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현장, 입주민 장기 부재로 인한 고충 토로
세대 내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 어려워
입주민 허락 없이 출입 가능하도록 법안 요구하기도

대구시 소재 모 아파트 게시판에 게재된 ‘수도요금 폭탄’ 관련 안내문 [사진제공=온라인 커뮤니티]
대구시 소재 모 아파트 게시판에 게재된 ‘수도요금 폭탄’ 관련 안내문 [사진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관리신문=고현우 기자] 대구시 소재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달 27일 장기간 부재중이던 세대에서 약 650만원의 수도 요금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해당 세대의 세탁기에서 온수 호스가 탈락함으로써 누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약 1108t의 온수를 사용한 것으로 검침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입주자대표회의 회의에서 해당 세대의 관리비를 12개월 분납 형식으로 징수하기로 정했다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장기 출타 시 세탁기 호스와 연결된 수도꼭지를 잠글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수도 당국은 “통상 아파트 한 세대의 수돗물 사용량은 30~40t 가량으로 해당 세대 입주민은 최소 2주에서 한 달 또는 그 이상 출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단순한 에피소드로 여기고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입주민들의 장기 부재로 인해 관리사무소가 골머리를 앓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25일 자신이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아파트 한 세대의 배수관이 동결됐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어 이를 해빙하기 위해서는 아랫집 세대에서 작업을 실시해야 하는데 아랫집 세대가 장기 출타 중이고 연락도 받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해 7월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이 관리과장으로 근무하는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장기 부재중이던 세대의 싱크대 아래 온수 고압호스가 터져 대량의 누수가 발생했다는 글이 게시된 바 있다. 관리직원들의 재빠른 대처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막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전했다.

관리소장들은 입주민 장기 부재 세대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히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로 ‘연락 두절’을 꼽으며 “입주민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장기 출타 시 관리사무소와 미리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기 부천시 소재 모 아파트 기전반장 A씨는 “입주민이 연락이 어려운 해외로 장기 출장이나 여행을 가게 되는 경우 이를 사전에 말해주면 관리 종사자들도 설비 수리 시 해당 세대 출입에 대한 양해를 미리 구하는 등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입주민 부재 세대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해당 세대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음에도 연락이 되지 않는 등 일정한 조건이 성립되는 경우 해당 세대 입주민의 허락 없이도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입주민 장기 부재 세대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경우 해당 세대 입주민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락 없이 해당 세대에 출입하면 이를 주거침입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 소재 모 아파트 관리소장 B씨는 “입주민 장기 부재 세대로 인해 다른 세대가 피해를 입는다고 가정하면 이를 해결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며 “그렇다면 부재 세대에 출입해 작업을 실시하는 것은 주거침입으로 보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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