 자체적으로 충분히 예방과 퇴치를 할 수 있다는 점, 과한 살충제 사용이 오히려 더욱 유해하다는 점, 빈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 방제해도 늦지 않는다는 점 등을 관리주체가 입주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리 정돈과 청결 유지 중요

빈대의 주요 서식지는 침대 부근이다. 빈대의 흔적이 발견되면 진공청소기를 사용해 서식지 주변의 알과 빈대들을 빨아들인 후 필터 내부에 살충제를 분사하고 폐기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스팀다리미나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고온의 바람을 4~5초간 분사해서 박멸할 수도 있다. 

생활 환경 정리 정돈도 중요하다. 정리 정돈으로 빈대를 퇴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빈대의 발생 여부를 더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택배를 통한 전파도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 없다. 전문가 대부분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낮다’고 전한다. 걱정스러울 때는 세대 외부에서 택배를 개봉하고 내용물을 가져오면 된다. 

좀약, 베이킹소다, 에센셜 오일 등의 빈대 방제 효과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규조토 가루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식용 규조토는 식용으로 섭취했을 때 안전한 것이지 코로 흡입하게 되면 규폐증을 유발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빈대의 특성이나 방제에 대한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는 질병관리청의 ‘빈대 정보집’, ‘2023년도 서울시 빈대 예방 및 관리 안내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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