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우리관리 관리비절감 경진대회 대상’경기 성남시 분당 무지개마을7단지라이프아파트

오래된 보도블럭 ‘고압세척 아이디어’로 깔끔 해결
누수 심한 옥상 칼라강판 지붕 택해 비용 크게 절감

(앞줄) 김복란 미화반장, 조영의 경비반장, 이성식 기전주임, 김영찬 경비대원, 정연철 경비반장 (뒷줄) 이연숙 미화대원, 양순덕 경리주임, 김윤석 동대표, 구영모 경비대원, 조분옥 동대표, 박재홍 관리소장 <성남=조미정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조미정 기자] 지난달 우리관리가 개최한 제12회 관리비절감 및 서비스개선 사례 경진대회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 무지개마을7단지라이프아파트(4개동 222세대, 위탁관리: 우리관리, 관리소장: 박재홍)가 대상을 수상했다. 박재홍 소장은 “관리비를 아끼려고 노력하기보단 입주민 민원을 근본적으로, 직접 해결하다 보니 대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리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무지개마을7단지라이프아파트는 분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숲세권’ 아파트다. 주변에 탄천이 흐르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조망이 아름답고 앞마당도 세대수 대비 관리면적이 분당 내 세 번째로 꼽힐 정도로 넓다.

그러나 불과 1년 반 전만해도 무지개마을7단지는 이렇게 좋은 조건의 입지가 무색할만큼 어둡고 오래된 아파트였다. 1995년 입주 당시 심은 느티나무와 메타세콰이어가 10층 높이까지 자라 건물 외벽을 가렸고 이로 인해 세대가 눅눅해지며 곰팡이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오래 묵은 이끼가 켜켜이 쌓인 보도블럭은 제 색깔을 잃어 칙칙했고 비라도 오는 날엔 입주민들은 미끄러워 넘어지기 일수였다. 옥상에 거주하는 13세대 중 7세대 이상이 누수로 애를 먹고 있어 지붕 교체도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외에도 단지 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은 입주민들의 민원으로 이어졌고 2020년 2월 이제 막 관리소장으로 첫 발을 내디딘 박재홍 소장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해야 할 일이 산재했지만 박 소장은 민원 해결 과정을 배움의 기회로 여기기로 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는 사이 아파트는 조금씩 변해갔고 그 수고와 노력은 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줬다. 그리고 힘들고 오래 걸려도 뭐든 직접 해보고 싶었던 열정은 자연스럽게 ‘관리비 절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박재홍 소장은 “이 아파트에 부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입주민들의 민원과 더불어 이곳에 오래 근무한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불편사항을 듣는 일이었다”면서 “입주민과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하나씩 개선하나가다 보니 자연스레 아파트 환경개선과 관리비 절감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 본선 10팀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큰일을 해낸 것 같아 기뻤는데 대상을 받게 돼 얼떨떨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많은 민원 중 보도블럭은 박 소장을 가장 고민하게 했다. 바닥이 미끄럽고 냄새 난다는 민원에 화강암 세척제 같은 약품도 사다가 뿌려보고, 쭈그리고 앉아 세탁세제를 이용해 일일이 솔로 문질러 보기도 했지만 전혀 벗겨지지 않았다. 시간을 끌기엔 입주민 연령대가 높아 자칫 비가 오는 날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시급한 문제였다. 무엇보다 이끼가 쌓이고 쌓여 검게 변한 보도블럭은 아파트를 어두워 보이게 하는 주범으로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다.

고압세척기로 보도블럭 세척 전(왼쪽) 후

보도블럭은 교체가 최선인 것 같아 업체에 의뢰하니 교체 예상 비용이 4800만원이었다. 너무 큰 비용에 또 한 번 고민을 하던 중 우연히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나온 ‘세차의 달인’을 보다가 그 실마리를 찾게 됐다. 지하주차장 등에서 세차 후 바닥에 붙은 기름때나 잔여물을 고압세척기로 처리하는 걸 보고 “저거다” 싶었다고.

