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2023 주거관리 트렌드(주생활연구소 이영애 수석연구원·박유나 책임연구원)

4. 결론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와 관련된 공동주택 주거생활을 통해 앞으로의 주거관리의 변화와 대응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음.

첫째, 생활관리에 대한 인식 변화
- LH 등 공공기관에서는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생활관리서비스 보급에 노력하고 있으며 민간 분양주택에서는 컨시어지와 같은 프리미엄 생활관리서비스의 개발과 도입이 강화될 것으로 보임.

- 현재는 생활관리서비스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일부 고급아파트에서는 조식 서비스, 비서 서비스, 가사 서비스 등 생활관리서비스에 대한 격차가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의 생활관리는 변화하는 입주민의 니즈를 반영하고 공동주택 관리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설관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으로 진화해 점차 일반화될 것으로 생각됨

- 생활관리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생활관리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수준 높은 서비스를 아무런 비용 없이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기존의 공동주택에서는 축적된 주거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의 종류, 범위, 정도 등 차등을 두어 입주민 생활 특성에 맞는 생활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음.

둘째,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주거관리
-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 기술이 사회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주거관리 분야에서도 다양한 스마트 기술 적용이 가속화되고 있음. 기기를 활용한 주거 단위 중심의 ‘스마트홈’ 기술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확장형 플랫폼 서비스인 ‘스마트하우징’이 도입되면서 앞으로 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서비스가 구현될 것으로 예상됨.

- 공동주택 소통 및 관리 앱을 통한 공지사항 전달, 커뮤니티 시설 예약, 방문차량 예약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주민 투표도 전자 투표로 전환한 주거 단지가 늘어나고 있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출입제어, 엘리베이터 호출 기능도 많은 단지에 확산되어 적용되고 있는 추세. 예전에 비해 복잡·다양해진 시설로 공용부 시설관리만 하더라도 많은 정보와 교육, 경험이 필요하며 앞으로의 주거관리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지관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스마트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임.

- 이미 많은 기업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 상담을 위해 챗봇을 활용하고 있는데 주거관리 영역에도 입주민을 상대로 민원을 처리하거나 안내를 해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을 민원처리, 주거생활 안내 등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함. 무엇보다 새롭게 도입되는 기술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관리자의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됨.

셋째, 입주민 소통 위한 주거공동체 형성 및 지원
-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의 증가, 재택근무의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따라 공동주택 내 입주민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어 정부에서도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공동주택은 사적 영역으로 정부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음. 입주민 스스로 자율적인 분쟁 해결 경험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갈등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거론되고 있음.

- 자율적인 분쟁 해결 경험을 늘리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음. 과거 우리 전통사회에서의 공동체 의식은 ‘나’보다 ‘우리’를 강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음. 그러나 오늘날의 공동체 의식은 구성원 각자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나와 동등한 인격을 지닌 도덕적 주체로 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문제에 함께 참여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추구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

- 또한 공동체 의식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형성해 공동 주거생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어 개인주의가 강해질수록 공동체 의식을 통해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필요함.

- 이렇듯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입주민이 주체가 되어 실행할 수도 있지만 단지 축제, 공동생활 캠페인 등과 같이 관리자의 참여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어 앞으로 주거관리 영역에서는 시설관리 능력을 기본으로 공동체 이익과 개인 이익의 균형을 고려한 공동체 활동 운영역량을 갖춘 주택관리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

넷째, 커뮤니티 시설의 운영관리 차별화
- 2000년대 초반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고급화 이미지와 함께 등장한 커뮤니티 시설은 2000년대 중반에는 일반 아파트까지 보편화 됨. 초기에는 웰빙 바람과 맞물려 헬스, 골프 등 운동 시설들이 주축을 이루었으며, 카페 문화가 대중화됨에 따라 도서관, 독서실에서 북카페, 라운지와 같은 시설이 추가되어 변화되어 옴. 건설사별로 분양 차별화를 위해 사우나, 수영장, 스크린 골프, 게스트룸, 파티룸, 악기 레슨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미세먼지를 고려한 실내 놀이터, 실내 체육관 등이 도입되고, 코로나 19 여파로 재택업무를 지원하는 공간을 설치하기도 함. 앞으로도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며 주거공동체를 형성을 위한 거점 공간이 될 것임.

- 그러나 이러한 모든 커뮤니티 시설들이 잘 활용되고 있지 않으며 폐쇄되거나 이용률이 저조한 커뮤니티 시설도 적지 않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커뮤니티 시설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운영관리 노하우가 커뮤니티 시설의 성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음.

- 개인화가 가속화되면서 자기 혼자만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 방식이 만연해지고 있지만, 혼자서 고립되듯 외롭게 사는 것이 아니라 목적 중심과 취향 중심의 관계를 선호하면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 있는 공동주택 커뮤니티 시설은 앞으로 분양 특화전략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임. 이러한 커뮤니티 시설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는지가 주거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

다섯째, 주거생활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폭우, 폭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2050 탄소중립’ 실천을 목표로 다양한 탄소 절감 정책과 활동이 전개되고 있으며 특히 개개인의 생활 속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작은 실천이 강조되고 있음.

- 우리나라는 전체 주택 중에서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78%(통계청, 2021년)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 절감 및 탄소 절감 활동은 그 파급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음. 따라서 관리주체의 공용부 시설관리에 대한 에너지 절감도 중요하지만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전유부 에너지를 절감하고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필요함.

- 또한 환경보호 및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과거 방식의 재건축·재개발보다는 기존주택을 유지보수 하려는 기조가 점차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됨.

- 개인화가 가속화되면서 나의 행복이 세상의 기준이 되고 개인을 만족시키는 상품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주거관리 측면에서도 고급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절실함.

- 지금까지의 기술이 인간이 요구한 것을 해결해주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개인화한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주거관리 소비자의 요구가 있기 전에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됨. 주거관리서비스 또한 고객이 필요를 깨닫기 전에 먼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민함이 필요함.

주택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거관리’는 ‘시설 및 생활관리’로 진화하고 있음. 주거관리의 방향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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