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생활연구소 박유나 책임연구원
주생활연구소 박유나 책임연구원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활동에 ‘에펠탑 효과’를 적용해보자.

“저거 무너지면 사람 다 죽는다”, “뼈대만 앙상한 저딴 건물이 파리에 있는 걸 참을 수 없다” 1889년 건립된 에펠탑을 향해 시민과 예술가들이 분노하며 외쳤던 말들이다. 지금은 프랑스 파리의 상징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건축물이 됐지만 그 당시에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았다. 당시 프랑스 파리는 높이가 낮은 석조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는데 에펠탑은 철골 건축물에 높이가 300m에 달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년 후 철거를 약속하고 건립됐고 1909년 다시 한번 철거 위기를 맞았지만 송신탑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는 결정으로 유지됐다. 이후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되면서 에펠탑은 파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를 두고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가 생겼다. 처음에는 비호감이었지만 자주 보게 되면서 점점 호감으로 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에펠탑 효과는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 불리기도 하는데, 단순히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호감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에펠탑 효과는 공동주택의 공동체 활성화 활동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공동체 활동이 공동주택 내부 소통과 효율적인 관리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지만 모든 아파트가 공동체 활성화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공동체 활성화를 이끌어 내는 곳도 있지만 부작용의 우려도 있어 쉽게 시작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공동체 활동의 활성화와 지속성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주민이 적극적이어야 하는데 입주민이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관리사무소와 입대의가 지원할 수 있다.

입주민 주도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만남을 통한 공동체 형성 과정이 중요하며 이때 에펠탑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대할 때 다소 공격적이지만 자주 만날수록 상대방에 대해 인간적인 면을 느껴 호감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입주민 간에도 처음은 서먹하더라도 자주 만나서 인사하고, 아파트 생활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호감이 생겨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입주민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활동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준비과정이 쉽고 간단하며 정기적인 활동이 가능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플리마켓(flea market)과 플로깅(plogging)이 떠오른다.

플리마켓은 정기적인 개최가 가능하며 입주민 누구나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즐겁게 참여할 수 있고 자원순환 활동으로 탄소 저감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플로깅도 마찬가지다. 플로깅이란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하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환경정화 활동을 한다는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 또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정기적 모임이 가능한 활동으로 에펠탑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와 주변 지역을 돌아다니며 플로깅 활동을 하다 보면 환경관리를 하면서 지역사회 곳곳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음 공동체 활동을 발굴할 수도 있겠다.

공동주택 주거 공동체는 건전한 주거생활을 위해 중요한 요소이다. 공동체 형성을 위해 입대의와 관리주체는 입주민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그 다음은 입주민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에펠탑 효과를 적용해 가볍게 공동체 활동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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