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섭 의원 “불연성 외장재로 신속한 교체 필요”

조오섭 의원

[아파트관리신문=주인섭 기자] 지난 8일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화재에서 가연성 외장재의 취약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난 가운데 이의 교체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오섭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부산에는 70m 고가사다리차가 있지만, 강풍·빌딩풍에는 무용지물”이라며 “고층 건물의 가연성 외장재 실태조사를 통해 건물 벽면의 가연성 외장재 교체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부산시의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555개 동으로 해운대구 131개 동, 남구 72개 동 순으로 많았다. 이중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44개 동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부산의 고층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78건으로 최근 3년간 전체 38.9%인 108건이 발생했다.

부산시에는 전국에 10대밖에 없는 70m 고가사다리차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강풍이 불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강풍에 사다리가 흔들려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울산 화재의 경우 불길이 강풍으로 외벽을 타고 무섭게 타올라 외장재들이 쉴 새 없이 떨어져 나갔다. 울산 화재 고층 건물은 240℃에서 불에 잘 타는 폴리에틸렌(PE)을 단열재로 사용하는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시공됐다. 여기에 외장재 부착을 위해 본드를 사용했고 불에 타면서 벽과 외장재를 연결하는 틈 사이에 공기층까지 만들어져 불길을 키웠다. 소방청은 “건물외벽이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시공돼 있어 패널 속에 숨어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불특정 층에서 되살아나 불길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0년 부산시 해운대 38층 주상복합 건물 화재 이후 ‘건축법령’을 개정해 2012년 3월부터 고층 건물 외벽 마감재로 불연성 외장재를 사용하도록 했으나, 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부산시의 고층 건물 555개 동 중 40.9%인 227개 동이 2012년 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이다. 특히, 고층 건물 555개 동 중 37개 동이 가연성 외장재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오섭 의원은 “이번 울산에서 발생한 고층 건물 화재도 2009년 지어져 개정된 법 적용을 받지 않았다”며 “가연성 외장재의 점검과 불연성 외장재로 신속한 교체를 위한 관계부처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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