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60년, 공동주택 장수명·종합서비스 시대를 맞으며

아파트관리신문 애독자 여러분!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갑진년(甲辰年), 이름만 들어도 새로운 힘이 솟아나는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안팎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이루고 도약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1963년 12월 31일 공동주택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인 공영주택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이로부터 60년이 지난 지금 전체 주택의 약 80%가 공동주택이고, 주택보급율은 10여 년 전에 이미 100%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천만 세대에 달하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의 규모는 단지당 평균 약 600세대로서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첨단 주거로 발전하였습니다.

일본 맨션이 평균 60여 세대이고 우리나라 관광호텔이 평균 130실, 가장 큰 롯데호텔서울이 1000실 조금 넘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규모는 실로 엄청난 것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단지형 공동주택을 기반으로 주차장, 공원, 보안, 통신, 대중교통 등 주거인프라도 획기적으로 발전하여 전 세계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공급 중심의 정책이 한계를 맞고 있습니다. 주택보급율은 이미 100%를 훌쩍 넘긴 반면, 지난해 12월 2일 뉴욕타임즈의 헤드라인 기사 ‘한국은 소멸하는가?’에서 현재 0.7 이하인 한국의 출산율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소멸시켰던 14세기 흑사병 시절보다도 나쁜 상황이라고 합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로 65세 이상 인구가 2040년에는 전체 국민의 30% 이상인 1661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세대수가 증가되고 있으나, 10여년 후부터는 결국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주택 200만호 공급을 목표로 했던 1기 신도시가 30년 이상 되었고, 서울지역 아파트도 평균 20년이 넘었지만, 앞서 언급한 세대수 감소와 함께 용적율 제약, 고령화에 따른 재건축 욕구 감소 등으로 더 이상 대규모 공급 지속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결국, 조만간에 이웃 일본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주택수요 감소와 공동주택의 노후화, 그리고 고령화 이슈를 피할 수 없게 되어, 그간의 공급 중심에서 장수명 관리 중심으로 주택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빨랐던 그간의 발전이 오히려 초대형 거품의 부메랑이 되어 일상적인 유지관리나 대규모 수선 공사를 위한 합의 형성의 어려움 등으로 단독, 소규모 맨션에 비해 훨씬 빠르게 쇠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현대 문명의 가장 획기적인 발명 중 하나로 꼽히는 철근·콘트리트 구조로서 제대로 관리하면 10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할 뿐 아니라, 평균 600세대에 달하는 규모는 잘 활용하면 분명 케어링, 컨시어지 등 종합서비스의 발전에 최상의 환경이기도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용이 도를 깨우치면 비늘의 색이 변하여 청룡이 된다고 합니다. 공영주택법 시행 후 새로운 환갑을 시작하는 진갑을 맞아 저희는 투명성에 집착한 규제 중심의 공동주택 관리문화가 환골탈태하여 진정으로 장수명·종합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