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 효과 높아…전국 48개 단지서 열병합 도입

▲ 아파트에 설치되고 있는 열병합발전기 시스템
가스엔진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와 열을 발생시켜 이를 각 세대 등에 공급하는 열병합발전 시스템이 아파트 에너지 절약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48개 단지(4만5493세대) 외에도 최근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신축계획에 열병합발전 시스템이 포함되는가 하면 지역난방 단지에 소형 열병합발전기가 설치되는 등 전국적으로 보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시스템의 효율성 등을 고려, 아파트 내 열병합발전 시스템 설치사업을 집중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집행된 ESCO자금 내역을 보면 총 3백31억9천1백여만원 중 아파트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 설치를 위한 자금은 2백43억1천9백여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더욱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약 20∼30%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이미 입증된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은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급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내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 보급이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원활하게 추진돼 온 것은 아니다. 초기 투자비 과다 등의 이유로 시스템 도입을 반대하는 입주민들의 의견이 묵살되거나 에너지 절감량이 업체측에서 제시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일부 입주민들의 지적도 있다.

특히 최근 시공업체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일부 단지의 사업 추진과정에서 사업비 덤핑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각 시공업체마다 에너지 절감량과 공사비 내역, 성과배분 등의 계약조건 산출도 상이해 사업을 추진하려는 아파트에서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시스템 도입과정에 공정성을 기하고 적절한 업체를 선정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아파트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사업의 표준화’를 추진키로 하고, 이에 대한 입주민들과 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있다.

이에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아파트 내 보급 현황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사업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을 진단해 봤다.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사업 표준화’는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 열병합발전 도입 증가추세

지난 3월 현재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이 설치된 전국 아파트(에너지관리공단 집계)는 모두 48개 단지에 달한다.
지난 2002년 충남 계룡시 계룡대아파트와 대전시 동구 신동아아파트에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2002년에는 5개 단지, 2003년에는 9개 단지, 지난해에는 총 26개 단지에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이 설치됐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시 청량리 현대아파트와 경기 수원시 선경3차아파트 등 8개 단지가 본격적인 시스템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상도건영아파트를 비롯해 12개, 대전·충남이 10개, 인천이 7개, 대구·경북·울산이 6개, 경남·부산이 6개 단지 등이며, 가장 최근에는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 건영아파트에도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이 설치되는 등 전국적으로 보급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시 도시개발공사가 건설 중인 943세대 규모 신축 아파트에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으며(2007년 말 완공 예정), 지역난방 방식의 서울 가락우성아파트는 지역난방 열을 그대로 사용하고 폐열을 회수하면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난방과 열병합발전의 복합 시스템을 도입(오는 11월 본격 가동)키로 하는 등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적용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국내 여건상 대규모 발전시설의 건설이 여의치 않고 지역난방 보급에도 지역적인 한계가 있어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 설치된 아파트에서 시스템의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어 정부에서도 ESCO자금 확대 등 다양한 장려대책을 수립·시행중”이라고 밝혔다.

◈ 에너지 절약효과 탁월
이처럼 아파트 내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수십억에 달하는 투자비에 비해 3년만에 전국적으로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 에너지 절약효과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산업자원부가 지난해 전국 48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의 타당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력과 가스 등의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 2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가스연료의 사용량은 22% 증가하나 자체 전력생산으로 시스템 전체 수전량의 75%를 감소시켜 총 에너지 사용량의 20%를 줄일 수 있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백67억원에 달한다.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효율관리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에너지 사용량은 0.273N㎥로 중앙난방 방식(0.404N㎥)보다 0.131N㎥을 줄일 수 있으면서도 종합효율은 약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대기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도 1/3 가량 줄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환경친화적인 난방시스템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문시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의 한 아파트에서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결과 기존 중앙난방 방식에 비해 연료비용은 12% 증가한 반면 전력비용이 무려 88%가 감소해 총 32%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며 “이는 각 세대당 관리비를 최고 60만원(연간) 가량 절감한 수치이며, 투자비 회수가 끝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관리비 절감효과를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정부 지원도 활발
이와 같은 장점을 적극 홍보하며 정부는 지난 2002년부터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 장려대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오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상당수 아파트가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의 지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매년 상반기 내에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신청 접수가 마감되고 있는 기현상도 아파트 내 열병합발전 시스템 설치 붐이 크게 작용했다.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은 건당 총 2백억원 내에서 열병합발전 시스템 등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자금의 100%를 지원하며, 조건은 5∼7년 분할상환(변동금리 2%, 고정금리 3% 적용)이다.
또한 설치장려금(아파트 수령, 3천만원 내에서 kW당 3만원)과 설계장려금(업체 등 수령, 5백만원 내에서 kW당 5000원), 투자금액의 10% 공제(법인세 또는 소득세) 등도 정부의 효과적인 장려대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도시가스요금 우대 적용(주택난방용 요금보다 약 15% 저렴), 개별난방 보일러에 대한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지원 중단(2004년 7월부터) 등도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경제성을 상대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관리공단 등은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도입 타당성 분석을 원하는 아파트에 대해 인력을 파견해 직접 분석을 실시하는 등의 지원대책을 펼치고 있으며,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소장 등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홍보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운전실태와 만족도를 현장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입주민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났다.”며 “투자비 회수도 4년 정도로 병원 등 타 건축물에 비해 짧아 상당한 경제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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