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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암 칼럼] 정부전환 시점에서 바라는 것
승인 2022.01.24 09:36|(1374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최근 대통령후보의 부동산 공약 중에 공통점은 공급확대이며, 5년 임기 내 250만호 공급이다. 200만호 공약으로 1989년 시작된 1기 신도시는 약 30만호를 공급했고, 2007년에 시작된 2기 신도시는 약 60만호를 공급했다. 1·2기 신도시에 공급한 주택의 총량은 90만호다.

여기서 건설 후 약 30년이 경과한 1기 신도시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단기간에 대량 공급한 1기 신도시는 현재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고, 일부는 리모델링 사업승인이 이뤄졌다. 1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은 198%로 재건축을 위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따른 것이다. 리모델링은 대수선, 수평·수직 면적증축, 세대수 증가(세대수 15% 이내)가 허용돼 다양한 변화가 가능할 것 같지만, 세대 내 공간의 재구성은 쉽지 않고 주거동의 증·개축도 쉽지 않다. 주차장 부족은 지하주차장의 증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주거동은 안전진단을 통해 C급 이상으로 안전이 확보돼야 하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방단위의 내력벽식구조로 건설되어 있고, 세대간 내력벽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세대 간 내력벽의 철거가 법적으로 불가하여 세대의 공간 재구성은 용이하지 않다. 사업성 확보를 위한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을 추진하지만 건설 시에 대지를 최대한 활용해 주거동을 배치했기 때문에 새로운 주거동을 배치할 수 있는 단지는 그리 많지 않다.

리모델링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공사 비용부담을 해야 하는데,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방식의 증축과 세대수 증가를 기반으로 하는 리모델링은 성립하기 어렵다. 리모델링도 재건축도 사업성이 없는 단지는 현재 상태에서 기계설비와 전기·통신설비 등의 설비의 개·보수를 통한 수선형의 유지관리 밖에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 당시에 건설된 아파트는 설비가 구조체 속에 매설돼 있거나 세대 내에서 교체가 쉽지 않도록 설계·시공돼 있기 때문에 공용배관의 교체는 가능하나 세대 내 전용공간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 1기 신도시의 아파트의 현황이다.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에 비해 설계시공의 품질은 향상됐다. 주차기준의 강화로 주차장은 사용의 문제가 없으며, 설비수준이나 시공수준은 개선됐다. 판교의 일부 단지와 같은 경우는 기둥방식으로 건설된 경우는 향후 리모델링 시 세대내 공간재구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기 신도시의 경우 용적률 평균은 1기 신도시보다 조금 낮지만 층수는 높고, 대부분 내력벽식구조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설계·시공의 수준은 동일하기 때문에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서울시의 경우를 보자. 재건축을 추진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고, 서울시의 정비사업모델로 ‘신속통합기획’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재건축을 추진하고자 하나 재건축안전진단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재건축안전진단 기준에서 구조안전성에 대한 비중이 높아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데도 재건축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2018년 무분별한 재건축으로 인한 사회적인 자원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조건부 재건축이 96%’였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공공기관의 재검증과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확대한 것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완화해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시설노후도가 문제가 되는 경우에도 재건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설노후도는 건축마감과 설비성능을 함께 평가하고 있는 부분이며, 당연히 현재의 기준에 비해 열악하다. 구조안전성이 50%라면, 주거환경과 시설 노후도를 합쳐 40%이다. 현재 기준 개선은 논의를 거쳐야 할 문제점으로 보고 있고, 기존주택과 현재 건설하는 주택의 기능과 성능 수준에서 보면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재건축 추진에는 쾌적한 주택에서 살고 싶은 요구가 있겠지만, 재산증식과 건축물의 기능과 성능의 한계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건축적인 측면에서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단지나 건축물에서 변화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기능이나 성능이 떨어지는 부분이 존재하고, 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많은 경우 기능과 성능이 저하하는 부분에 대한 리모델링을 포함한 유지관리 측면이 건축물의 전체 생애 가운데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지 않다는 한계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번 건설하면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 구조체로, 증개축하거나 재건축할 때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며, 사회적인 자원낭비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주거환경의 내용도 대부분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시설노후도에 포함돼 있는 사항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기능이나 성능이 저하하는 부분이다. 변화가 심하지 않는 구조체와는 별도로 분리해 교체나 교환, 보수 등과 유지관리가 쉽도록 해야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재건축과 리모델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교훈으로 삼아 양적인 공급만 강조하는 공약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기를 기대해 보자.

첫째, 주택공급량의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달성 가능성 여부를 떠나 주택의 질적인 측면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과 변화인식이 필요하다. 잘 건설하고 유지관리해 기능과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현재 시점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인구구조, 가족구성, 사회변화를 생각해 주거환경과 사회여건이 변화하더라도 좋은 주택으로 변경해 기능과 성능이 저하하지 않도록 1기 신도시의 문제점을 탈피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용적률을 높이는 것에 비례해 기능이나 성능도 따라서 높은 주택이어야 미래의 건축물로서 가치가 있고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줄인다는 점을 인식이 필요하다.

넷째, 30~40년이 경과하면 재건축하는 주택이 되지 않도록 부동산 가격이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성능이 높은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시장여건과 획기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정부 전환시점에서 주택은 장기간 삶의 거처로서 본래의 역할과 더불어 국민의 생활가치를 유지할 수 있고, 국가의 공공재산의 일부로서 그리고 기후변화에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주택이 건설될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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