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지난호에 이어>

라멘구조방식은 층고 상승에 따르는 상대적인 비용증가의 문제, 일반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는 공법, 보와 기둥의 시공과 설비시공의 상대적인 어려움과 이에 따르는 공기 증가, 단열처리의 어려움 등의 불리함이 따른다는 것이 건설공급적인 측면의 인식이다. 더구나 벽식구조 중심의 시장에서 내장산업에서 마감재 중심의 시장만 존재하고, 내장부품을 중심으로 한 산업과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관계로 내장비용증가 요인과 더불어 습식공법 중심에서 건식공법의 미발전 등으로 시공비용증가 요인이 내재 돼 있다.

관점을 사용자 측면으로 바꿔 보자.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98%, 서울이 94.9%로 주택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과 생활의 변화 등을 생각하면 사용자 요구의 다양화와 개성화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구성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 단순한 내장마감의 고급화가 아닌 공간의 개별적인 성능과 종합적인 품질향상이 필요하다. 준공 후 30년이 되면 노후 아파트로 취급을 받고 재건축에 목메는 수준이 아니라 100년을 사용해도 새집처럼 고쳐 살 수 있는 주택으로서 성능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주택성능등급표시제도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능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벽식구조와 표준화된 공간구성으로 건설된 1기 신도시가 건설 후 30년을 맞아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위한 정비의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정책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주택의 양호한 재고확보로서 조기전면철거 재건축은 자원낭비 및 사회비용 낭비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 철근콘크리트 수명은 현재의 기술과 시공방법으로 시방서와 기준대로 하면 충분히 100년은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건설폐기물의 삭감도 중요한 문제다.

둘째, CO₂배출 저감을 위해 필요하다. 자재 자체의 사용량을 줄이는 자원절약과 장기사용을 통해 건축물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CO₂배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업계에서 라멘구조를 짓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건설비용문제다.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주택의 기본형 건축비 및 가산비용에서 ‘지상층 구조형식’을 철근콘크리트 라멘구조 5% 가산비율을 비용산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가가 상승된다는 측면에서 적용이 기피된다.

둘째는 지금까지 익숙한 시공공법으로 정착돼 있고 공급의 문제가 없는데 새롭게 구조형식을 바꿀 필요성이 없으며, 짓기만 하면 팔리는데 굳이 라멘구조로 해서 얻는 이득이 없다는 데 있다. 공급자 주도시장에서는 분명 벽식구조가 매력적인 것이겠지만, 장기적인 시간의 흐름 관점에서 국가적인 측면이나 사용자인 국민측면에서 볼 때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공동주택 특히 초고층화가 진전되고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현재의 시장상황을 보면 빠른 시기에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앞으로 국민의 요구변화와 시대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틀을 갖춰야 한다. 국가적인 측면과 국민의 사용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구조형식의 전환을 위해 정책적인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다. <끝>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