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정재현 원장

건물 유지관리 위해 전문청소 필수
업계도 고객 니즈 맞춰야

아파트 청소원의 임금·업무 등
처우·인식개선 필요

정재현 원장 <고경희 기자>

눈에 보이진 않지만 건물 곳곳은 청소원들의 관리로 쾌적하게 유지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오피스, 상업 건물뿐만 아니라 일반 거주 공간인 아파트의 경우에도 대리석 등 건축자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반면, 마감재질에 따른 맞춤형 청소방법이 실행되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른 마감재 변색, 파손과 그로 인한 청소원과 고객 사이의 갈등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2013년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이 설립됐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업자, 창업자, 청소원을 대상으로 마감재질, 약품, 장비 등의 전문지식을 함양하고 그에 알맞은 청소방법 기술과 더불어 청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교육해 직무 전문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에 ‘청소도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분야’라는 교육관으로 전문 청소인을 육성하고 있는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정재현 원장을 만나 현재와 미래의 청소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청소전문학원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현재 국내 청소종사자는 약 80만명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종사자가 있음에도 청소에 대한 교육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건물 바닥재, 마감재 등과 오염원인이 다양해져가는 시점에 맞춤형 청소방법으로 건물의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는 인식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답게 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청소는 필수적이고, 이러한 청소를 전문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것은 누군가는 했어야 할 고민이다. 특히 잘못된 약품 사용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거나 변색 등과 같은 건물의 파손도 야기할 수 있어 더더욱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적합한 청소 약품 사용, 청소 방법으로 건물의 위생은 물론 내구성도 연장될 수 있다. 이렇듯 건축물의 유지관리에 있어 청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에 올바른 청소교육으로 전문 청소인을 양성하고자 학원을 설립하게 됐다.

정재현 원장이 교육을 하고 있다.

▶ 학원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학원의 수강생은 20~70대 연령층인 청소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교육을 받고자 하는 경영자, 미래 창업자,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하는 자까지 다양하다.

교육 중 한 달 과정으로 진행되는 청소전문과정에서는 서비스업으로서의 직업관 및 직업윤리, 마감재질의 이해, 약품(세척제, 소독제, 보호제, 광택제), 장비와 사용법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교육하고 있으며 청소 마케팅 및 고객 유지관리 등과 같은 사업의 기초 또한 다루고 있다.

2013년부터 학원을 운영해 지금까지 1300~1400명의 수강생을 배출했으며, 학원을 거쳐 간 수료생들은 다양한 현장에서 전문 청소인으로서의 기술과 긍지를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청소업계에 필요한 점이 있다면.
먼저, 청소업체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필요하다. 고객들의 청소품질 인식은 점점 높아지는데 아직 업체들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점점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세척과 소독에서 더 나아가 유지관리까지 하는 환경 컨설턴트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청소장비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비위생적인 청소장비로 청소를 실시할 시 오히려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안 한 것만 못할 수도 있다. 위생적인 청소장비를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한다면 고객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건축물 위생환경 조성 및 유지관리라는 원래의 청소 목적에도 부합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부분을 실현하기 위해 청소에 대한 전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고객과의 마찰, 마감재질의 변색·파손 및 인명 사고는 잘못된 장비, 약품 사용 및 안전사고 방지 미 준수에서 비롯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청소회사와 청소원이 지게 되며 고객과 건축물에도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전문교육이 매우 절실하다.

이외에도 청소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 도구, 마감재 등 용어의 표준화도 필요하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생활공간 위생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

이제 무엇보다 청소산업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며, 그에 맞는 장비, 약품, 청소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고 청소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시설과 연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 아파트 청소원에 대한 업무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무슨 일이든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 아파트 청소원 인력은 항상 부족하고 급여도 최저임금으로 고착화돼 있다. 고객은 청소원의 업무에 대해 정당한 비용지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건물을 쓸고 닦는 정도의 ‘일상관리 청소’와 시멘트 제거나 건축공사 마감 후 청소를 담당하는 준공청소와 같은 ‘전문청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 일상관리를 주로 담당하는 아파트 청소원의 부담이 늘어간다. 신규아파트의 경우 건축·준공청소 단계에서 해결하지 못한 본질적인 문제가 그대로 일상관리로 넘어오고, 이로 인해 청소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입주민과의 갈등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석재에 시멘트가 덜 제거됐을 경우 전문적이고 많은 노동력과 전문약품, 장비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무작정 닦는다면 오히려 훼손이 될 수 있어 이는 약품 등을 다루는 전문청소업체에 맡겨야 한다. 이러한 문제 발생은 일상청소 시간을 허비하게 하므로 일상관리청소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을 받는 아파트 청소원들이 전문청소업체가 해야 할 일들을 해결할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원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는 직무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이것이 원활하게 이행된다면 청소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아파트, 쾌적한 아파트, 입주민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 수 있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풋이 없는 아웃풋에 대한 기대는 공정거래가 아니다. 80만 청소인들의 능력 배양과 함께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행복한 근무환경이 주어진다면 청소인들은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고 깨끗한 주거환경으로 주민들도 행복하게 되며, 이로써 긍정적이고 밝은 사회도 만들 수 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