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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탐방] “직원과 입주민이 함께 사는 모두가 행복한 아파트 조성”경기 안양시 ‘향촌현대4차아파트’
승인 2019.05.21 10:23|(1244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경비원 근무형태 변경
‘워라밸’ 실현

‘노무관리 우수단지’ 선정

왼쪽부터 주은규 관리소장, 김재현 대표회의 관리이사, 정정현 대표회장, 서순석 기전주임, 문혜련 대표회의 감사, 강효석 경비반장, 신동인 기전기사, 문순갑 관리과장.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지난해 17.6%, 올해 10.9% 등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연초만 되면 경비원 고용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경비원 고용을 유지하도록 했으나 일부 아파트는 경비인원을 감축하거나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관리비 인상을 막고 있어 여론으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이미 최소 인원, 최대 휴게시간이라 어떤 대책을 마련해도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안양시 향촌현대4차아파트(8개동 552세대, 서림주택관리)는 미봉책이 아닌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논의한 끝에 경비원의 근로형태 자체를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의 24시간 교대근무제에서 주간, 야간근무자를 구분해 퇴근·일근제를 운영함으로써 고용 및 관리비 유지뿐만 아니라 경비원의 개인시간을 확보해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시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경기도노사민정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가 주관한 ‘2018년도 경기지역 아파트 노무관리 컨설팅사업’에서 ‘근로자 노무관리 및 상생 모범아파트’로 선정되는 뜻 깊은 결과를 얻었다. 특히 경기도노사민정협의회 등은 이 아파트의 근로형태를 타 단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사례로 높이 평가했다.

노무관리 및 상생 모범 관리단지 인증패

경비원 보호에 앞장서는 아파트
향촌현대4차아파트 13기 입주자대표회의는 근로자와 입주자 다같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해 1월 출범했다.

목표를 실현하고자 출범 전부터 대표회의는 최저임금 시급 1만원대 시대를 대비해 경비원이 행복하고 입주민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왔다.

효율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논의를 한 끝에 대표회의는 경비원 근무형태를 단순한 24시간 교대근무제가 아니라 주간근무자와 야간근무자를 구분해 운영하기로 했다. 경비인원을 감축하지도, 급여를 낮추지도 않고 주민부담이 증가하지 않아 이 아파트에 적합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총 경비인원 10명 중 8명은 주간근무로 해 아침 6시 출근 후 밤 10시에 퇴근, 격일제로 운영돼 다음날은 출근하지 않는다. 야간근무자 2명은 일근제로 해 밤 10시에 출근하고 다음날 아침 6시에 퇴근하며, 이 중 4시간은 본인 희망에 따라 퇴근하거나 또는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주간에는 출근하지 않는다. 주·야간 근무는 경비원들의 신청을 받아 지정하고 있다.

정정현 입주자대표회장은 이러한 근무형태를 운영함으로써 주간근무자는 야간에 퇴근을 하므로 집에서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고 야간근무자는 주간에 출근을 하지 않으므로 충분한 개인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단지의 경우 경비원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휴게시간을 과도하게 늘려 근로여건을 악화시키거나 택배 업무 등으로 휴식을 취할 수 없음에 따라 실질적 휴게 여부로 법적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입주민들이 휴게시간을 인지하지 못해 경비원의 업무 불성실을 지적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근무형태 변경으로 식사 등 꼭 필요한 휴게시간만을 적용해 경비원의 업무집중도를 높이고 입주민이 휴게시간에 대해 오해하는 일도 없게 했다.

대표회의는 일방적인 근무제도 시행이 아닌 근로자의 만족도도 파악하고 있다. 문혜련 대표회의 감사는 경비원들을 마주칠 때마다 근무형태가 만족스러운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꾸준히 피드백을 받는다. 실제로 경비원들은 집에서 개인시간을 보낼 수 있어 근무형태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은규 관리소장은 “대표회의에서는 해고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근무형태를 마련했다”며 “급여가 많지 않음에도 근무시간 부담 없이 집에서 개인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에 우리 단지에 취업하고자 하는 경비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입주민·직원의 웃음 가득한 단지
이 아파트는 직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은 물론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간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수사원 표창

우선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우수사원 표창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입주민들로부터 관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성실하게 근무한 직원을 추천받아 상장과 금일봉을 수여해 선정 당사자에게는 자부심과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다른 직원들에게는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아울러 급여 조정 시 인센티브를 적용, 관리소장이 1차적으로 1년간의 직원 칭찬·민원 사례를 정리해 대표회의에 전달하면 대표회의가 평가해 직원 급여 조정 시 인센티브를 적용할 것을 정하며, 입주민에게 이를 공고함으로써 업무능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입주민과 함께하는 꽃 심기

또한 각 분야 직원들이 원활하게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직원과 입주민의 화합을 위해 산행대회 및 단합대회도 개최한다. 단, 화합이라는 목적에 맞게 행사에 강제 참여를 요구하지 않으며 직원, 대표회의, 전임 대표회의, 입주민의 신청을 받아 참여토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관리사무소에 접수되는 모든 민원에 관해 민원내용과 처리결과를 접수대장에 기록하고 다음날 처리결과에 대한 주민 만족도, 그 외 요청 접수 등 피드백을 하는 ‘해피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입주민이 민원을 관리사무소에 직접 접수하기 불편하거나 야간 또는 주말에도 접수할 수 있도록 ‘주민 제안함’을 설치해 입주민 의견을 귀담아 듣고 있다.

또 모든 결정을 관리사무소나 대표회의가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고 주요 사안에 대해 주민공청회를 실시함으로써 주민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정정현 대표회장은 “모두가 행복한 아파트라는 슬로건에 맞춰 화합, 근로환경 개선, 고용안정 등 모든 분야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면서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수시로 대화의 자리를 만듦으로써 근로자의 소리, 입주민의 소리를 더 가까이서 들을 것”이라며 “모든 아파트가 ‘군림하는 주민’과 ‘복종하는 근로자’가 아닌 ‘존경받는 주민’과 ‘희망찬 근로자’가 이끌어 가는 웃음이 가득한 아파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촌현대4차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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