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아파트

봉사단·임차인대표회의·노인회 합심해 공동체 화합 이끌어
채소·김장 나눔, 짜장면데이, 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 개최

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아파트 전경 [서지영 기자] 
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아파트 전경 [서지영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는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이뤄내기 힘든 분야다. 처음 주도하는 한 사람과 이에 적극 호응해주는 사람들의 지지로 공동체는 조금씩 활기를 띠고 어느새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아파트(12개동 1302세대, 위탁관리: 광인산업)는 2년 전 장경숙 주거행복지원센터장(관리소장)이 부임한 후 이웃 간 교류 및 소통 행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단지 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장 센터장의 주도로 아파트 봉사단이 결성되고 임차인대표회의, 경로회 등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이어지면서 단지에 새롭게 피어난 꽃들만큼 아파트 공동체도 활짝 필 수 있었다. 

(왼쪽부터) 임진균 대리, 강연준 기전주임, 유복준 신원투게더봉사단장, 김춘학 노인회장, 우제완 임차인대표회장, 장경숙 관리소장, 김인순 경리과장, 박여경 서무주임, 강성찬 관리과장. [서지영 기자]
(왼쪽부터) 임진균 대리, 강연준 기전주임, 유복준 신원투게더봉사단장, 김춘학 노인회장, 우제완 임차인대표회장, 장경숙 관리소장, 김인순 경리과장, 박여경 서무주임, 강성찬 관리과장. [서지영 기자]

‘노노케어’로 상부상조 

신원마을4단지 입주민들로 구성된 ‘신원투게더봉사단’의 유복준 단장은 “언젠가부터 단지 내 보이지 않던 예쁜 꽃이 많이 보이고 화단이 잘 조성돼 있는 등 변화가 느껴졌는데 알고 봤더니 관리소장이 새로 부임해 생긴 변화였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단지 내 떨어진 쓰레기를 스스로 줍다가 이를 눈여겨 본 장 센터장의 부탁으로 봉사단장을 맡게 됐다. 장 센터장은 “처음 이 아파트에 왔을 때 단지 내 입주민 행사 같은 것이 전무했다. 우선 봉사단을 만들어 이를 중심으로 여러 활동을 펼치고자 했다”며 “봉사단원들을 모으는게 쉽지 않았지만 단지를 돌아다니며 아파트를 아끼고 이웃 간 소통에 적극적인 이들을 한 명씩 찾아내고 소개와 입소문을 통해 봉사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신원마을4단지아파트의 모토는 ‘이웃사랑이 넘치는 아파트’다. 이를 위해 봉사단이 본격적으로 구성된 지난해부터 ▲상자텃밭 운영을 통한 채소 나눔 ▲경로잔치 및 건강 닭죽 대접 ▲짜장면데이 ▲깍두기 만들기 체험 및 나눔 ▲김장 나눔 ▲신원마을4단지 플리마켓&한마음축제 등을 실시해왔다. 

특히 먹거리 나눔에 중심을 둔 이유는 노인세대 등 취약계층이 많이 살고 있는 단지 특성 때문이다. 먹거리를 나누고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웃 간 정이 쌓일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봉사단 유 단장은 “아파트에 노년층이 많은데 그중 건강한 이들이 봉사에 나서서 일종의 ‘노노케어’로 상부상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상자텃밭은 장 센터장이 이웃아파트에서 무상 기증받은 상자 120개에 입주민이 기증한 마사토와 퇴비를 섞어 마련했다. 모종은 따로 비닐하우스에서 주거행복지원센터(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파종 등을 지원하고 봄(4월~5월)에는 상추와 쌈채소를, 여름(7월~10월)에는 오이고추를 심어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입주민들에게 상자를 분양해 각자 쌈채소 등을 키우고 수확하도록 했지만 혜택을 받는 입주민 수가 한정적이고 참여 입주민 간 활발히 교류하는 기회가 되지 못해 신원투게더봉사단과 직원들이 직접 상자텃밭을 운영해 입주민 안전먹거리제공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거행복지원센터 앞에 마련된 상자텃밭 120개에 계절에 따라 쌈채소와 오이고추 등을 키워 주민들에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
주거행복지원센터 앞에 마련된 상자텃밭 120개에 계절에 따라 쌈채소와 오이고추 등을 키워 주민들에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

