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 배출 인원 대한 업계의 엇갈린 시선

주관협 “취업난…더 줄여야”
한주협·전아연 “인력난…늘려야”
국토부 “증감 결정 안 돼”

제26회 주택관리사보 제1차 시험이 지난 8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경기 안양시의 한 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제26회 주택관리사보 제1차 시험이 지난 8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경기 안양시의 한 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제26회 주택관리사보 국가자격시험 제1차 시험이 지난 8일 실시된 가운데 총 1만5229명이 응시해 여전한 인기를 보였다.

그동안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합격자 현황을 살펴보면 상대평가이면서 격년으로 치러진 1990년 제1회 시험부터 1998년 제5회 시험까지는 연 평균 3157명이 합격했고,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진 2000년 제6회 시험부터 2019년 제22회까지(제9회까지 격년, 제10회부터 매년 시행) 17년간 연 평균 합격자수는 2572명이었다.

그러다 ‘해마다 주택관리사(보)가 불규칙적으로 과다하게 배출되고 있고 수급조절의 한계로 인해 배출 후에도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으로 배치되지 못하거나 배치되더라도 부당간섭, 부당해고 등 불안정한 근로환경에 노출돼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2020년 제23회 시험부터 선발방식이 다시 상대평가로 바뀌고 합격예정자가 정해졌다.

합격예정자는 지난 3년간 1700명, 1600명 수준으로 정해져 1710명, 1610명, 1632명이 합격해왔다. 절대평가 방식 동안 연 평균 2572명이 합격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합격자수를 두고 한 쪽에서는 “여전히 너무 많다”고, 또 다른 쪽에서는 “모자라다”고 엇갈린 반응을 이어오고 있다.

6만여명 중 2만여명 활동
“경쟁으로 처우도 좋지 않아”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의 선발예정인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전 3년간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공동주택 단지 수 ▲직전 3년간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응시인원 ▲주택관리사등의 취업현황 및 주택관리사보 시험위원회의 심의의견 등을 고려해 해당 연도 인원을 결정한다.

국토교통부 2022년 주택업무편람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주택관리사 배치 현황은 주택관리사 1만4682명, 주택관리사보 2311명으로 총 1만6993명이 배치돼 있다. 또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으로 1만8553명이 현장에 배치돼 있다.

현재까지 배출된 주택관리사는 6만3627명에 이르는 가운데 관리업체 본사나 행정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인력까지 합치면 3분의 1 수준인 2만여명 정도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미래의 기회를 위해 자격을 미리 따놓거나 합격해놓고도 다른 시험 합격 등으로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 등도 많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주택관리사의 취업난과 처우 개선 등을 이유로 자격시험 합격자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대평가 전환 후에도 기대한 수치보다 많은 수라며 이보다 더 줄일 것을 요구해왔다.

이선미 협회장은 “주택관리사들의 취업이 어렵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나오다보니 주택관리사협회에서는 회원들의 생계안정 등을 위해 합격예정자수를 1600명에서 1400명 정도로 줄이고 점차 1200명~1300명까지 줄여나가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택관리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합격 후 주택관리사 실상을 보니 취업도 어렵고 바늘구멍 같은 취업에 성공해도 급여 등 처우나 입주민들의 대우 등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며 “그간 과다배출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니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도 마다하지 않는 문제도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제26회 주택관리사보 제1차 시험이 지난 8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경기 안양시의 한 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자리번호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제26회 주택관리사보 제1차 시험이 지난 8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경기 안양시의 한 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자리번호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수준 높은 인재 찾기 어려워
입주민 선택권 넓혀야”

반면 관리업체 단체인 한국주택관리협회와 전국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에서는 인력난을 이유로 합격자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만현 한주협 회장은 “공동주택 공급량이 늘어나고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소장을 직접 채용하는 관리업체 입장에서는 인력수급 사정이 그리 좋은 형편이 아니며 양질의 서비스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가 힘들다”며 “공동주택의 질서유지와 입주민들의 안전과 편의 향상 등을 위해 선순환을 통해 양질의 주택관리사를 공급하고 입주민들이 서비스와 비용에 대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화돼 신규 공급이 더 늘어나고 급여 수준이 높은 신축 대규모 아파트로의 이동을 원하는 관리소장이 느는 가운데 기존 아파트에서 관리소장 구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이는 곧 입주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일 전아연 회장도 “소비자인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수준 높은 관리를 위해 선택권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자격자 수가 한정되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이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주택관리사 시험 합격자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주택관리사 합격예정자수를 결정하는 국토부의 주택건설공급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합격자수를 크게 늘리거나 줄일 계획은 없다”면서 “올해 합격자수를 정할 때 관련 지표들을 모두 확인한 결과 증감 중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시험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합격자수를 정했다. 시험 위탁시행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많은 다른 시험의 합격자수가 최근 2~3년간 변경된 적이 없는 점도 참조했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합격예정자수가 1600명으로 같았던 점을 보면 증감을 결정할 수 없게 만든 지표들의 변화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표가 내년에는 변화를 보일지, 시험위원들의 의견에는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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