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아파트’ 만들기에 주력

▲ 이상범 구청장이 지난해 11월 10일 출범한 '울산광역시 아파트 입주자대표연합회 북구지회'를 창립했다.
‘행복한 공동주택 가꾸기’, ‘아파트 문화공간 만들기’. 말만 들어도 따뜻함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말들이다.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쉬는 아파트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붙여진 이 사업 명칭은 공동주택을 입주민들의 생활 공동체로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사는 삶의 터전으로 만들지를 고민한 울산시 북구의 노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현재 79개 단지에 2만9000여세대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북구는 지난 98년부터 아파트 단지 내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도서관을 비롯, 각종 강좌 및 행사가 가능한 문화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행복한 공동주택 가꾸기 사업’을 추진해 관내 아파트 단지 가운데 주민간 화합을 도모하는 데 앞장선 아파트를 선정·시상하고 있다.
이제 ‘웰빙아파트 만들기’라는 명칭으로 업그레이드된 이 사업은 한층 체계적인 아파트 공동체 문화 조성을 위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 문화공간 설치비용 지원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라는 말이 이미 낯설지 않은 지 오래 됐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꾸준히 이를 견인해 주고 있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그러나 울산 북구는 지난 98년부터 단지 내의 자투리 공간에 문화공간을 조성하고자 하는 아파트에 최고 5백만원까지 지원해 주는 ‘주민자치 문화공간 설치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말까지 문화청솔아파트, 화봉대우그린홈아파트, 쌍용아진1차아파트 등 총 16개 단지에 입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마련됐다.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총 6천1백만원을 들여 16개 단지에 문화공간을 조성했고, 올해에는 2개 단지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렇게 구성된 문화공간 덕에 각 아파트 단지의 부녀회가 뭉쳐 지난 2001년 11월 ‘문화공간협의회’라는 협의체를 창립, 매월 둘째주 화요일 월례회의를 개최하고, 단지간 문화공간 운영에 따른 정보교류 및 정책개발, 공동사업 발굴, 신설 문화공간 지원사업 등에 앞장서고 있다.
협의회에서는 자체적으로 가족생태 기행이나 독서발표회, 정기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해 아파트 담장을 넘어 화합의 장을 일구고 있다.
구는 문화공간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0월 아파트 입주자들과 문화공간 협의회 임원,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운영비 지원과 홍보방안, 문화공간 설치시 기준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각 단지의 문화공간에 마련된 독서실에 2백만원씩의 도서구입비를 지원,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총 10개소에 2천3백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5개 단지에 총 1천여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 ‘웰빙아파트’ 만들기
올해부터 실시하는 ‘웰빙아파트 만들기’ 사업은 구가 지난해 시범적으로 관내 14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한 공동주택 가꾸기’ 사업의 업그레이드 판이라 할 수 있다.
구는 지난해 이웃간 장벽을 허물고 주민화합을 도모한 14개 시범 단지를 대상으로 ▲공동체 의식개혁 운동 ▲공동체 의식 활성화를 위한 주민 문화운동 전개 ▲친환경적 생활운동 전개 등 4개 항목 20개 실천덕목을 평가해 천곡동 대동한마음타운과 연암동 LG진로아파트를 각각 최우수 및 우수 아파트로 선정했다.
입주민들의 호응과 제도 시행의 효과가 좋아 올해에는 평가항목에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개혁 운동’을 추가하고 관내 100세대 이상 아파트 62개 단지를 대상으로 ‘웰빙아파트’ 만들기를 추진한다. 구는 최우수, 우수, 장려 아파트 등 총 4곳을 선정, 인증판 부착 및 시상금을 수여할 방침이다.

◈ 자치회장 간담회 정례화
울산 북구는 연간 2회 관내 아파트 자치회장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직접 뛰어 들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들을 수렴하기 위한 구청장 공약의 일환”이라며 “청취된 의견들은 행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자치행정, 문화공보, 환경미화, 도시교통, 건축, 건설, 농림수산과 공무원이 참석하고 구청장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다. 지난해에는 이를 통해 약 30여건에 달하는 입주민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해 처리했다.
이상범 구청장은 지난달 11일 구청 회의실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제도를 정비해 해결 가능한 문제들은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입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북구는 각 사업별로 담당 부서를 세분화해 ‘웰빙아파트 만들기’는 자치행정과, 아파트 문화공간 운영은 문화공보과, 아파트 입주자 대표 연합회 관리 및 관리주체 교육, 공동주택 지원조례 제정 등은 건축과 소관으로 부서별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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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인터뷰

이상범 구청장

“아파트 관리와 관련한 입주자 대표 교육 실시”

⊙ 타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문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의지가 남다른데.
현재 북구지역의 전체 주거비율 가운데 공동주택이 65.5%를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자치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공동체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반이라는 생각으로 미리 입주민들의 의견을 간담회나 워크숍 등을 통해 수렴한 뒤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행중인 웰빙아파트 만들기와 문화공간 설치사업 등은 모두 시범 사업이나 의견수렴을 통해 그 성과가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바람직한 공동주택 관리를 위해 지자체가 입주자 대표에 대한 교육을 펼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데.
지난달 11일 열린 ‘아파트 자치회장 간담회’에서도 ‘아파트 입주자 대표 교육 실시’에 대한 건의가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한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의 교육계획을 수립, 입주자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해 예산을 확보한 뒤 강연회(워크숍)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 공동주택 지원조례 제정을 위한 구청장의 소신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최대 관심사항이나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원조례 제정 자체보다는 재원마련이 문제인데, 공동주택 입주민들에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타 지방자치단체의 사례 등과 예산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
아직까지도 아파트에 대한 행정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관심 제고와 제도 정비를 통해 보다 많은 입주민들이 살기좋은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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