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문 등 화재 관련 시설 점검
피난행동요령 등 홍보 활동 필요

지난 성탄절 발생한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진제공=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지난 성탄절 발생한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진제공=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아파트관리신문=양현재 기자] 소방청에서 운영하는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439건의 공동주택 화재가 발생했다. 대략 축구 시합 1경기 정도 시간마다 한 번씩 불이 난 셈이다. 이 기간 화재 사고로 15명이 죽고 93명이 다쳤다. 이렇게 겨울철 빈번하게 발생하는 화재 사고에 대비해 관리사무소는 어떤 점을 더 주의해야 할까?

관리소장과 안전관리자는 ▲소방시설 작동 상태 및 밸브·배관 점검 ▲방화문 물건 적치·소방차 전용 구역 주차 금지 등 사항 준수를 위한 주민 홍보 ▲소방서와 협조해 화재 시 대피 수칙, 심폐소생술 등의 긴급조치법, 소화전 사용법 같은 화재 안전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일부 관리사무소에서 화재경보기 센서 오작동으로 인한 민원 때문에 화재경보기 전원을 내려두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현행 소방시설법은 점검과 정비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을 끌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2년 6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아 50대 부부와 20대 딸이 사망했다. 검찰은 화재가 발생한 날 당직자인 A씨와 관리소장 B씨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약 200차례에 걸쳐 화재경보기 등을 꺼 둬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경보기가 울리지 않아 일가족 3명을 숨지게 했다는 이유다.

이동 편의성과 환기 등을 위해 입주민들이 평소 방화문을 열어두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있지 않으면 입주민 안전이 위협받는다. 지난 성탄절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고에서 사망한 2명의 입주민 중 1명은 10층 입주민이다.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11층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결국 목숨을 잃었다. 사망원인은 연기에 의한 질식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이 아파트는 방화문이 열려 있었고, 계단을 통해 대피하다가 연기를 흡입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아파트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었다면 10층 입주민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지난해 11월 소방청이 발표한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 방안’을 국토교통부는 12월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고 발생 이후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한국주택관리협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 주택관리 관련 주요 단체와 다시 공유했다. 이 화재 피난행동요령은 ▲아파트 내 다른 세대에서 불이 나 화염과 연기가 유입되는 경우 대피할 것 ▲다른 세대에서 불이 났지만 화염과 연기가 유입되지 않으면 자택에서 대기하며 연기를 차단할 것 ▲자택에서 불이 나 외부로 대피할 수 없을 때 대피 공간을 이용하거나 최대한 화염과 연기로부터 먼 곳으로 이동하고 문틈을 막을 것 ▲자택에서 불이 났고 대피가 가능할 경우 출입문을 닫고 계단을 이용해 대피할 것 등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네 가지 상황별 대응 방법을 담고 있다. 해당 내용은 소방청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봉구 화재도 화재 피난행동요령을 입주민들이 숙지하고 있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소방청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는 입주민들을 위한 아파트 화재 피난행동요령 외에도 아파트 관리업 종사자를 위한 화재 피난안전 매뉴얼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를 참고해 관리소장과 안전담당자 등도 화재 사고 시 행동 요령을 파악하고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응하고자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제작한 아파트 전기차 화재 발생 시 관리사무소의 대응 요령을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myapt.molit.go.kr),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www.k-apt.go.kr)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시 노후 아파트 화재 예방 및 피해경감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 관리 기준에 따른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또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화재에 취약한 도내 아파트에 화재경보기 등 안전 장비를 공급하고 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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