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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업체·입대의, 소장의 ‘공동사용자’ 인정 판결···왜?서울행정법원 “‘불편한 관계’ 이유로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
승인 2022.01.13 14:27|(1372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근로계약서에 ‘공동’ 명시·
실질적 지휘 등 근거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아파트 관리소장이 관리업체 및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둘 모두 사용자로 표시한 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면 회사와 대표회의는 모두 공동사용자에 해당하고 대표회의가 ‘불편한 관계’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와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해 한 재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지난달 17일 내렸다.

A씨는 2013년 7월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업체 C사를 모두 사용자로 표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

2004년부터 B아파트와 위·수탁 관리계약을 체결한 C사는 2019년 11월 대표회의에 더 이상의 갱신 없이 2019년 12월 계약이 종료됨을 통보했고 근로자들에게 12월 31일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서면 통보했다.

C사는 A씨에게도 근로계약 종료 통보 서면을 발송했으나 A씨가 수령을 거부하자 2019년 12월 같은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발송했다.

A씨는 2019년 12월 31일 대표회의에 근로계약이 묵시적 갱신됐다는 내용의 통지를 했고 대표회의는 2020년 1월 A씨에게 ‘A씨는 C사의 근로자일 뿐 대표회의와는 직접 고용관계가 없고 A씨와 C사 사이의 근로계약도 2019년 12월 31일 기간만료로 종료했다’고 답변하면서 ‘다만 새로운 관리주체가 선정돼 인수인계 시까지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해달라’는 내용의 통지를 했다.

대표회의는 2020년 1월 주택관리업체를 새로 선정했고 계약기간이 2월 1일부터 시작되자 관리소장실 출입문 잠금장치를 교체해 2019년 12월 31일 이후에도 계속 출근해 근무한 A씨의 출입을 금지했다.

A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했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C사만이 A씨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구제신청은 각하하는 한편 C사에 대한 구제신청은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에 A씨는 “대표회의는 근로계약상 사용자이고 C사 역시 공동사용자에 해당하는데 본인에게는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있고 실제 근로계약은 기간만료일에 묵시적으로 갱신됐다. 그럼에도 C사 또는 대표회의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했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먼저 근로계약상 사용자에 대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C사와 대표회의가 모두 사용자로 명확히 표시돼 있으므로 그 문언대로 둘 모두 원고의 공동사용자로 인정된다”며 “피고 및 C사 등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계약서 문언과 달리 대표회의를 계약상대방에서 배제하고 C사만을 계약상대방으로 해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표회의와 C사는 원고의 명시적인 요구에 의해 공동사용자로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원고는 대표회의도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명확한 인식 아래 그와 일치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설령 대표회의와 C사의 내심의 의사는 오로지 C사에게만 단독사용자 지위를 인정하려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서상 그 문언대로 대표회의와 C사의 근로계약 체결의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A씨의 임금 및 각종 수당을 대표회의가 지급했고 급여지급명세서도 대표회의가 작성해 관리한 점, A씨를 대표회의에 고용된 고용보험 가입자로 신고한 점, A씨를 포함해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대표회의가 결정한 점, 대표회장이 근태관리를 하고 복무사항에 관해서도 최종 결재권을 행사한 점, C사가 A씨의 실질적 사용자는 대표회의라고 주장한 점 등에 비춰 대표회의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했다.

A씨의 갱신기대권 유무에는 “원고와 대표회의, C사는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총 6차례에 걸쳐 계약을 갱신해왔고 위·수탁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해고사유인 ‘근무태도, 자질, 능력, 건강상태 등으로 봐 계속근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약갱신을 원하는 C사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대표회의의 ‘원고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관리계약이 종료됐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계약종료에 C사의 귀책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는 근로계약상 대표회의에게 ‘고용승계의무’(계약유지의무)가 있는 경우에 해당해 원고로서는 관리계약 종료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대표회의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실질적인 이유는 ‘A씨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으로 불편한 관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추상적이고 막연한 갈등관계가 계약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하며 대표회의의 A씨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C사에 대해선 ▲위·수탁 관리계약 종료를 이유로 A씨에게 근로계약 종료통보를 발송한 사실 ▲A씨에게 ‘C사가 관리하는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를 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통지서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했으나 A씨가 수령을 거부하자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A씨가 ‘실질적 사용자는 대표회의고 C사는 형식적 사용자’라는 전제에서 전보명령에 응하지 않고 계속해 B아파트 소장으로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 등을 종합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쌍방 합의에 의해 종료됐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 법무법인 린 최승관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법원이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소장의 ‘사용자’로 본 것은 대표회의와 관리회사가 공동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으로, 통상 관리 종사자들은 관리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이 건은 매우 특별한 케이스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앞으로 대표회의와 근로자 간에 근로계약이 없더라도 대표회의를 ‘공동사용자’라고 본 법리를 이용해 사용자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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