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관읍·서울 서초구 아파트 등서 문제 잇따라
다른 입주민들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부산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난방비 0원 세대 관련 협조 공문. [사진=독자 제공]
부산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난방비 0원 세대 관련 협조 공문. [사진=독자 제공]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아파트의 난방비 0원 세대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리주체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 소재한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최근 ‘난방 열량계 0원 세대 협조 요청’ 공고문을 통해 “현재 난방비가 0원인 100여세대가 발견돼 이를 확인차 수시 방문 중이므로 방문 시 적극 협조를 바란다”며 “난방비 0원 세대가 실제 난방을 사용하면서도 계량기 고장 등으로 내지 않은 비용은 다른 세대들에 전가될 수 있다”고 입주민들에 알렸다. 

이 아파트 입주민인 B씨는 본지에 “40평대 세대에 거주하면서 관리비가 평소 40만원대에서 겨울철에는 60만원대가 나와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게 다른 집 난방비를 내주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동안 난방비 0원 세대가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었는데 이번에 알려지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B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이 이사를 온 뒤 2년 동안 거주하면서 한 번도 난방비를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B씨가 엘리베이터에 붙은 공고문을 보고 관리사무소로 찾아가 물어보니 기존에 있던 관리소장은 다른 곳으로 가고 새로 온 관리소장이 난방비 0원 세대들을 발견해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새 관리소장은 “이전 관리소장이 난방비 0원 세대 문제를 입주자대표회의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A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관련 내용을 묻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난방비 0원 세대 문제는 최근 서울 서초구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인 C아파트에서도 불거졌다. C아파트에서는 전체 700여세대 중 164세대의 난방계량기가 고장, 원격제어불가 등 이유로 난방비가 제대로 부과되지 않아 지난 2월 입주자대표회의가 해당 세대 난방계량기 교체를 결정했다. 난방계량기 고장 사실은 입주민들이 같은 평형 세대 간 난방비 차이가 큰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를 두고 입주민 사이에서는 관리업체의 전반적인 관리부실이 원인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자료에 따르면 C아파트의 위탁관리수수료는 전용면적 ㎡당 88원으로 유사단지 평균인 26원보다 3배 이상 많고, 전국 평균 8원에 비해서는 무려 11배가 많다. 이처럼 고급아파트 명성에 맞게 높은 위탁관리수수료를 주고 아파트 관리를 맡기고 있지만 관리주체는 난방계량기 고장 문제도 제때 잡아내지 못할 정도로 시설 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 난방계량기 관리 강화 방안’ 특별관리 지침에 따르면 난방방식이 중앙 또는 지역난방인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는 난방계량기에 대해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겨울철 4개월(11월~2월) 중 난방비가 0원이 나오거나 극히 적은 세대가 있을 시 그 사유 확인 및 고장 계량기 수리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유가 난방계량기 고의훼손 등일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에 보고하고 입주민 등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렴해 경찰서 고발 등 필요한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관리주체가 난방계량기 관리 등을 소홀히 한다면 관리자의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입주민들의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더욱 철저히 난방비 0원 세대 확인 및 해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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