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사전준비로 열병합시설 성공적으로 도입

정 경 환 관리소장
서울 동작구 대방대림아파트

▲경기기계공고 서무과 행정서기(80∼82) ▲서울 답십리 태양아파트 관리과장(82∼94) ▲서울 신대방우성아파트 관리과장(94∼97)
▲서울 신대방우성아파트 관리소장(97∼04) ▲現 서울 대방대림아파트 관리소장 근무 ▲주관협 동작지부장 역임
△서울시 푸른마을상 우수상 수상(01) △서울시 그린콘테스트 조경·환경분야 금상(02) △서울시 우수단지평가 금상(03)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절약실천 모범아파트 우수상(05) △주택관리사보(96) △건축설비기사 2급(92) △조경기능사(03)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도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80여개 단지에 이른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열병합발전 도입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열병합발전 도입사업을 두고 입주민간 분쟁을 겪기도 했다. 따라서 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준비,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지난 2004년 열병합발전 시스템 공사를 무사히 마치고 현재 공사비를 상환 중인 서울 동작구 대방대림아파트(14개동 1628세대)의 정경환 소장도 “철두철미한 사전준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사업을 추진한 아파트는 물론 시공업체, 부품공장 등을 수차례 방문·견학,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한 분석, 적극적인 입주민 의견 수렴 등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정경환 소장. 정 소장에게서 원활한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사업을 위해 관리주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들어 봤다.

◎ 업추진 당시 어려움은 없었는지.
대표회의에서 처음 열병합발전 도입을 언급한 것은 2003년 말로, 당시만해도 아파트 내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이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보도 부족했고, 도입 사례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서 손놓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했다.
이에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여러 차례 열었고 대전과 서울지역의 기 시공 아파트를 방문했다.
또한 에너지관리공단측에 열병합발전 타당성 조사분석을 의뢰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면 어떠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자문을 받기도 했으며, 공단이 주최하는 열병합발전 관련 교육·세미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유관기관이 발간한 기술서적, 홍보책자 등을 적극 활용해 정보 부족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 입주민들의 동의율이 높은데.
사실 열병합발전 도입사업은 모험에 가까운 것이었다. ‘열병합발전’에 대한 입주민들의 인지도가 무척 낮았고, 아파트 설비 개선을 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인다는 것 자체에 의구심을 가진 입주민들도 많았다.
이에 관리주체는 대표회의와 함께 입주민 다수가 참여한 가운데 전문업체의 사업설명회(입찰 전)를 총 5회 열었고, 동대표들은 물론 부녀회원들과 통·반장단, 기타 희망하는 입주민들과 함께 열병합 도입공사를 마친 인근 상도건영아파트와 사당극동아파트, 전국 최초로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도입한 대전 계룡대아파트를 견학하는 등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난방 불균형 해소와 관리비 절감, 환경보호 등 열병합발전의 장점을 홍보하는 데에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94%라는 높은 동의율을 얻을 수 있었으며, 대표회의도 사업을 최종 결의하는 데에 있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뒀던 것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선정하고,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것이 적극 협조해 준 입주민들에 대한 보답이었다.
그러나 열병합발전을 도입키로 결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러 업체로부터 선동, 부추김 등이 잇따랐다.
당시만 해도 적격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고 검증된 업체를 골라낼 수 있는 정보도 전무했다. 산자부 예규 ‘적격심사평가표’가 있기는 했으나 실적·기술력 위주가 아닌 공사금액 위주여서 이를 전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관리소장은 물론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될 관리직원 모두 입찰에 참가한 기업을 직접 방문했다. 본사 임직원은 물론 담당 인력과 부품공장까지 두루 살피면서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지, 사후관리능력은 충분한지, 각 기업이 제시한 관리비 절감 가능액이 실현 가능한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해 대표회의에 보고했다.
이후 대표회의는 ‘적격심사평가표’에 사후관리능력을 포함해 108점 만점에 100.5점을 획득한 곳을 낙찰업체로 선정했다.

◎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공사를 계약했는데.
발전기와 보일러, 자동제어시스템 등의 설비와 달리 배관은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사용할 수 없는 부품이다. 따라서 노후 배관을 교체하려면 별도의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낙찰 업체로부터 배관설비 교체까지 열병합발전 시공비 수준의 금액으로 공사를 실시한다는 약속을 받아내 공사비 절감에 도움이 됐다.
또한 변압기 용량 증설과 급수시설 개선, 기관실 환기 팬 교체 등의 공사도 더불어 실시할 수 있었다.
최근 열병합을 도입하는 아파트의 이러한 부대공사는 일반화돼 있다고 하는데, 우리 아파트가 좋은 선례를 남긴 것 같아 흐뭇하다.

◎ 현재 관리비 절감, 사후관리 등의 문제는 없는지.
분석 결과 매년 8억4천만원의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고, 절감액의 13% 가량을 공사비 상환 대신 입주민들에게 환급한다는 약속도 지켜지고 있어 절감부문 목표는 100%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관리비 절감액은 유량을 열량으로 정확히 환산한 것이고, 각 밸브의 구경(口徑) 차이의 비를 반영한 것이므로 단순한 수치 산출보다는 과학적이다.
그러나 사후관리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부품이 독일산이다보니 신속한 A/S가 어렵고, 아파트 관리직원 대상 교육도 연 1회에 그치고 있어 자체 기술력 배양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에 시공업체에 기술교육과 자문제도의 확대, 보다 신속한 A/S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 지원제도에 자금 지원 외에도 국산부품 생산, 전문인력 양산 등을 위한 정책이 포함된다면 전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

◎ 열병합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관리소장들에게 조언한다면.
다시 한번 철저한 사전준비를 강조하고 싶다. 해당 아파트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검토, 정보 수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년 전과는 달리 최근 열병합발전 관련 전문업체가 상당수 늘어났다. 따라서 풍부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춘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산업자원부가 고시한 ‘소형열병합발전시스템 ESCO투자사업에 대한 적격심사기준 표준안’을 기준 삼아 좋은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관리주체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 시공 아파트와 전문업체 방문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시스템을 설치한 아파트를 찾아가 노하우를 얻고, 업체의 기술력·사후관리능력을 직접 파악한다면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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