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취미’ 관리人 <8> 섹소폰에 빠진 김영식 관리소장(경기 성남시 판교 아름마을태영아파트)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매일 두세 시간씩 색소폰 연주

10년 간 음악동아리 활동하며
동료들과 친목·자기개발 성취

김영식 관리소장 <성남=주인섭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주인섭 기자] 100세 시대다. 누구나 취미 하나정도는 가져야 하는 세상이 됐고, 공부에는 나이가 없다거나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경기 성남시 판교 아름마을태영아파트(8개동 414세대, 위탁관리: 우리관리)의 김영식 관리소장은 소장들 사이에서는 ‘우리관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우음사’)이라는 동아리를 만든 사람이자 서예나 다른 음악 등 재주가 많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관리소장으로서나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김 소장은 올해 73세 고령의 관리소장이다. 진작 은퇴했을 나이지만 그는 아직도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살고 있다. 그와 처음 만났을 때 올해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움에 대해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는 그를 만나 열정적인 삶의 비결을 들어봤다.

▶ 색소폰과 우음사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9년에 색소폰을 시작했으니 딱 10년이 됐다. 본래 옆 아파트의 관리소장이 색소폰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내게 색소폰 부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날로 나도 색소폰을 구입하고 시작했다. 학생 때부터 밴드를 했을 정도로 음악에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금방 배울 수 있었다. 지금은 아마추어치고는 제법 폼도 나고 잘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매일 퇴근 후 두세 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요청해 색소폰동아리를 만들어서 연습실을 구비했다. 방음벽도 제대로 된 멋진 곳인데, 그곳에서 연습하고 있다.

우음사는 ‘우리관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준말이다. 우연히 우리관리 내에도 색소폰을 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다같이 모여 연주하기 위해 결성했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활동했는데 이젠 제법 그럴싸한 색소폰 연주모임이 됐다고 생각한다.

김영식 소장(왼쪽 두번째)과 우음사 동료들.

▶ 색소폰을 통한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과거에는 길거리 공연을 할 때 듣고 좋아해주는 분들과 관람료나 음식 등을 사다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연주를 잘해서 혼자 만족감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때문에 색소폰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우리관리에서 진행한 ‘한마음대회’ 때 우음사 동료들과 연주를 하기도 하고 독주를 하기도 했는데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었다.

요새는 현 직장인 아름마을태영아파트의 노인정에서 연주를 하고는 한다. 주말마다 노래 배우기 강좌를 할 때 함께 참여해서 연주를 하고 있다. 관람객들도 좋아하고, 나도 흥이 나서 항상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기부단체와 연계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연주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김영식 소장이 직접 쓴 글씨

▶ 새롭게 시작한 취미활동이 있다면.
내게 공부는 취미와 비슷한 것이다. 지금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서예에도 관심이 많다. 서예는 내가 군인이던 시절 상급자가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만큼은 할 수 있다는 오기로 시작하게 됐다. 아마 그 이후에 있던 많은 배움은 이 오기가 원동력이자 비결인 것 같다.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3학년이다. 서예를 공부하면서 한문을 많이 배웠는데, 그 때문인지 조금은 수월하게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배우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은퇴 후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돼 재능기부 하며 살아가고 싶다.

▶ 관리소장으로서의 관리노하우도 알려달라.
나는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한 사람이다. 그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실제로 당당해져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이 자신감이 관리소장으로서 잘 해나가고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노하우라면 수첩을 이용해 메모를 빠짐없이 하고 있다. 이 메모를 이용해 해야 하는 일을 까먹지 않고 완벽하게 해결하고 하나씩 지우는 식으로 관리소장일을 해왔다. 그 덕에 한 번도 해야 할 일을 잊고 넘어간 적이 없고 그 덕분에 재계약을 놓친적도 없다. 이렇게 노력하면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게 되고 이를 유지하고 배신하지 않기 위해 선을 잘 지키는 소장이 되면 자연스럽게 재계약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 다른 관리소장들에게 취미 활동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생활의 활력소로 취미가 필요하다. 나이 들면 외롭다 하는데 동호회나 취미는 그런 것을 다 씻어준다. 나이가 들었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취미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것저것 배우는 것을 보면 주변의 소장들이나 직원들은 마냥 부럽다고만 한다. 하지만 그냥 부러워만 하지 말고 이거다 싶은 것이 있을 때 고민하지 말고 바로 저질러야 한다. 그리고 내 인생의 멘토가 언제 나에게 조언해 줄지 모르니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울러 젊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니 바로 시작하라’는 말이다. 공부는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지금 공부하는 것으로 끝낼 생각은 없고, 지금 다니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면 국문과로 가서 새롭게 공부를 하거나 기행문과 시집을 써보고 싶다.

공부의 길에는 시작과 끝이 없으니 바로 지금 저질러서 시작하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판교 아름마을태영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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