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냉방기기 사용 증가 '전기화재 위험'

전기사용량 급증·습기 등으로
전기화재·감전사고 비율 증가

변압기‧실외기 화재에도 주의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여름철 폭염기·장마철을 중심으로 화재사고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올 7~8월에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냉방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인한 전기화재 위험에 주의를 당부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2007~2016년) 전체 화재 대비 전기화재 비율은 평시에 비해 폭염기간 중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과부하가 걸리거나, 햇볕에 노출된 전선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소별로 살펴보면,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생활서비스 업종 사업장(유흥주점, 노래방, 식당, 고시원, 독서실 등)에서의 발생 비율이 평시에 비해 4%나 증가했고, 주택, 자동차의 경우에도 각각 2% 증가(주택 평시 25%, 폭염기 27%)했다.

또한 건수는 적지만 폭염기간에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축적된 유증기가 폭발해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

실제 지난 10년간 이 기간에 발생한 대형화재 10건 중 원인미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증기 폭발로 인한 화재가 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27일에도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의 한 빌라 보일러실에서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폭염 기간 중 크게 증가하는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기사용 안전수칙을 꼭 준수해야 한다.

우선 전기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전선이 땡볕에 노출돼 있지 않은지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전기제품을 과도하게 장시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부득이 장시간 사용할 경우에는 중간에 잠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폭염기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시 전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과부하를 막기 위해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금지하고, 멀티콘센트의 허용전력을 확인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 전용 멀티탭을 사용하거나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 화재 발생률을 더욱 낮출 수 있다.

유류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유증기가 축적되지 않도록 자주 환기시키고, 주변에서 라이터 등 점화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조송래 중앙소방본부장은 “폭염 기간 중 전기 시설을 사전에 꼼꼼히 점검 후 사용하고, 관련 안전수칙을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여름철에는 전기사용 급증 원인뿐만 아니라 고온다습한 날씨와 장마철 호우로 인한 전기화재도 많고 감전사고 위험 또한 높아진다.

국민안전처 재난연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1~2015년) 총 2870건의 감전사고가 발생해 187명이 사망(연평균 37.4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7월에 3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8월이 365건으로 여름철에 다른 계절보다 2배 가량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전력이 흐르는 충전부(전압이 걸려있는 부분)에 직접 접촉해 발생한 사고가 57%(1,629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아크 발생 25%(721건), 누전 11%(320건) 순으로 나타났다.

충전부 접촉사고는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습한 날씨로 인해 장갑이나 의류가 젖은 상태에서 작업을 한 경우에 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 군포시 주택개발현장에서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하다 감전돼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서울 관악구 소재 주택에서 습한 날씨에 노후 옥외 인입선 교체 작업 중 감전돼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여름 장마철 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젖은 손으로 전기 제품을 만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전기 설비를 살펴보기 전에는 먼저 분전함 차단기를 내리고 작업해야 하며, 전기기구를 수리할 때도 반드시 전원을 끄고 고무장갑이나 절연장갑을 낀 상태에서 만져야 한다.

전기합선이나 누전에 의한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누전차단기 버튼을 주기적으로 눌러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건물 외부에 노출된 전선은 미리 살펴서 손상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피복이 벗겨진 전선은 절연테이프로 꼼꼼히 감싸 습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고 노후 전선은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만일 폭우로 인해 가옥의 일부가 침수됐다면 즉시 분전함 차단기를 내려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또 침수지역에 들어갈 때는 전기가 흐르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물에 잠겼던 가전제품을 그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국민안전처 조덕진 안전기획과장은 “전기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가로등과 신호등뿐만 아니라 입간판, 에어컨 실외기 등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대 내에서는 냉장고, 콘센트, 에어컨 실외기 등에 쌓여 있던 먼지가 습기와 만나 착화돼 발생하는 화재에 주의해야 한다. 평상시 알콜 등으로 먼지를 깨끗이 제거해 습기와 전기 스파크로 인한 착화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기의 통풍구를 막는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실외기 화재사고에 대해서도 예방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3년(2014년~16년) 동안 국민안전처 국가화재정보시스템(NFDS) 및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으로 접수된 에어컨 화재 사례 총 472건 중 실외기에서 발화한 사고는 299건(63.3%)이었다. 또한 실외기 화재원인 확인이 가능한 289건을 분석한 결과, 194건(67.1%)이 열악한 설치·사용 환경이나 제품 노후화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외기 화재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제조업체에서 권장하는 엔지니어를 통해 에어컨을 설치하고 실외기 주변은 항상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동주택에서는 낡은 변압기가 갑자기 늘어난 전력사용량에 따라 과부하로 인해 폭발이나 화재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미리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전력사용량 조절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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