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 춘천시 석사동 세경5차임대아파트 김종복 관리소장

세경5차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가꾸고 있는 텃밭의 모습. <사진제공=세경5차아파트>

어느덧 봄이 돼 농부의 마음은 바빠진다. 겨우내 농한기에서 이제 농번기에 들어서 논이나 밭에 거름을 줘야 하는 게 농부의 생활이다.

우리 아파트에는 약 5500㎡(1660여평) 크기의 개발을 안 한 공터가 있다. 입주민들에게 10평 내 경작의 편의를 제공, 많은 입주민들이 공터에서 텃밭을 가꾸고 정리하기 위해 밭을 매고 거름을 주고 씨앗을 뿌리는 등 분주히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입주민들이 작년에 농사지은 농작물 쓰레기를 대형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느라 바쁘다.

입주민들은 서민 임대아파트지만 살기 좋은 아파트라며 행복해 한다. 낮에 아파트 단지에 있는 사람들은 소일 삼아 밭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직장이나 자영업 하는 사람들은 퇴근 후 해질 무렵에 밭에 가서 열심히 가꾼다. 봄의 새싹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등 입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농작물 식재 품목도 다양하다. 상추, 쑥갓, 토란, 토마토, 오이, 고추, 쪽파, 실파, 시금치, 얼갈이배추, 열무, 케일, 양배추, 당근, 호박, 아욱, 근대, 감자, 양파 등 없는 게 없다.

입주민들은 이렇게 밭농사를 지어 서로 나눠 먹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밭농사로 잘 지은 상추, 쑥갓, 아욱 등을 노인정에 보내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는 것을 봤다. 올해에도 할아버지, 할머니, 몸이 아픈 입주민 등 모두 영농을 통해 건강하고, 푸른 새싹의 향기와 수확을 만끽하길 바란다.

단비가 줄줄 내려 부지런히 밭을 매고 거름을 주고 씨앗을 뿌리며 훌륭한 농작물들이 자라나 아파트 단지 내 공터부지가 파랗게 물들면 도심 인접 아파트에서도 부러워할 것이다.

어렵게 생활하는 저소득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민 임대아파트다 보니 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영농 제공 등 임대아파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우리 아파트는 살기 좋고 조용한 아파트다. 입주민 생활불편이 접수되면 관리소 직원이 신속히 세대를 방문해 조치해 주고 있어 입주민들이 매우 좋아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 신뢰를 받고 있음을 몸으로 느낀다.

우리 아파트 단지는 5층짜리 건물 6개동 270세대로 수용거주 인원 약 8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1999년 10월 최초 입주한지 17년 됐다. 춘천시 도심에 이렇게 큰 공터가 있는 곳은 드물다. 부지공터를 깨끗이 관리해 밭농사를 짓는 조건으로 영농 희망세대를 선정, 토지를 무상 제공하니 입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 관리비 납부 징수율도 최고다. 담배꽁초 투기 등 공동 질서 위반행위에 대해 입주민에게 협조를 당부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잘 협조해준다.

앞으로도 텃밭이 있는 서민 임대아파트로써,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아파트로 관리되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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