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는 시기다. 여름에는 고온다습한 날씨와 장마철 호우로 인해 전기화재도 많고 감전사고 위험 또한 높다. 화재 및 안전사고는 겨울철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전체 화재 건수에 비해 전기화재 비율이 평시보다 폭염 기간 중 약 10% 증가했다. 재난연감 통계에 따르면 감전사고도 7월과 8월에 가장 많았고, 여름에 발생한 비율이 다른 계절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여름철 전기화재는 냉방기 사용으로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과부하가 걸리거나, 햇볕에 노출된 전선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 기간에는 드물지만 뜨거운 열기로 인해 축적된 유증기가 폭발해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영국 런던의 24층 고층아파트에서 일어난 대형화재는 여러모로 경종을 울렸다. 화마를 당한 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비도 없었고 경보설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 시 행동요령도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구조 특성상 화재 발생 시 확산속도가 빠르다. 대피와 화재진압에 어려움이 많아 피해도 크다. 화재발생을 가정한 평상시 화재대비와 초기진압 훈련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제일의 예방책은 ‘기본 준수’다.

전기사용 안전수칙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젖은 손으로 전기제품을 만지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또 전기 설비를 살펴보기 전에는 먼저 분전함 차단기를 내리고 작업해야 한다. 전기기구를 수리할 때도 반드시 전원을 끄고 고무장갑이나 절연장갑을 낀 상태에서 만져야 한다. 누전차단기가 정상 작동하는지도 확인하고 건물 외부에 노출된 전선은 미리 살펴서 손상 여부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 시 전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과부하를 막기 위해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금지하고, 멀티콘센트의 허용전력을 확인 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 전용 멀티탭을 사용하거나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는 것도 좋다.

유류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유증기가 축적되지 않도록 자주 환기시키고, 주변에서 라이터 등 점화원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각층별로 있는 방화문도 점검해야 한다. 현행 건축법상 모든 고층건축물에는 열·연기를 막기 위해 층별로 갑종방화문이나 자동방화셔터가 설치돼 있다. 방화문은 언제나 닫혀 있어야 하며 자동폐쇄장치에 의해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여야 한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환기를 위해 방화문을 열어 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안전’은 그 무엇보다 상위에 두고 염두에 둬야할 개념이다. 안전을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 안전벨트는 당연히 불편하다. 그렇지만 그 벨트를 통해 혹시나 있을지 모를 큰 사고 시의 피해를 줄일 수 있기에, 우리는 불편을 감내한다. 화재를 대비한 안전수칙과 예방조치들도 마찬가지다. 불편하지만 만약을 대비한 ‘안전벨트’인 것이다.

아울러 관리종사자들의 안전 관련 교육과 화재 예방, 근무요령, 상황별 대처방법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화재사고를 줄인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입주민들과 관계자들의 세심한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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