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관리 ‘함께 사는 아파트 포스터 그리기 대회’ 출품작 분석

저학년부 대상 수상자 남소이 어린이 작품(왼쪽), 고학년부 대상 수상자 박민서 어린이 작품.
저학년부 대상 수상자 남소이 어린이 작품(왼쪽), 고학년부 대상 수상자 박민서 어린이 작품.

층간소음 주제 작품 가장 많아··· 관리직원에 대한 감사표현도

참여 어린이·부모 모두 관리 인식 높아지는 계기 돼

[아파트관리신문=고현우 기자] 우리관리가 주최하고 본지 등이 후원한 ‘함께 사는 아파트 포스터 그리기 대회’가 지난달 24일 시상식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어린이 스스로 이웃 간 함께 지켜야 할 예절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관리회사 및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의 역할을 인식하게 하고자 개최된 이번 대회에는 총 806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어린이들에게 관리종사자는? ‘영웅, 가족’

본지에서 대회에 출품된 모든 작품을 분석한 결과 ‘관리종사자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한 작품은 142점이었는데 이 중 관리종사자를 ‘영웅’, ‘가족’으로 표현한 작품이 다수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관련된 대부분의 작품에서 어린이들은 관리직원,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업무 종사자들을 쾌적한 단지 환경을 만들고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존재로 그려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리업무 종사자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느낀 바를 작품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학년부 대상 수상자 남소이 어린이(대구 대봉태왕아너스) 역시 해당 주제를 바탕으로 ‘깨끗한 우리 아파트, 행복한 우리 얼굴’이라는 표어와 관리종사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 그림으로 포스터를 구성했다.

남소이 어린이는 주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평소 경비원·미화원 등이 등·하굣길에 마주칠 때마다 밝게 인사해 준다”며 “또한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물을 마실 때 관리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해주기 때문에 관리종사자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어린이들 눈에도 심각한 문제, ‘층간소음’

이번 대회에 접수된 ‘이웃 간 공동생활 예절’을 주제로 한 포스터(664점)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키워드는 층간소음(208점, 약 31%)이었다. 복수의 키워드를 다룬 59점의 포스터에서도 대부분 층간소음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그 비율은 더욱 커진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 역시 층간소음을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는 지자체 또는 단지 내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인지 어린이들은 포스터를 통해 이웃 간 배려·소통, 슬리퍼 신기, 매트 깔기 등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층간소음 다음으로 많이 다뤄진 키워드는 단지 내 흡연(149점)이었다. 특히 이 중 절반 이상인 87점이 층간흡연이었으며 이를 다룬 다수의 어린이가 표어를 통해 층간흡연을 피해,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더불어 ‘실내, 흡연구역이 아닌 곳 등에서는 금연을 해달라’며 어른들의 실천 의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냈다.

‘펫티켓’(65점)’이 그 뒤를 이었다. 펫티켓과 관련해서는 반려동물 산책 시 배변봉투 챙기기, 입마개·목줄 착용, 반려동물을 안고 엘리베이터 탑승하기, 층견소음 등이 자주 언급됐다. 어린이들은 작품에서 ‘우리집 단비 왈왈왈, 아랫집 사자 으르렁’, ‘목줄 안한 강아지 너무 무서워요’ 등의 표어를 통해 반려동물이 이웃에게는 고통 또는 공포의 대상임을 표현하며 견주들의 펫티켓 준수를 당부했다. 이웃 간 소통(59점) 역시 다수의 어린이가 키워드로 다뤘으며 고학년부 대상을 수상한 박민서 어린이(세종 가온12단지) 역시 해당 키워드를 선정했다.

박민서 어린이는 “평소 반려견을 통제하지 못해 이웃들에게 항상 미안함을 느꼈지만 서로 교류가 없어 그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며 “이번 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계기로 나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이웃에게 다가가 미안함을 전하고 양해를 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민서 어린이의 포스터를 보면 ‘마음의 벽을 허물면 주변 이웃도 우리 가족’이라는 표어와 함께 하트 모양으로 부서진 벽 뒤에 행복한 표정으로 함께 서 있는 이웃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와 더불어 함께 서 있는 이웃들의 위아래에는 층간소음, 층견소음 등으로 인한 미안함에 사과를 전하는 이웃과 이에 대해 이해를 해주는 이웃들의 모습이 함께 담겼다.

이렇듯 이웃 간 소통을 키워드로 다룬 작품들을 살펴본 결과 어린이들은 인사, 배려 등 일상에서의 사소한 행동들이 입주민 간 갈등 여부를 좌우한다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단지 내 환경(25점) 등이 다수 출품됐다. 이와 관련한 작품에서 살펴본 결과 어린이들은 쓰레기 무단투기 하지 않기, 올바른 분리수거, 쓰레기 줍기 등 자기 자신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단지 내 환경보호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지 맙시다, 환경 미화원 분들이 힘들어요’, ‘깨끗한 아파트, 모두가 함께 해요’ 등의 표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입주민 모두가 동참해야 함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중주차·민폐주차 등 어른들에게는 큰 관심사인 주차 관련 분쟁을 키워드로 한 포스터는 다른 키워드에 비해 적은 11점이었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주차 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릴 때부터 공동주택 주거문화 인식 높일 기회 많아져야

공동주택 관리종사자의 역할과 공동생활 규범 등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하는 이번 대회의 취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에 함께 참여한 부모들은 “아이들과 아파트를 둘러보며 관리사무소와 관리직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기회임과 동시에 어른들 역시 공동주택 공동체 생활 규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대회 취지에 모두가 공감했다.

한편 이번 ‘함께 사는 아파트 포스터 그리기 대회’는 우리관리의 사내제안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사내제안자인 주생활연구소 박유나 책임연구원은 “어린 시절부터 공동주택 주거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웃과 관리종사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추게 되면 공동주택 주거문화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서비스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공동주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장기수선 관련 보드게임, 피난 대피시설 관련 보물찾기 놀이 등 어린이들이 즐겁고 자연스럽게 공동주택 주거문화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우리관리의 어린이 포스터 그리기 대회와 같이 어린 시절부터 공동주택 관리, 예절, 규범 등 건전한 공동주택 주거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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