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27년 전에 지어진 8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져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멀쩡하던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아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잔해 아래 매몰됐다. 원래 이 아파트는 5층 규모로 완공됐던 것을 불법 증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토목전문가를 인용해 불법 증축으로 건물 기둥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분석했다.

사고 아파트 옆의 또 다른 10층 건물은 원래 3층으로 허가됐으나 그 위에 불법 증축된 것으로 드러나 사고 이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원칙 준수’를 망각한 어이없는 불상사다. 안타까운 일이다.

해외 사례의 불법 증축과는 관계없지만, 우리나라에도 준공된 지 오래된 공동주택이 많다.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3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전년 대비 6만5453동이 증가해 전체 건축물의 37.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건축물 중 아파트 동수는 전년대비 2.8%, 연면적은 4.2% 증가했다. 이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연면적은 10억9027만㎡(61.5%)로 가장 넓다.

아파트 등 노후화된 건물들이 더 늘어남에 따라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 세심히 살펴야 할 영역이 많아졌다.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됐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에서도 소규모 단지를 포함해 여러 노후 공동주택 안전점검을 시행 중이다. 또한 노후시설 보수를 위해 각종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미리 미리 안전 점검을 함으로써 시설물 관리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안전 관리와 관련해, 2월은 특히 조심해야 할 달이다. 공동주택 관리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겨울의 끝자락이지만 추위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다. 입춘도 지났지만 예년을 돌아보면 가끔 한파로 애를 먹이는 시기다. 때로 늦은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 눈이 내릴 때를 대비해 평소 준비한 대로 관리에 임해야 한다. 배수관 점검도 필요하다. 동파, 미끄럼 대비 등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화재발생률도 높다. 2월은 1년 중 세 번째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달이다. 앞뒤로 있는 3월과 1월 다음으로 화재가 많다. 그래서 이달과 다음달은 더 조심해야 한다.

또한 2월은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는 해빙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날이 풀려 얼음이 녹는 시기이기에 이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눈에 보이지 않은 곳들에서 얼었던 것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져 침하되고 균열을 만들 수 있다.

노후 건축물의 경우 주의를 더 해야 한다. 축대나 옹벽 주변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배부름 현상으로 부풀어 오르거나 없었던 균열 등이 생겼는지 잘 살펴야 한다. 해빙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이를 대비한 점검과 진단이 꼭 필요하다. 전기, 가스안전 점검 등도 해봐야 한다.

안전점검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시로,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살펴야 한다. 우리가 경험상 잘 알고 있듯 안전사고는 많은 경우 안심했던 곳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한다. 그렇기에 본 곳 또 보고, 주의에 또 주의를 거듭해도 지나치지 않다.

겨울의 끝자락에 많이 지쳐 있을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들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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