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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많은 아파트 동대표 등 해임 어려운 진짜 이유는?기획 : 관리규약 해임사유와 실제적용 힘든 까닭
승인 2021.06.11 13:37|(1344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입주민들 해임요구 빗발쳐도
‘해임사유 해당하지 않는다’
해임투표 막는 법원 결정 많아

준칙 참조한 규약상 해임사유,
사실상 포괄적으로 담겨 있어
재판서 설득력 있는 변론 중요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아파트 입주민들이 동대표나 입주자대표회장 등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의 직무 수행이나 자질 등에 있어 문제가 있다고 여겨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 해임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많은 입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해임사유가 맞지 않아 해임투표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골치를 앓는 단지도 적지 않다.

동대표나 입주자대표회의 선출 및 해임 방법에 관해서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이 법에서 위임받아 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13조 제4항은 동대표 및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이 관리규약으로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방법으로 해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대표는 해당 선거구 전체 입주자등의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해임하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및 감사는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전체 입주자등의 10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해임, 500세대 미만은 관리규약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해임하는 식이다.

따라서 회장 등의 해임사유는 각 공동주택 관리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르게 되는데, 이 관리규약은 각 시·도 관리규약준칙을 참조해 만들어져 준칙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각 시·도 관리규약준칙이 규정하는 동대표 및 임원 해임사유는 대체로 비슷한 편인데, 대표적으로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을 살펴보면 ▲공동주택관리에 관계된 법령을 위반한 때 ▲규약 및 선거관리 규정을 위반한 때 ▲관리비 등을 횡령한 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공용시설물을 없어지게 하거나 훼손 또는 부숴 입주자 등에게 손해를 끼친 때 ▲공동주택관리업무와 관련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때 ▲주택관리업자, 공사 또는 용역업자 선정과 관련해 해당 업체에 입찰정보를 제공하거나, 관리주체에 낙찰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입찰의 공정성을 훼손한 때 ▲주택관리업자, 공사 또는 용역업자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요구하거나 받은 때 ▲법 제17조 및 영 제18조에 따른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및 윤리교육을 매년 4시간 이상 이수하지 않은 때 ▲30일 이내에 겸임금지 사항을 해소하지 않은 때 ▲특별한 사유를 통보하지 않고 3회 이상 연속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하지 아니한 자(회의 도중 자진퇴장한 자도 포함) 등을 해임사유로 정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입주민들이 문제라 여겼다 할지라도 이 중에 포함되지 않는 사유로 해임을 요청하거나 법원이 이들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해임절차 진행이 힘들 수 있다. 

폭언·갑질 했는데도 해임 안 돼

실제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최근 경기 김포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B씨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리며 대표회의로 하여금 B씨에 대한 해임투표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B씨에 대한 해임사유가 관리규약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A아파트 입주민들은 대표회의에 B씨에 대한 해임요청을 하며 해임사유로 “도장공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계약일 하루 전까지도 C씨와 협작해 공사를 방해하는 회장을 우리는 신임하지 않는다”고 전한 뒤, “보궐선거로 회장에 당선되자마자 견적을 받아 보라고 명령하고 공사가 구체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D사를 끌어들인 당사자가 회장(B씨)”이라며 “현장설명회 참여업체를 복사해가더니 2개 업체는 자격미달이라는 소문을 먼저 퍼뜨리고 5개 업체가 서류를 접수하자마자 업체설명회에 3개 업체만 참여하면 어찌 되는 것이냐고 묻더니 정말로 3개 업체만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도장공사 약속을 지켜달라는 입주민들에게 ‘개 같은 아파트’, ‘거지 같은 아파트’라고 고함치고 현장설명회를 하는 날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야 너 여기 이리와 앉아’라고 폭언과 갑질을 일삼는 회장을 우리는 안정적인 도장 공사를 위해 불신임하는 서명을 제출하는 바”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사유를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고, 방문투표 선택 등 이유를 더해 해임투표 진행을 중지토록 하고 B씨가 A아파트 대표회장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했다.

B씨는 동대표 C씨, D씨와 함께 자신들에 대한 동대표 해임 찬반투표 진행을 막는 지위보전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같은 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최성수 부장판사)도 이들에 대한 해임사유가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동대표 해임 찬반투표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선거관리위원회가 B씨 등에 제기한 해임사유는 ▲B씨는 회장의 직위를 이용해 관리사무소의 승인 없는 무단게시물을 수시로 게시하고, 불법 게시물이 입주민을 기만하는 허위사실이며, 큰 공사가 진행 중인 와중에 책임감 없이 동대표 총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고 ▲C씨는 공개입찰한 재도장공사를 재심의해 도장공사에 차질을 입히고 주민들에게 아무 설명이 없으며, 주민들에게 소란과 싸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것이고 ▲D씨는 주민의 동의 없이 재도장공사를 미루고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공사를 위해 일하는 동대표를 고소하고 외부 언론매체에 인터뷰로 비리아파트로 호도해 혼란에 빠트렸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B씨 등에 대한 해임사유가 A아파트 관리규약 제20조 제1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보더라도 B씨 등이 공동주택관리법 및 동법 시행령이나 아파트 관리규약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B씨 등이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해임투표는 관리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 없이 진행될 중대한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거나 그러한 하자가 발생될 개연성이 높으므로, B씨 등이 그 해임투표 절차 중지 등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판례와 관련,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집합건물 관리단이나 주택 조합 관련 사건에서는 해임사유가 큰 쟁점이 아니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해서는 법원이 엄격하게 해임사유를 보고 있다”고 전한 뒤, “동대표 등 ‘결격사유’는 피선거권 제한이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법에서 정한 것 외 자체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한 판례가 있으나, ‘해임사유’는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자체적으로 정하게 돼 있는 만큼 얼마든지 사유를 추가해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변호사는 “현재 많은 아파트들이 규정하고 있는 해임사유만 해도 ‘관리규약 및 선거관리 규정을 위반한 때’ 등 꽤 포괄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것들은 다 해당이 될 수 있다”며 “법원 결정에서 해임사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패소하는 경우 중 일부는 당사자가 직접 소송을 수행하거나 아파트 사건과 관련해 익숙하지 않은 변호사들의 변론이 부족한 문제 등 소송수행 때문인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입주민들이 동대표 등의 해임요청을 할 경우 관리규약에 있는 해임사유에 맞게 명시를 잘 하고, 법적 다툼으로 갈 경우에도 해임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변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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