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주체의 업무 가운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관리서비스의 질은 상당 부분 이들의 업무태도에 좌우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처하고 있는 업무환경과 만족도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대표적인 집합건물 관리업체 우리관리(주)가 ‘2019년 사업장 인원 및 급여 현황 분석’의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이 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1147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관리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주생활연구소가 연구·분석한 이번 조사는 관리소장을 비롯한 관리직원들의 인원 분포·분류 뿐만 아니라 이들의 현장관리업무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분야별로 볼 때 업무강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았지만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대체로 근무시간에는 만족하지만 고용에 대한 불안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관리소장들의 응답 중 업무환경 만족도가 가장 높은 항목은 ‘근무시간’이었으며 가장 낮은 항목은 ‘고용안정’이었다. 관리소장의 경우 아파트 위탁관리계약이 종료되거나 관리회사가 변경되면 계속 근무하기 어려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소장직의 경우 급여는 전년도 대비 5.3% 증가해 급여인상률이 최근 5년간 가장 높았지만, ‘급여수준’의 만족도는 여전히 ‘복리후생수준’과 함께 하위권이었다. 다만 근무기간이 길수록 ‘고용안정’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현재의 단지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관리소장이 5년 미만 근무한 관리소장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불만족 비율이 높았던 항목이 ‘고용안정’과 ‘복리후생수준’이었다.

업무에 대한 인식과 현실의 괴리도 눈길을 끈다. 관리소장들은 공동주택 관리업무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으로 ‘안전관리업무’를 꼽았다. 이어 ‘회계처리업무’, ‘시설물 유지보수’ 순으로 중요하게 봤다. 그렇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업무 항목은 ‘시설물 유지보수’였다. 그다음이 ‘세대 민원처리’, ‘하자 진단 및 보수’, ‘안전관리업무’ 순이었다.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업무로는 ‘장기수선계획 조정 및 시행 업무’, ‘세대 민원처리’를 지목했다. 지난번 조사에서는 ‘하자 진단 및 보수’를 가장 어려운 업무로 지목했는데 이번에는 그 순서가 바뀌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세대 민원처리’가 중요도 인식에선 중간이었는데, 실제 할애하는 시간과 어려워하는 점 모두에서 앞자리에 있다는 것은 관리직원들의 애로가 어떤지 짐작하게 해준다.

개별 관리사무소 종사자의 숫자는 큰 변화는 없었다. 여성 관리소장의 경우 2008년 16.7%, 2013년 19.7%, 2018년 27.2%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27.8%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평균 연령은 53.7%로 50대, 60대, 40대 순이었다. 2014년도와 비교했을 때 평균 3.8세 증가했다. 종사자들의 전체 성별 비율은 3대 1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생활연구소는 “사업장 직원 평균 연령 증가는 장기근속자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보면 공동주택 관리 분야의 환경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계속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조사에서 드러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들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관리주체, 의결주체, 그리고 입주민들까지 모두의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함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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