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관리소장으로 근무…열정 덕분이죠”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한 뒤에도 한결같은 열정과 봉사정신으로 아파트 등을 관리해 온 관리소장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 군포시 산본11단지주공아파트(11개동 1400세대) 신동문 관리소장(73세)은 지난 1976년부터 아파트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청량리 미주아파트, 여의도 라이프 쇼핑센터 관리소장을 거쳐 지난 2005년부터는 산본11단지주공아파트에서 근무, 37년간 꾸준히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해 왔다.

- 산본11단지주공아파트 9년 근속을 비롯해 관리소장으로만 37년을 근무하셨는데 주택관리업계에서 장기근속한 비결이 있다면.
단지 내 노후 시설물 관리 및 하자처리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입주민 민원을 귀담아 듣는 열정과 봉사정신이 입주민들의 마음에 닿은 게 아닌가 싶다.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비결을 말하자면 ‘건강관리’를 들고 싶다. 건강해야 내 직장도 지킬 수 있다. 내 경우 평소에도 호흡기관이 불편했는데 환갑을 지난 후부터 걷는 것도 힘들어져서 병원에 갔더니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그 때부터 건강을 되찾기 위해 안양천 일대를 매일 같이 만 보씩 걸었다. 덕분에 지금은 많이 나아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 37년간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다 보면 위기상황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예전에 근무했던 한 단지에서 경리직원이 체납관리비와 전출 세대로부터 받은 중간관리비 2천여만원을 횡령한 적이 있었다. 체납관리비의 경우 관리사무소에서 독촉장을 보내면 발각될 수 있으니 횡령한 세대의 독촉장을 은폐해 발송하지 않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 횡령사실을 알게 된 후 아찔했지만 경리직원에게 한 달의 유예기간을 주고 횡령한 금원을 채워 넣게 한 뒤 해고처리했다. 그 이후로는 현금취급을 최대한 지양하고 결제 전에 영수증과 통장을 확인해 수입 지출을 꼼꼼히 대조해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는 어떻게 이겨냈는지.
어떤 일이든 그렇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어렵다. 관리소장은 동대표, 관리직원 등의 중심에 서서 소통을 해야 하는 존재인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면 트러블이 생기고 괴로워진다. 결국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매년 봄·가을 동대표, 부녀회원, 통장, 노인회원, 관리직원들이 두루 참여하는 단합대회를 열어 체력단련과 친목도모를 하고 있으며 몇 해 전까지는 단지 내 척사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태안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동대표, 부녀회원, 통장, 관리직원들이 모두 합심해 봉사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소통도 수월해 지고 슬럼프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지은 지 20년이 넘은 단지다 보니 냉·온수관 누수, 녹물, 낮은 수압, 승강기 노후 등으로 불편을 겪는 입주민들이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대표회의 의결을 받아 냉·온수 라이닝 공사 및 부스터펌프 설치 공사, 승강기 전면교체 공사를 실시하고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재도장공사와 옥상방수공사를 실시해 단지 내·외적인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공사를 하는 동안에는 힘든 점도 많았지만 공사를 마치고 입주민들이 ‘수고 많았다’, ‘단지가 정말 살기 좋아졌다’ 등 칭찬과 격려를 해 줄 때 보람을 느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일단 관리소장으로서의 목표는 단지 내에 지하주차장이 없어 발생하는 주차난을 해결해 입주민들이 좀더 편안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 소유 공터 일부를 입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와 협의를 마친 상태고 차후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단지 내 테니스장과 놀이터 일부를 주차장으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노인들의 건강 및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고독하지 않게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어 얼마 전 노인건강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 후배 관리소장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관리직원들을 가족같이 잘 보듬어 줬으면 한다. 또한 젊었을 때는 소규모 단지, 대규모 단지, 분쟁이 있는 단지 등을 두루 다니며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 더불어 운동, 친목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택해 업무 스트레스를 빨리 해소시키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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