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특성 파악해 효과적인 에너지 절감책 추진

지난 99년 4월 경찰청은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리·운영비리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던 가운데 이례적으로 아파트 관리 모범 사례를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경찰청을 통해 소개된 분당 효자촌 임광아파트(92년 9월 입주, 14개동 7백32세대)는 각종 용역계약시 동대표들이 별도로 시장조사를 실시해 이를 입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등으로 입주민들의 관리비를 절감하였다.
이처럼 당시 전국적으로 1천4백여건이 넘는 아파트 관리비리 제보가 경찰에 쇄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우수 관리사례로 선정될 수 있었던 임광아파트의 저력은 현재 이 아파트에서 11년째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정일환 관리소장이 말하고자 하는 관리 노하우이기도 하다.
이에 점차 대형화·첨단화되어 가는 아파트 시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통해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정일환 관리소장에게 들어 봤다.

▶ 아파트 관리비 절감 모범 아파트로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데.
- 지난 99년 경찰청이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리·운영비리 특별단속을 진행하던 중 공개한 아파트 관리 모범사례는 아파트들은 물론 각 지자체에도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것 같다.
지난 99년 개최된 전국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에서 성남시 관리비경감대책기구의 관리비 절감 사례에 임광아파트가 소개되며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관리주체의 노력에 따라 아파트도 연간 수 억원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으며 ▲서울시의 ‘알기 쉬운 아파트 관리’ ▲성남시의 ‘아파트 관리는 이렇게’ ▲안산경실련의 ‘주민자치를 통한 살기좋은 아파트 만들기’ 등의 책자에 우수 사례로 소개되며 타 단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또한 이를 통해 지난 99년과 2000년에는 성남시의 공동주택 우수 단지에, 지난 2001년에는 최우수 단지에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 아파트 관리비 절감을 위해 어떤 활동들을 추진했는지.
- 아파트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 당시 사업주체인 임광토건에서 엔지니어(설비시공분야)로 일했던 경험이 단지 내 시설물의 보수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우선 지하주차장의 사용을 밤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금지하고, 난방 손실률을 10%에서 3% 수준으로 낮추는 방법 등으로 관리비를 연간 1억원 이상 줄였다. 또한 지난 97년 열량계 교체공사 때는 세대당 25만원 가량의 비용이 예상됐으나 지역난방시스템을 고려한 기술 검토를 실시, 세대당 2만5천원 정도의 비용으로 기존의 열량계를 사용토록 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지난 99년에는 지하주차장의 내부등과 각 동의 계단등을 ESCO 사업을 통해 절전형으로 전부 개체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당초 2천만원~3천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 공사를 관리직원들이 직접 자재를 구입해 자체적으로 공사를 추진해 약 2천여만원의 관리비를 절감했다.

▶ 아파트 내 난방시설물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 아파트마다 입주민들의 성향이 다양한 만큼 관리주체는 아파트에서 관리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입주민들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는 난방운영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본 데이터가 된다.
입주민들의 연령대, 성별비율, 입실시간 등을 정확히 분석해 계절별로 외기온도에 따른 운행 적용표를 만들어 운용해야 한다.
급탕온도는 55℃(하절기 50℃)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55℃가 넘을 경우 강관은 부식속도가 7배 이상이 되며, 동관은 유해성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난방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휴지기에는 관련 시설에 대해 철저히 보수·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난방배관의 경우 매년 하절기에 배관 내 물을 새물로 교체하고 슬러시(스케일)의 제거를 위한 청소를 실시해 적소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특히 판형 열교환기·가스켓 등 검사대상에서 제외된 소모품 등은 수선주기에 맞춰 청소를 실시해 매년 열효율에 이상이 없도록 유념해야 한다.

▶ 최근 많은 아파트에서 ESCO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 대부분 아파트에서 ESCO사업을 추진하며 업체에서 제출한 견적가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1백% 투자로 2백%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관리주체의 책임을 잊은 행동이다.
예를 들어 지하주차장 조명기구의 경우 업체에서는 기존의 모든 조명기구의 개체를 염두해 견적을 산출하고 있는데 보통 아파트에서는 격등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필요하지 않은 조명기구까지 개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처럼 일부만 고효율조명기구로 개체했을 경우 에너지 절감의 효과는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아파트에서 고효율조명기구, 폐열회수기, 소형열병합발전소 등 대규모 ESCO 사업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상황에 맞는 정확한 견적 산출 ▲투자비용의 적정한 회수기간(2년 내외) ▲입주민들을 위한 관련 시설의 합목적성 ▲입주민 선호도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임광아파트에서는 고가수조를 없애는 대신 직관급수방식의 고효율인버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대에 동일한 수압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동력용 에너지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ap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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