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생활연구소 박유나 연구원
주생활연구소 박유나 연구원

입주민은 왜 공동주택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사회적태만현상

입주자대표회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라면 당연히 구성돼야 하는 입주민 조직이다. 그러나 많은 공동주택 단지에서 입주민 조직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입주민의 관리 참여가 적극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우리나라 공동주택 단지는 지역 단위 개발, 소비자의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이 원인이 돼 대체로 대규모로 공급되고 있다. 1000세대 이상 규모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가장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는 무려 9510세대에 달한다.

입주자의 공동주택 관리 참여가 저조한 이유를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공동주택 규모로 인한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리학으로 접근해보면 ‘사회적 태만 현상’을 적용할 수 있는데, 개인이 혼자일 때보다 집단에 속해 있을 때, 더 게을러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방관자 효과를 낳는 책임감 분산 현상이 조직에서 나타나는 것을 뜻하며 이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막시밀리앙 링겔만의 이름을 따서 ‘링겔만 효과’라고도 한다.

사회적 태만 현상은 낯선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더 많이 일어나며 자신의 노력이 집단의 수행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 또 집단의 다른 사람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나타난다. 이 현상을 공동주택 주민참여에 투영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공동주택 입주민은 낯선 사람들로 구성돼 있으며, 공동주택 관리에 대한 개별 입주민의 노력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입주민이 공동주택 관리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입주민 개인이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관리 참여에 대한 입주민의 ‘사회적 태만’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태만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동기’를 증가시켜야 함을 강조하는데 입주민에게도 관리 참여에 대한 동기가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주민의 사회적 태만 감소방안>

1. 집단의 응집력 강화가 필요하다.
집단의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과 자신을 강하게 동일시해 응집력이 높은 경우 구성원 개개인은 그 집단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집단의 성공이 개인에게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된다. 즉 공동주택 입주민 간에 응집력을 강화한다면 사회적 태만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학군, 직주근접 등을 이유로 거주지를 자주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동주택 공동체의 형성을 어렵게 하고 있어 의식 있는 주체가 적극적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주거 공동체 형성으로 입주민 간 응집력이 강화되면 적극적인 관리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필요하다.
집단의 성공에 따른 보상을 개개인의 기여도와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제공하면 개인의 노력이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사회적 태만이 발생한다.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입주민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공동주택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선거관리위원회의 활동을 봉사활동 수준으로 여겨 이들 활동에 대한 보상이 높지 않은 편으로 보상 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여 관리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 공동주택 관리나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입주민에게는 포인트를 부여하고, 잡수입을 활용해 포인트 혜택을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과제 수행에 재미가 있어야 한다.
집단이 수행하는 과제가 재미있거나 독특하면 과제에 대한 개인의 몰입도가 증가해 사회적 태만이 감소한다. 즉 공동주택 관리 참여에 재미를 더한다면 입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관리 참여에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고, 보상으로 모은 포인트로 지역사회의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공동주택 공동체 활동도 입주민이 재미를 느끼도록 기획하면 좋을 것이다. 공동주택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텃밭에 채소를 기르고 수확한 채소를 활용해 입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바비큐 파티를 열거나 단지 내 환경미화 활동에 보물찾기를 접목하는 것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