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일            SH방화 6,9단지 관리소장    서울시 공공임대주택관리 명인
문종일            SH방화 6,9단지 관리소장    서울시 공공임대주택관리 명인

<1편에 이어>

첫째 혼합단지는 첫 근무지로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장기간 근무하는 소장이 많지 않고 한 번 경험했던 소장들은 다시 혼합단지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혼합단지는 분양아파트와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주민갈등이 심하고 장기수선충당금 지출도 구분돼야 하고 관리비와 잡수입 통장의 인장 날인과 지출결재 및 대표회의 운영 문제도 있다. 이런 문제점은 대표들 간 이해와 협조가 요구되므로 주민 공청회나 간담회를 통해 해결하거나 대청소나 어린이들과의 유기적인 관계가 중요하다.

둘째 영구임대아파트는 노약자와 장애우가 많아 집안의 사소한 일도 혼자 처리하기 힘들어 관리소의 손길이 절실하다. 직원들은 세대 내부 관리는 꺼리므로 ‘주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갖도록 교육하고 소장이 어려움 있는 세대를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특히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의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데 연세가 많고 혼자 살거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TV 등을 크게 틀어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는 주차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간혹 혼자 사는 어르신들과 관련된 친인척이 같이 거주하는 경우 주차 갈등이 있으므로 관련 차량에 대한 주차비를 조금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공공임대와 영구임대가 같이 있는 아파트는 작은 것이라도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아파트는 갈등이 동대표 간 갈등, 직원 간 갈등, 폐기물처리, 주차장 부족, 관리사무소에 대한 신뢰 부족 등 여러 문제가 있어 6개월 이내에 좋은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동대표는 4명이 정원인데 3명이 선출돼 회의 진행이 어려워 정원을 늘려야 했다. 3명 중 2명이 너무 친해 한 명이 의견을 개진해도 의결되지 않았다. 관리규약은 6년간이나 개정하지 못해 부임 이후 선관위를 구성해 개정했고 현 동대표 임기가 끝나면 증원된 숫자의 동대표를 선출하면 해결될 것이다. 또 관리업체가 바뀌면서 일부 직원을 고용 승계하지 않아 경험 없는 직원을 새로 채용해 교육이 필요했고 승계 안 된 직원은 부당해고를 다투고 있어 직원들의 유기적인 화합이 절실했다. 그래서 1개월 동안 매일 아침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 직원의 자세와 화합 등을 지속해 교육했더니 지금은 아주 유기적인 관계가 됐다.

아울러 입주민의 화합을 위해 입주민들이 원하는 칼갈이 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장기간 주차장에 쌓여 있던 폐기물을 부임 후 1개월 이내에 처리해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주민봉사단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외부 차량에 주차비를 받으니 관리소 직원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 ‘낀’ 관리소장이 왜 행복한가? 갈등이 심한 아파트를 6개월이 이내에 정상화하기로 마음먹고 최선을 다했더니 이제는 거의 목표가 달성돼 가고 있다. 갈등과 문제가 많은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에게 열심히 한다는 것이 인정되면 보람도 크다. 나는 소장이 하는 일을 주민들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주민들도 유심히 보고 있다는 것을 입주민이 쓴 편지를 보고 알았다. 편지에는 “이곳에 오래 살면서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체감한 적이 없었다. 비상식과 무법이 당연하게 묵과되고, 관리실은 매달 관리비 청구서나 발송하는 곳이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점차 개선되는 것이 느껴지니 더욱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맛에 어려운 단지에서 일하는 관리소장으로서 아주 행복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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