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국립나무병원장 한혜림 박사

한혜림 박사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자연의 위대한 힘은 겨우내 몸속 깊이 감췄던 새싹과 꽃봉오리를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곧 생활권역 곳곳에서 연푸른 잎으로 파릇해진 나무들로 한껏 싱그러운 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지역의 면적은 전 국토의 16.7%지만 인구는 91.8%가 거주하고 있다. 대다수국민이 도시에 거주하면서 항상 생활권 주변의 공원이나 숲을 갈구한다. 정부에서도 꾸준히 도시숲 면적을 확대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국제보건기구(WHO) 최소 권고기준인 9㎡를 2015년 이후 충족하게 됐다. 하지만 수도권인 서울은 2019년 5.7㎡, 경기도 7.69㎡, 인천 8.23㎡로 특히 미국 뉴욕의 23㎡, 영국 런던의 27㎡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 편이다.

최근 도시 생활권 숲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위기와 미세먼지 저감 대응과 관련해 재조명되고 있으며 도시민의 이용 요구를 반영한 둘레길 조성, 치유의 숲, 유아 숲 체험장 등 일상적 숲 문화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자료에 의하면 도심에 식재된 나무 한 그루가 미세먼지 37.5g을 흡수하며 열섬현상 완화 기능으로 도시 숲 기온이 숲 바깥보다 최대 3℃ 낮추는 자연 에어컨 역할을 한다고 한다. 도심 속 숲은 아파트나 주택단지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우리의 도시 숲은 대국민 요구에따라 증가일로에 있으며 과학기술로 잘 가꿔진 숲은 생태적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요구에 맞춰 보전적으로 활용돼야 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시 숲 관리방안이 수반돼야 함은 두말할 것이 없다.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정부에서는 2018년 6월 29일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를 도입해 작물(수목)보호제 농약을 처방할 때는 반드시 안전성과 건강성이 검정된 등록 약제만 사용하게 했다. 수목에서도 각종 병해충에 의한 진료와 처방은 반드시 나무의사가 하도록 규정했고 처방전에 따른 약제 살포는 수목치료기술자가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이 2023년 6월 29일부터는 5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게 돼 나무의사가 없는 2종 나무병원은 정상 사업이 불가하고 철저하게 나무의사가 진료·처방하는 1종 나무병원에서만 시행하게 된다. 나무의사는 2022년 3월 말 현재 539명이 배출됐고 올해까지는 900여명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성을 갖춘 나무의사가 제대로 된 수목을 관리할 때 도시숲은 우리가 추구하는 건강성, 환경성, 보전성, 생태학적 영위성 등을 만족시키고, 또한 우리는 도시숲이 주는 모든 혜택을 건강하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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