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화 소장의 조경 Q&A <27>

▶ 아파트에 그늘진 곳은 나무가 죽어 휑한데 그늘에서 사는 식물이 있는지.

공동주택은 높은 건물과 건물의 좁은 간격, 건물사이의 좁은 조경공간과 화단 등으로 그늘이 지는 곳이 많다. 또한 입주시에 심어져 있던 나무가 자람에 따라 처음보다 그늘을 많이 만들어 하단부에 심어져 있던 나무들의 생육여건이 나빠지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 여러 이유로 공동주택에서 주어진 조건에 맞는 수목과 초화류를 심고 가꾸려면 주기적인 관찰을 통해 빛의 세기, 흙의 성질, 수분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면 재배치와 그에 맞는 식물소재를 심어 가꿔야한다.

일반적으로 ‘양지식물’이라함은 직사광선의 빛이 드는 곳에 잘 자라는 식물이며 여름을 기준으로 양지쪽에 12시간 이상 빛이 비춘다. ‘음지식물’은 그늘에서 적응력이 뛰어 나지만 강한 햇빛에는 약한 식물을 가리키며 보통 6시간 이하 빛이 비추는 곳이다. 또한 그늘은 밝은 그늘, 반그늘, 그늘 세 가지로 분류하며 널리 쓰이는 표식은 ○양지, ◑밝은 그늘, ◐반그늘, ●그늘이다. 밝은 그늘에서는 하루에 4~6시간동안 햇빛이 들고 직사광선이 아니더라도 밝은 빛이 비친 그늘이며 키가 크고 잎이 작아 수관이 가벼운 나무아래는 그늘이 깊지 않은 편이다.

반그늘은 하루에 2~4시간의 직사광선의 빛이 드는 곳으로 항상 그늘이 드리우는 곳은 아니며 아침에 햇빛이 잘 들지만 오후에는 그늘이 돼 동쪽이나 이와 반대인 서쪽의 화단이 이에 속한다. 그늘은 직사광선의 빛이 없이 반사되는 빛이 비치는 곳으로 건물의 뒤쪽, 고층건물의 측벽이 그늘이 되는 곳이다. 이렇게 이론적인 구분에도 불구하고 그늘정원에 맞는 식물을 키우기는 쉽지 않으므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정원의 빛 조건을 가장 확실하게 아는 방법이다. 빛이 부족한 징후로는 줄기가 햇빛을 향해 자라고 가늘고 연약하게 자라며 잎이 무성하고 꽃이 잘 피지 않는다. 또한 무늬가 있는 잎의 경우에 무늬가 없는 초록색으로 변한다. 빛이 과다한 징후로는 잎의 가장자리부터 타며 시들시들해지고 잎이 꼬부라지며 꽃의 색이 선명하지 않고 색이 연해진다. 그늘에서 잘 적응하는 식물체의 특징을 보면 보편적으로 잎이 크고 얇으며 거친 느낌을 주거나 잎이 길고 좁아 하늘하늘 고운 질감을 보여준다.

큰 나무 밑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은 조릿대, 맥문동, 사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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