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31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의 햇살 아래로 꽃구름 피워대며 청춘을 유혹하는 나무가 있다.

영어 이름 ‘오월의 꽃(May-flower)’이라 불리는 산사나무다. 흰 꽃이 연한 초록색 잎사귀 사이로 마치 뭉게구름 핀 듯한 모습이 장관인데 요즘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한창이다.

산사나무(山査木, Hawthorn, 아가위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며 키가 4~5m까지 자라는 갈잎나무로 전국 산지에 자생한다. 독특한 잎 모양을 산사나무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데 주변에서 보는 흔한 잎과는 확연히 다르다. 나뭇잎은 보통 긴 타원형에 가장자리는 얕은 톱니가 일반적인 데 반해 산사나무 잎은 불규칙하면서도 잎맥까지 깊게 패어 있어 한 번 보면 금방 눈에 띈다.

산사나무 열매
산사나무 열매

거기다 산사나무 열매는 눈깔사탕만 한 애기 사과와 영락없이 닮은꼴인데 껍질에는 작고 하얀 반점이 박혀 있으며 육질은 좀 더 단단하고 광택 있는 검붉은 빛깔이 겨우내 움츠러든 단지 조경에 색감을 더한다. 그런데다 오월이라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희고 풍성한 꽃은 산사나무를 조경수로 심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산사나무 열매
산사나무 열매

따라서 꽃과 열매가 아름답고 잎 모양도 독특해 정원수나 조경수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분재로도 인기가 높다. 주렁주렁 열린 빨간 열매가 겨우내 매달려있어 꽃사과와 더불어 겨울 조경에 한몫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산사자(山査子)라고 불리는 열매는 오래전부터 술을 담가 마셔왔는데, 산사춘이 그 술이다. 또한 산사나무는 예로부터 한의학적으로 중요한 재료였다.

꽃, 껍질, 잎, 열매 등 뭐 하나 버릴 게 없기 때문이다.

산사나무
산사나무

우리 단지에 아직 산사나무가 없다면, 한두 그루 심어보는 건 어떨까? 조경의 격을 높여주는 고급스러운 수종이라 집이라는 쉼터에 잘 어울릴 법하다. 단지 출입구나 양지바른 곳에 마운딩(흙 쌓기, 盛土, mounding)해 심으면 맛과 멋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지 싶다.

입주민이든 방문객이든 단지에 오가는 사람이라면 모두 즐겁게 해주자.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는 조경만 한 것도 드물다.

산사나무 꽃
산사나무 꽃

비슷한 종으로 잎이 크고 얕게 갈라지는 것을 넓은잎산사, 갈라진 잎의 조각이 좁은 것을 좁은잎산사, 잎이 거의 깃꼴겹잎처럼 갈라진 것을 가새잎산사, 잎의 뒷면과 작은 꽃자루에 털이 촘촘히 난 것을 털산사, 잎이 갈라지지 않는 것을 자작잎산사라 한다. 분홍꽃이 아름다운 미국산사, 열매가 루비 보석을 닮은 루비산사, 그리고 경탄산사, 홍화산사나무 등이 있다.

본훙꽃 산사나무
본훙꽃 산사나무

창가 달은 휘영청 밝고, 꽃은 저만큼 눈부시게 흰데, 만찬주 산사춘을 기울일지 소백산맥(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으로 갈지 오늘 밤 그것이 문제로다!

홍화산사나무 꽃
홍화산사나무 꽃

※ 관리 포인트
- 산지에서 자라며, 자갈 섞인 밭이나 개간지에서도 잘 자란다.
- 번식은 보통 종자에서 싹을 틔워서 하는데, 씨앗은 씨받이 후 바로 파종하는 것이 좋다.
- 사질양토로서 흙 깊이가 깊고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 가을에 노란 단풍이 들며, 작은 가지에는 예리한 가시가 있다.
-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을 선호하며 응달에는 약하나, 추위와 바닷바람에 견디는 힘은 강하다.
- 뿌리 근처에서 근맹아(根萌芽)가 올라와 군집(群集)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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