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아파트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아파트 전경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아파트 전경

지하주차장 재도장, 입주민 불편 해소·한국색채대상 수상 견인

컬러유니버설디자인으로 위치 식별 용이…화사함도 더해

재도장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의 단지에 대한 애정 돋보여

[아파트관리신문=고현우 기자] 우리나라의 공동주택은 일반적으로 준공된 지 15년 이상이 지나면 노후화된 것으로 분류한다. 사람으로 치면 노인·고령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노후 공동주택 지원사업’을 실시할 때 사업 대상을 준공된 지 15년 이상이 지난 아파트로 규정한다.

그런데 준공 후 15년을 앞두고 있음에도 세월을 거스른 듯 깔끔하고 화사한 미관을 가진 아파트가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소재한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아파트다. 이 아파트를 찾아가 신축 공동주택 못지않은 미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왼쪽부터) 정석준 입대의 이사, 이수현 관리소장, 최진욱 입대의 회장
(왼쪽부터) 정석준 입대의 이사, 이수현 관리소장, 최진욱 입대의 회장

입대의의 적극적 참여, 성공적인 재도장 이끌어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는 지난 2021년 전임 입주자대표회의가 출범하면서부터 단지 내에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지 외벽 및 지하주차장 재도장공사였다.

일반적인 노후 아파트가 그러하듯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 역시 재도장공사 전까지만 해도 단지 외벽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크랙이 발생하는 등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전임 입대의는 재도장 과정에 직접 참여해 단지 외관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아파트 이수현 관리사무소장은 “지난해 1월 처음 부임했을 당시 아파트 외벽이 2009년에 준공됐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하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전임 입대의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은 노후화와 더불어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던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반층마다 조성되는 등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또한 층수에 대한 표기도 동별로 제각각이어서 고령 입주민, 어린이, 방문객들은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당시 동대표 일원이었던 현 입대의 정석준 이사가 현직 디자인 업체 대표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정 이사는 재도장업체에 ‘주차장에 출입하는 그 누구라도 자신의 위치를 잘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뿐만 아니라 출입자가 같은 주차장으로 출입하더라도 매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역마다 다른 색으로 배색할 것을 요구했다. 전임 입대의는 정 이사를 필두로 재도장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결국 이 아파트 미관의 비결은 성공적인 재도장을 이끈 입대의의 단지에 대한 애정과 적극성이었다.

입주민 만족 위한 노력, 디자인 우수성 인정으로 이어져

지하주차장 재도장 후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의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주차장에 밝은 채도의 색감이 더해져 화사해졌다”, “다양한 배색으로 인해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주차장이 아름다워졌다” 등 지하주차장 미관 개선에 대해 특히 만족을 표했다.

“현재 내가 위치한 곳이 어딘지 알기 쉬워졌다”는 실용성에 대한 고평가도 끊이지 않았는데 이는 재도장 당시 컬러디자인을 담당한 KCC 측이 제시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CUD)’을 적용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이란 색약자나 노약자의 사용이 용이하도록 제품이나 시설의 색상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명도·채도 구분 없이 단순히 다양한 색을 배색한다고 해서 모두가 그 색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된 기술이다. 전임 입대의는 이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을 단지 특색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KCC와 수차례 도안을 수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공적으로 재조성된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의 지하주차장 색채디자인은 지난해 11월 한국색채학회에서 주최한 한국색채대상 BLUE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한국색채학회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공동주택 대부분은 신축 공동주택으로 재도장공사를 통해 수상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번 수상은 그 의미가 크다.

입대의의  지속적인  노력이  입주민  만족도  향상, 불편 해소와 더불어 한국색채대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진 것이다.

 

재도장공사를 마친 직후 지하주차장 모습. 주차장 진출입로 양 옆과 구역마다 다르게 배색함으로써 입주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위치가 어딘지 용이하도록 했다.
재도장공사를 마친 직후 지하주차장 모습. 주차장 진출입로 양 옆과 구역마다 다르게 배색함으로써 입주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위치가 어딘지 용이하도록 했다.

“전 입대의 못지않다”, 노후 시설물 개·보수에 총력 

입주민들의 호평을 받았던 전 입대의가 지난해 8월 임기를 마쳤다. 이후 구성된 현 입대의는 단지 내 노후화된 시설물 개·보수를 주요 현안으로 삼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현 입대의의 이 같은 행보에 “전 입대의 못지않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 입대의는 무엇보다 옥상방수공사의 성공적인 완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옥상에서 발생하는 누수는 세대 내 벽지·화장실 타일 훼손 등으로 개별세대에 작지 않은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근에 3개의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이 입주민들의 수가 적지 않은 단지의 특성을 반영해 단지 내 놀이터 역시 전면 개·보수할 계획이다.

최진욱 입대의 회장은 “준공 후 15년 차에 도래하다 보니 단지 관리에 있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 노후 시설물 개·보수와 더불어 전기·소방·통신설비 등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및 수리에 만전을 기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모델링 된 스터디카페, 단지의 자랑이 되다

이 소장이 판교원11단지힐스테이트에 부임한 후 가장 먼저 주도한 사업은 스터디카페 리모델링이었다. 유명 스터디카페 운영업체의 도움을 받아 노후화된 독서실과 주민 카페 등의 인테리어를 새로이 했다. 이렇게 재탄생한 스터디카페는 고급스러운 시설과 쾌적한 환경으로 인해 다른 단지 입주민들의 부러움을 사는 ‘단지의 자랑’이 됐다. 

이 소장은 “입주민들의 이용률과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앞으로도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 향상을 위해 입대의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모델링된 스터디카페 내부
리모델링된 스터디카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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