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 양성해 업무 지휘계통 확립

◐ 한성원 관리소장 프로필 ◑
1981 한국도시개발(주) 아파트 건축현장 관리 책임자
1984 인천시 부평현대아파트 관리소장
1989 인천시 부평산곡3동 동장
1999 주택관리사(보) 자격 취득
2000 서울 동대문구 전농우성아파트 관리소장(동대문구 최우수 단지)
2001 전농우성아파트 관리소장(서울시 아파트 관리 우수단지)
2003 서울 노원구 월계고층아파트(서울시 아파트 관리 우수단지 대상)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에는 전기, 기계, 영선, 경리, 경비, 청소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들이 고유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관리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관리소의 총 책임자로서 업무를 지휘하고 관리직원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서울 노원구 월계고층아파트의 관리책임자로 근무중인 한성원 소장은 “92명의 관리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발빠르게 움직여 주니 단지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서울시 아파트 관리 우수단지 평가에서 대상을 거머쥘 수 있게 한 원인은 중간관리자들이 적극성을 띄고 관리소장의 업무지시를 수행하도록 심혈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우리 나라 아파트 건축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한국도시개발(주)에서 3년여간 아파트 건축현장 책임자로 활동한 뒤 동장 등을 거치며 쌓은 기술 및 인사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월계고층아파트 관리직원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다.

☞ 효율적인 아파트 관리를 위해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관리업무는 관리직원들이 막중한 책임의식을 지니고 업무를 수행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과적으로 질적인 차이가 판가름난다.
특히 중간관리자는 관리직원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손발이 맞아 떨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이들을 지도하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아파트 관리업무 가운데 각 분야별로 지도력 있는 책임자를 양성한다면 관리소장의 업무지시가 일사천리로 수행되고 직원들의 화합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책임있는 중간관리자의 양성을 위한 방안이라면.
먼저 적절한 급여와 인격적인 대우가 필수적이다. 중간관리자가 일반 관리직원들을 이끌 수 있도록 관리소장이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관리자를 믿고 업무를 맡기면 관리자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원만히 이뤄질 뿐만 아니라 일반 관리직원들에게도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를 위해 주기적으로 전기, 기계, 관리, 영선, 경비반장 등을 대상으로 관리자 회의를 개최해 격려하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또한 매월 관리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술 및 안전교육을 실시해 철저한 업무수행을 독려하고 있다.

☞ 업무지휘계통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관리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될 경우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데.
아파트 관리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관리소장이 자주 바뀌어 관리직원들이 자리를 못 잡거나 동대표들이 관리업무를 마음대로 처리하는 등의 폐단이 발생할 경우이다.
특히 입주민이나 동대표들이 관리소장을 거치지 않고 안 되는 일을 억지로 시키거나 입주민들간 감정싸움으로 상반된 업무를 하도록 종용할 때 관리직원들은 지휘계통이 무너져 갈등을 느끼게 된다.
이를 위해 관리소장은 동대표들이 관리업무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게끔 하고, 관리업무에 대한 업무지휘계통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관리직원들을 교육하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 중간관리자에게도 일반 관리직원들에게 업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한 일반화된 지침이 필요할 것 같은데.
중간관리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더라도 관리업무에 필요한 중추적 사항은 관리소장이 최종 결재하고 지시하기 때문에 각 분야별로 필수지침을 만들어 관리자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분야별 업무가 체계화되고 규격화되도록 하기 위해 위탁관리회사에서 내놓은 ‘관리소장 필수지침’을 단지의 상황과 분야별 관리업무에 맞게 수정·보완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간관리자를 믿고 업무를 맡길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됐다.

☞ 지난 84년 부평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개 단지의 관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파트의 경비원들이 근무시간에 자주 조는 문제가 있다는 입주민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직접 내 시행한 적이 있다.
경비원들에게 차량의 먼지털이와 칼을 가는 숫돌을 하나씩 제공해 졸릴 때마다 단지 내 차량의 먼지를 털어 주고 필요할 경우 입주민들의 칼을 직접 갈아주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입주민들이 아침에 깨끗해진 차량을 보고 수고하시라며 경비원들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건네게 되었고, 경비원들의 업무태도도 확연히 달라졌다.
또 한밤중에 칼을 가는 경비원들이 무서웠던지 도둑도 들지 않아 입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금은 경비원들에게 칼을 갈게 하는 업무는 지시할 수 없으나 차량 먼지털기와 칼 갈기를 열심히 했던 경비원들이 입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 아파트 관리업무에 필요한 관리소장의 기본적인 자세는.
관리소장은 관리업무의 저변에 항상 입주민을 위한 철학이 깔려 있어야 한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우성아파트 근무 당시 인근 아파트의 신축으로 입주민들이 소음, 분진, 크랙 등의 피해를 입게 되자 건설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런데 오히려 건설사측에서 우성아파트의 건설 당시 인근 건물의 지지를 위해 땅 속에 박은 earth anchor의 철거동의를 해 주지 않아 공사가 4개월간 지연됐다는 이유로 40억원의 공사지체상금을 입주민들에게 청구했다.
이렇게 되자 직접 우성건설의 공무과장을 만나 당시의 법률 관계 등을 파악해 입주민들의 동의사항이 아니라는 법리를 주장, 결국 10억원의 손해배상액을 받아 냈다.
이는 관리소장의 고유업무 범위에서는 벗어난 것이지만 입주민을 위한 관리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것을 실천한 사례로 기억에 남는다.

<이현주 기자> yirum@ap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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