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관리 명인’ 첫 선정 문종일 관리소장(강서구 방화2-1단지아파트)

의료봉사 경험 살려 입주민에 헌신
관리직원들에 항상 낮은 자세 강조

주민간담회 통해 관리 불신 해소
안전한 아파트 위해 위험 요소 제거 앞장

방화2-1단지아파트 문종일 관리소장. <서지영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서울 강서구 방화2-1단지아파트(12개동 1563세대, 위탁관리: 아산종합관리) 문종일 관리소장은 아파트 관리 업무를 일보다는 ‘봉사’로 여기며 입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관리에 임하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는 영구임대아파트로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많이 살고 있어 생활 곳곳에 관리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문 소장은 이러한 부분을 세심히 살펴 관리하며 입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문 소장은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의 효율적 관리와 거주자 주거만족도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관리 명인 인증제’를 통해 지난해 ‘명인’ 관리소장으로 선정됐다.

공공임대주택 관리 명인 인증제는 공공임대주택의 우수한 유지·관리, 입주민 공동체 활성화,  주민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는 등 우수한 주거서비스 제공을 위해 애쓴 관리소장을 발굴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위탁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444개 단지 관리소장 444명 중 관리소장 4명과 관리직원 1명 등 총 5명을 첫 명인으로 인증했다.

문 소장은 이 외에도 관리소장직을 맡으며 에너지절약 공로에 대한 서울시장 표창, 주거안정 및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표창, 주민화합에 기여한 공로로 양천구청장 표창, 위탁관리업체의 환경개선·시설물관리 우수 표창 등을 받은 바 있으며 SH공사 임대주택 관리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임대주택 입주민들을 도우며 관리소장직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문종일 관리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대주택 관리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해왔는지.
처음 이 단지에 왔을 때 이전 관리소장들의 근무기간이 10일, 1~2개월에 그치는 등 1년 미만이 다수였고 5년간 9명의 관리소장이 교체돼 관리업무 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고,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 간 불신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공격적인 민원이 많고, 관리할 사항은 많은데 입주민 협조와 직원 업무 지속성이 떨어져 단지 전체가 잘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2017년 4월 처음 부임해오면서 앞으로의 다짐과 약속을 담은 관리소장 업무 추진 방향을 게시해 입주민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주민간담회를 통해 관리업무 불만과 질의를 들으며 그 자리에서 상세히 답변하고 하나씩 해결해가고자 노력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각 동 내부와 단지를 돌면서 안전사고 위험 요소 등 개선사항을 살피고 주민들과 직접 대면하며 인사를 나눴다. 종종 단지 내 복지관을 찾아 입주민들과 같이 식사도 하고 윷놀이 등도 같이 하며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입주민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고 아파트 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개선해 갈 수 있었다. 그 결과 관리업체가 바뀔 때에도 입주민들의 요청으로 단지에 계속 남아 업무를 이어가게 됐다.

직원들과는 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관리 업무를 점검하고, 민원대장을 꼼꼼히 관리토록 해 책임감과 전문성을 높여 갔으며 서울주택도시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임금을 현실화함으로써 직원들의 잦은 이직도 줄여 체계적인 조직과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 직원들에게 항상 입주민을 가족처럼 생각해 민원을 적극 해결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대한 친절하고 부드럽게 말하도록 당부한다.

복도 및 계단에 적치돼 있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모습.

▶그동안의 개선 사례를 소개한다면.
무엇보다 단지를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으로 바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계단이나 복도에 물건을 쌓아놓는 세대가 많아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렵고 물청소를 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입주민들에게 소방안내문을 공지하고 방송과 게시판을 통해 협조를 요청해 총 7톤의 폐기물을 치웠다.

배수구 낙엽 처리 모습

또 바퀴벌레 박멸을 위해 희망세대 신청을 받아 단체로 세대 내 소독을 실시해 효과를 거뒀으며, 단지 내 배수구 및 맨홀 내 낙엽과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모두 제거해 우기 배수로 침수를 방지했다.

안전한 아파트 실현을 위해 입주민이 창문 밖으로 물건이나 담배꽁초를 던지지 않도록 적극 방송하며 개선해 갔다. 노인회 구급교육과 소화기·제세동기 사용 교육 등을 실시해 2번의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기도 했다. 또 안전사고에 대비해 잡수입으로 화재보험 및 각종 시설물 배상보험에 가입했다.

이와 함께 특고압 전류가 흐르는 변압기 주변에 안전망을 설치해 입주민 접근을 막고, 각 동과 주차장 계단에 전등을 설치해 야간에 노인들이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했으며, 세대·공용 노후 소화기 및 소화전 소방호수 등을 교체하고 화재 시 옥상 대피를 위한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성을 높였다. 

▶입주민 분쟁 해결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혼자 살아 외로움에 반려견을 키우는 입주민이 많았는데 소음과 산책 시 배설물 관리 등이 잘 되지 않아 이웃 간 갈등이 많았다. 이에 직접 세대를 찾아가 배설물 관리, 목줄 착용 등에 대해 설득하고 있다.

또 각종 민원 발생 시에도 세대를 방문해 해결이 되지 않는 사항에 대한 이해를 시키고 설득을 하며 최대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사소한 사항도 민원대장에 다 적도록 하고 진행상황을 매일 살펴 미해결사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를 입주민들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주민이 관리직원에 대해 불만이 있을 때는 소장이 직접 대면해 이해시키고 직원에게 바로 사과하도록 해 나쁜감정을 빨리 해소시킨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는 복지관과의 연계를 통해 주민 대상 노래교실과 건강강좌, 경로잔치, 주민축제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민들과 함께 하는 식사, 수시로 인사하고 안부 묻기 등뿐만 아니라 봄철 주민들과 같이 꽃심기에 참여하고 주민들의 커피봉사에도 후원하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문종일 소장이 입주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관리 질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은.
의무장교로 20년 이상 복무했고 서울시의사회 사무국장으로 5년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행정사, 방화관리자 2급 자격증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봉사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주택관리사직을 시작하게 됐고, 어렵게 사는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월급을 받으면서 이들에게 더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의료봉사 등 경험을 통해 의료와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 이와 관련한 관리 업무도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월급을 받고 주어진 일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단지를 살피다 보니 개선할 사항을 더 잘 찾게 되는 것 같고, 입주민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항상 친절하게 대하다 보니 입주민들이 진심을 알아주고 잘 따라주는 것 같다.

단지 내 어려움을 해결해가며 스스로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어, 임대주택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며 관리소장직을 마무리하고 싶다.

방화2-1단지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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