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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규환 칼럼] 아파트 외벽 균열보수 및 도장 공사를 보면서
승인 2020.04.09 09:43|(1288호)
법무법인 우리로 주규환 변호사

고등학교 시절, 정확한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국어 책에서 봤던 것으로 짐작되는 논설문이 있다. 아마 국토대장정을 나서는 젊은이들을 독려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논설문에서 인용된,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지은 시조 중 일부 문구인 ‘비류직하 삼천척’이라는 표현처럼 여름이면 시원하게 흘러 쏟아지는 계곡 물줄기를 고스란히 맞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사용검사일로부터 20년이 훌쩍 넘은 아파트로 2018년 8월 균열보수 및 외벽 도장 공사가 진행됐다.

5월과 6월경 경비실을 통해 입주민들로부터 외벽 균열 보수 및 도장 공사 실시에 대한 서명을 받는다고 했을 때는 별다른 관심 없이 흘려보냈는데 실제로 눈 앞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니 막상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파트 단지 규모가 있다 보니 지난해 7월경부터 10월경까지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에 걸쳐 몇 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됐는데 상당한 물량의 공사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외벽에서 가끔 로프 하나로 줄타기를 하면서 작업을 하는 공사 인부들을 보면 아찔했다.

복도에 페인트 도장 칠 초벌이 돼 있어 옷이나 가방 등에 페인트가 묻을까 싶어 조심스럽고 약간 불편한 감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사업체 직원들은 물론이거니와 단지 내 한 귀퉁이에 구획돼 마련된 공간에 겹겹이 쌓여져 있는 도장용 페인트와 희석제(신나)를 보니 몇 개월 후에 새롭게 단장돼 변해 있을 아파트를 생각해보게 돼 마음 한 켠이 즐겁고 가벼워졌다.

필자의 아파트는 물론이거니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외벽 도장 및 건물 내벽의 도장은 공동주택관리법과 시행규칙 및 각 아파트 관리규약에 규정된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실시되고 통상 5년 주기로 시행되는 장기수선공사다.

아파트는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아파트가 노후화 되면서 층간 균열(cold joint)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균열이 발생한다. 산성비가 균열을 통해 구조체 내부로 침투할 경우 알칼리성인 콘크리트와 철근이 산성화되면서 내구성에 타격을 받게 되므로 반드시 균열 보수는 필요하다. 또 페인트 도장도 어느 정도 빗물 침투를 막아주므로 아파트의 내구성 증진을 위해 정기적인 페인트 도장도 필요하다할 것이다. 이때 대개 균열 보수와 페인트 도장은 함께 실시된다.

페인트 도장 방법에 대해서는 건축공사표준시방서(이하 ‘표준 시방서’)에서 자세히 기재돼 있고 공사업체들은 이 표준시방서(아파트에서 공사방법과 관련해 특별하게 요구하는 사항인 특기시방서가 표준 시방서에 우선하지만 표준시방서가 워낙 자세히 규정돼 있기 때문에 대개는 따로 특기 시방서를 작성하지 않는다)에 기초해서 공사를 하게 된다.

페인트 도장을 하려면 이론상으로는 우선 균열 보수를 하고 바탕면 정리를 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가중되기 때문에 아파트 현장 실무에서는 바탕면 정리를 하면서 퍼티(putty)로 균열이나 틈을 메꾼 뒤 페인트 도장을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표준시방서에 의하면 페인트 도장 방법으로는 크게 롤러 칠과 뿜칠이 있는데 당연히 외줄을 타고 인부가 직접 시행해야 하는 롤러 도장 방법보다는 뿜칠 도장 방법이 인건비가 적게 소요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뿜칠 도장 관련해서는 미세먼지 발생 및 방지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2021년부터 아파트 외벽 재도장공사 시 방진막을 설치하고 롤러방식으로 작업하도록 대기환경보전법령을 개정했다.

표준시방서에 의하면 롤러 도장의 경우 초벌, 재벌, 정벌 등 세 번에 걸쳐 실시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세 번에 걸친 도장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아파트 내부의 내구성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아파트의 외관에 일조하는 외벽 도장도 일정 부분 의미가 있다할 것이고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고생을 통해 아파트의 외벽 색상 등 외관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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