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화 소장의 조경 Q&A <26>

▶ 근무 아파트는 올해 7년차로 군데군데 소나무가 군락으로 식재돼 있다.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대해 알고 싶다.

우리나라에 소나무재선충이 알려진 것은 1988년이다. 부산 금정산을 시작으로 제주도를 비롯해 경상남·북도, 강원도, 경기도까지 전 국토에 소나무가 수난을 겪고 있으며 한번 감염되면 치명상을 입혀 ‘소나무에이즈’라고 불린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어 확산속도를 줄이는데 많은 비용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선충의 크기는 1㎜ 내외로 실처럼 가늘고 길쭉하게 생겨 마치 사람의 몸속에 기생하는 해충의 모습과 흡사하며 입안에 바늘같이 뾰족한 침이 있어 소나무 조직에 침을 꽂고 양분을 빨아먹는다.

소나무재선충의 감염경로는.
소나무재선충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매개충을 통해 감염되는데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이 역할을 한다. 소나무재선충은 감염된 소나무에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6~9월 산란을 하면 부화한 애벌레가 나무의 내수피를 먹고 자라고 이때 톱밥 같은 배설물을 밖으로 배출한다. 애벌레는 겨울잠을 자고 4~6월에 번데기가 되며 이때 우화하는 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의 몸속으로 들어가고 선충은 매개충의 몸 안에 서식하다가 솔수염하늘소가 5~7월 성충이 돼 탈출해 소나무 새순을 갉아 먹을 때 나무의 상처부위를 통해 침입한다. 침입한 재선충은 증식 속도가 매우 빨라 5일 만에 다 자라서 20일 후면 20만 마리로 늘어나고 나무의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사람이 혈관이 막히면 죽는 것처럼 소나무도 재선충으로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가 막히면서 서서히 죽게 된다.

소나무재선충에 걸린 증상은.
소나무재선충에 걸린 나무는 6일째부터 잎이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20일이 되면 잎이 시들기 시작하고 육안으로도 감염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0일이 되면 급속하게 잎이 붉은색으로 변색해 가는 걸 볼 수 있다.

소나무재선충 치료방법은.
나무주사(수간주사)와 지상 및 항공방제를 한다. 나무주사는 소나무의 송진이 나오지 않는 시기인 1~3월에 소나무재선충이 감염되지 않은 건전한 나무줄기에 드릴로 직경 6㎜ 내외, 깊이 9cm 정도의 구멍을 뚫고 약제(아바멕틴유제1.8% 또는 에마멕틴벤조에이트유제 2.15%)를 주입한다. 지상에서 동력분무기와 방제차량을 이용할 때는 잎과 줄기에 약액(티아클로프리드10%액상수화제)이 충분히 묻도록 살포한다. 이미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는 효과가 없으므로 건전한 소나무가 방제대상이며 이미 죽은 소나무는 매개충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나무를 베어서 나무 위에 약제를 뿌리고 비닐로 밀봉해 훈증하거나 소각한다.

소나무재선충은 감염된 후에는 치료하기 힘들지만 미리 예방을 해서 재선충의 피해를 막거나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나무로 이 땅이 푸르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동주택에서는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늦어도 4월 말까지 끝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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