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통계청이 지난해 9월 7일 발표한 인구주택 총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주택 수는 1637만호이며 그중 단독주택이 397만호(24.3%), 아파트가 981만호(59.9%), 연립·다세대가 238만호(15%)이며 전체 공동주택(아파트, 연립·다세대 합계)수는 1219만호로 우리나라 전체 주택의 74.5%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3/4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아파트는 단독주택과 달리 폐쇄적인 주거형태로 이웃과의 소통과 교류가 단절되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이웃과의 배려나 질서, 협동심 등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최근에는 급속한 이혼율의 증가로 인해 전통적인 가족공동체가 붕괴되면서 부모의 사랑과 정상적인 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의 끔찍한 범죄 사건들도 계속되고 발생되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를 둘러싸고 입주민간의 갈등과 분쟁, 부정과 비리도 끊어지질 않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갈등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최소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으로 추산했다.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해 8월 12일에 공동주택 관리의 독립법인 공동주택관리법을 제정·공포했으며 지난해 8월 말에는 공동주택관리 전담 지원기구인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주체를 LH로 결정했다. 공동주택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 공동체란 “정감이 넘치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거주자들 간의 긴밀한 접촉과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집단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삶의 질을 높여가는 아파트 주민의 집단적인 활동”을 말한다(곽도, 2007).

공동주택관리법 제1조에도 ‘공동주택을 투명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여 국민의 주거수준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설립목적도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화 및 효율화를 통해 누리고픈 아파트 공동체 생활의 가치 실현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2010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우수관리단지 선정 평가기준에도 아파트 공동체의 중요성을 감안해 다른 부문보다는 많은 배점을 부여해 입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살기 좋은 아파트마을을 만들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에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아파트 잡수입의 100분의 30범위 내에 공동체 사업지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가 직접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입주민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아파트 공동체는 아파트 입주민이 참여해 지역의 불편사항이나 현안문제에 대해 입주민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활동이다. 이러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단합과 협력이 이뤄지게 되며, 입주민들 간의 유대도 강화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긍지와 자부심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작은도서관 만들기와 운영, 에너지 절감이나 폐자원 활용, 입주민의 의식을 높이는 교양강좌 개최, 실버 세대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실시, 우수아파트 견학 등 입주민 스스로가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해 나간다면, 입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입주민의 공동체 의식도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웃과의 존중과 배려심이 생겨나게 되며 구성원들간의 인간적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양보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역량도 기르게 된다. 이러한 아파트 공동체는 지역사회 발전과 함께 국가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아파트 공동체가 활성화 되면서 아파트 내의 분쟁과 갈등 비리 등은 자연히 없어지게 된다. 앞으로 초기 단계의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정부와 공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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