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제각말5단지제2

신장 문제 등으로 퇴사한
경비반장에 성금 전달

건강상 이유로 퇴사한 경비원에 입주민 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설재철 경비반장, 류기락 관리소장, 양승해 입주자대표회장. <사진제공=제각말5단지제2관리사무소>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건강이 나빠져 더 이상 단지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된 경비원을 위해 아파트 입주민들이 병원 진료비에 보태라며 성금을 전달해 귀감이 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소재의 은평뉴타운제각말5단지 제2관리사무소(회장 양승해, 관리소장 류기락, 위탁관리: 광인산업)는 이 아파트에서 5년간 근무한 경비반장 설재철 씨(82세)가 최근 신장기능 이상으로 호흡이 가빠지는 등 건강상 이유로 퇴사를 하게 되자 입주민들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병원 진료비를 위한 모금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175세대의 작은 단지로 입주민들이 서로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작은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경비원들과도 이웃처럼 가까이 지내는 가운데 어느 날 설 반장이 단지에서 보이지 않자 이를 궁금해 하는 입주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입주민이 관리사무소를 찾아 그 이유를 전해 듣고는 그동안 덕분에 편안하게 생활했는데 입주민들도 무언가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앞서 설 반장의 병환 소식에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75만원을 모아 입원해 있던 설 반장에게 전달을 한 상태였다.

이를 알게 된 입주민들이 단지 전체 모금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했고,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뜻을 존중하며 모금 관련 공고문을 게시했다.

이에 많은 입주민들이 설 반장의 쾌유를 기원하며 관리사무소에 자율적으로 성금을 전달해 3월 25일부터 3월 31일까지 총 226만원이 모아졌다. 이후로도 기부를 희망하는 입주민이 있어 15만원이 추가되면서 입대의와 관리사무소, 입주민들이 모은 성금은 총 316만원이 됐다.

설재철 경비반장을 위해 입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접수한 모금 봉투들. <사진제공=제각말5단지제2관리사무소>

관리사무소는 입주민들의 마음이 담긴 성금을 편지글들과 함께 봉투 그대로 전달하고, 모금 결과를 단지 게시판을 통해 투명하게 알렸다.

입주민들의 마음이 설 씨에게 큰 힘이 됐는지 최근에는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원 설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파트에 근무하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 것뿐인데 입주민들이 저를 생각해주고 도움을 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입주민들의 마음에 힘을 얻어 더 건강해지려고 노력하겠다. 제각말5단지 입주민들에게도 좋은 일이 많이 있기를 기원하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설 씨는 감사를 전하는 말 사이사이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며 “지금도 입주민들 생각에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기락 관리소장은 “설 반장님이 일도 아주 잘 하고 성실해 그동안 잘해온 것에 대한 인과응보라 생각된다”며 “생각보다 많은 입주민들이 참여해줘 감사하고, 선한 입주민들이 많은 것 같아 가슴 따뜻함을 느낀다. 나 또한 선한 관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승해 입주자대표회장은 “설 반장이 평소 부지런히 순찰 업무를 하고 어르신과 어린이들에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민들이 많이 좋아했는데 건강이 안 좋아져 안타깝다. 최근에는 다소 회복이 돼 다행”이라며 “경비원들과 갈등을 겪는 단지도 많은데 우리 단지에서는 이렇게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 이런 단지에서 회장을 한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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