박 소장은 “당장 고압세척기 가격을 알아보니 60만원 정도였다. 주문해서 단지 내 보도블럭에 적용했더니 역시 생각대로 묵은 때가 벗겨지기 시작했다”면서 “한 입주민 분이 우리 아파트 바닥이 핑크색인걸 처음 알았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입주자대표회의 조분옥 동대표는 “고압세척기로 보도블럭을 세척하는 사례는 각 아파트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반영할만하다”면서 “어둡던 우리아파트 이미지가 단정하고 중후한 중년의 모습이 되게 애써준 관리소장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생소한 ‘칼라강판’ 소재가 더 큰 만족을

관리가 미흡했던 아파트의 또다른 근심거리는 ‘누수’였다. 옥상 세대 입주민들이 누수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고, 폭우라도 쏟아지는 날엔 거센 빗소리에 불안함이 가중됐다. 특히 박 소장은 또다른 이유 때문이라도 지붕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었다.

박 소장은 “옥상 세대 입주민들 중 세입자들이 몇몇 있었는데 불편해도 말 못하는 입장이 공감되고 마음이 아파 꼭 해결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수차례 회의를 거쳤지만 역시나 비용이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지붕 소재인 아스팔트 싱글은 부분 교체 1억8000만원, 전체 교체 3억원, 철거 없이 덧씌우는 비용은 2억1000만원이 예상됐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몇 년 버티지 못하고 태풍이라도 지나가면 금세 떨어져버리는 등 지속성도 문제였다. 그때 김윤석 동대표가 자신이 주택을 보수한 경험이 있다며 칼라강판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재홍 소장은 “분당에 있는 아파트 중 지붕 보수를 칼라강판으로 한 사례가 없어 시공 사례를 찾아 충북 충주까지 직접 찾아가 눈으로 확인하고, 선시공한 아파트 소장과 소통하며 꼼꼼히 분석했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소재라서 고민했지만 동대표의 추천을 듣고 관심있게 보니 일반 주택이나 창고 등에 칼라강판 시공 사례가 많아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지개마을7단지는 기존 지붕의 아스팔트 싱글 소재를 철거하는 대신 그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7700만원을 들여 칼라강판을 시공했다. 아스팔트 싱글 교체 견적과 비교하자면 최대 2억원을 절약했다. 뿐만 아니라 5년에 한번 페인트를 칠해야 하는 배수로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선택해 안전성과 지속성을 높였다. 칼라강판 소재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이상 20년 이상 쓸 수 있으며 불연 소재로 화재 예방에도 탁월하다. 이중 지붕을 갖게 된 셈이어서 공사 이후 옥상세대 입주민들은 누수는 물론, 강한 빗소리 등 소음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지붕과 새 지붕 사이의 공기층이 생겨 단열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

박 소장은 “민원을 즉각 해결하되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시간이 지나 소장이나 관리직원들이 바뀌어도 입주민들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 만들어놓고 싶다”고 말했다.

소장이 바뀌어도
입주민들의 삶은 지속가능하도록

무지개마을7단지는 지난 3월 한국지역난방공사 ‘난방ON’ 서비스 우수사례로 사보에 소개됐다. 박재홍 소장은 지난 겨울 난방을 켜도 춥다는 민원 접수 후 해결책을 찾느라 난방순환 폄프를 교체, 유량을 30%나 증가시켰지만 각 세대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각 세대에 연결된 파이프가 막혔다는 판단에 방법을 알아보던 중 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무상으로 점검과 수리를 해주는 ‘난방 ON’ 서비스를 알게 됐다.

박 소장은 “입주민이 직접 지역난방공사에 민원을 넣어야 하는데 번거로울 것 같다고 판단했다”면서 “책임지고 입주민 동의를 받을테니 일괄적으로 점검을 해달라는 요청에 지역난방공사도 흔쾌히 응해줘 협약까지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입주민을 대상으로 보름에 걸쳐 접수를 받아 전체 222세대 중 120세대를 모집, 지역난방공사 직원 12명이 4개 조로 나뉘어 1주일간 대대적으로 점검해 60%에 해당하는 세대가 난방비를 줄이고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었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서비스 혜택 세대를 80%로 늘리고자 한다.

무지개마을7단지가 첫 부임지인 박재홍 소장은 우연히 부산 해운대에 놀러갔다가 랜드마크 건물을 보며 “저런 건물은 누가 관리하나” 하는 궁금증을 품으며 주택관리사가 됐다.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을 관리하는 게 목표”라는 박 소장은 “관리소장이나 관리직원이 바뀌어도 입주민들의 삶은 계속 되므로,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관리를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무지개마을7단지라이프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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