그 결과 쌈채소는 7회에 걸쳐 동별로 공평하게 550명 이상의 입주민에게 나눠주고 오이고추는 4회에 걸쳐 450명 이상의 입주민에게 나눠줄 수 있었다. 오이고추는 명절을 맞아 입주민들이 고추전을 만들 수 있도록 추석 전날 수확 및 나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유기농으로 키워 연하고 맛있는 쌈채소에 큰 만족감을 표했고 채소 나눔 행사를 통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관리사무소 앞 120개 상자텃밭의 쌈채소와 고추가 커가는 모습은 입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 입주민은 “상자텃밭만으로도 아파트 풍경이 풍성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겨울에는 김장과 깍두기 담그기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나눔의 정을 펼친다. 지난해 제1회 시행 시에는 이웃상가에서 무 등을 무상 기증 받아서 봉사단원들이 직접 무를 자르고 담근 깍두기를 약 200여명의 입주민에게 나눠줬으며 올해는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지원사업을 통해 김장 500포기를 담가 약 200세대에 나눔을 실시했다. 

겨울철에는 깍두기와 김장 담그기를 통해 먹거리 나눔을 실천한다. [사진제공=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
겨울철에는 깍두기와 김장 담그기를 통해 먹거리 나눔을 실천한다. [사진제공=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단지 내 어르신들을 초대해 건강 닭죽과 다과 등을 제공하며 난타공연을 곁들여 맛있는 식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으며 짜장면데이 행사를 통해서도 1인 가구와 독거노인들이 단지 내에서 또 한 번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어르신과 젊은 세대 입주민, 어린이 등 남녀노소 모두가 어울릴 수 있도록 지난해 9월과 10월 플리마켓과 한마음축제도 개최했다. 하루종일 여러 먹거리부스와 캐리커쳐, 페이스페인팅, 비즈공예 등 체험부스, ‘아나바다’ 플리마켓을 운영해 많은 입주민이 북적이며 단지가 활기를 띠었다. 또 주민 장기자랑을 통해 어린이들이 댄스, 태권도, 오카리나 공연 등을 펼치는 모습을 어르신들이 흐뭇하게 지켜보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며칠 전부터 만국기를 설치해 입주민들의 관심을 이끌고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활용했다. 

입주민 한마당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장기자랑을 펼치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사진제공=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
입주민 한마당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장기자랑을 펼치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사진제공=고양삼송신원마을4단지]

“입주민 만족은 물론 이웃들도 부러워 해”

신원투게더봉사단은 천일염, 들기름, 참기름, 옥수수, 절임배추 및 세척무 등의 산지 직거래를 통해서도 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춘학 노인회장은 “때마다 필요한 식자재 등을 멀리 시장 등에 가지 않아도 집 바로 앞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거동이 힘든 주민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판매 수익금과 봉사단 비용 등을 모두 관리비 통장에 입금해 더욱더 투명하고 순순한 봉사를 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아파트에서는 이웃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어르신을 대상으로는 ▲휴대폰·키오스크 활용 교육 ▲무료 이동 진료 ▲밑반찬·전통장 나눔 ▲건강밥상지원 ▲무료 헤어커트 등을 진행하고, 어린이·젊은 층을 대상으로는 LH작은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통해 ▲마크라메 만들기 ▲업사이클링 팝업북 만들기 ▲원예테라피 ▲라탄공예 ▲비즈공예 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주거행복지원센터 한켠에 ‘행복나눔상자’라는 공간을 마련해 입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깨끗한 물건을 갖다 놓고 각자 필요한 물건을 가져갈 수 있게 하고 있다. 

행복나눔박스. [서지영 기자]
행복나눔상자. [서지영 기자]

우제완 임차인대표회장은 “장 센터장이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박식해 우리 아파트에 와서 많은 행사 유치로 공동체 붐을 일으켰다”며 “서로 돕고 어울리며 활력이 넘치는 단지가 되면서 입주민들 삶의 질이 많이 올라갔고 주변 아파트 주민들도 살기 좋은 아파트라며 많이 부러워 한다”고 자랑했다. 

장 센터장은 “임차인대표회의, 노인회, 봉사단의 조력과 입주민들의 관심,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봉사정신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아파트 공동체가 활성화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모든 구성원에 감사를 전하고 “입주민들이 계속해서 기대를 해주는 만큼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행사들을 지속하고 젊은 입주민들이 좀 더 공동체에 흡수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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